파도의 모서리

파도의 모서리

$14.50
Description
하루아침에 망망대해가 된
서울 한복판,

그곳에서 오리배를 타고
표류하는 SF 재난 활극!
남극 서쪽 끝, 최후의 빙하가 녹으며 서울에도 무서운 해일이 몰려온다.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던 유봄은 오리배에 뛰어들어 간신히 살아남는데. 인류의 절반이 사라지고 하루아침에 바다 행성이 된 지구, 적자생존 야만의 도시가 된 서울 시내를 오리배로 표류하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유봄.
우연히 만난 신비한 과학자 추월 노인과 군인이 된 믿음직한 소꿉친구 한동, 해일 이후 탄생한 신인류 해양 유목민 설하나와 함께 오직 '파도의 모서리'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세계의 비밀을 파헤친다.
과연 유봄은 반복되는 비극을 막고 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저자

이상민

퇴근후틈틈이소설을쓰는회사원겸소설가.SF연작소설《반격의로딩》과오피스판타지소설《잠자는숲속의대리님》을출간했다.2023년과2025년대한민국과학소재단편소설공모전에서수상했고,2024년한국콘텐츠진흥원스토리움추천스토리에《파도의모서리》가선정됐다.

목차

Wave1.봄날의해일
Wave2.여름의송곳니
Wave3.가을의틈새
Wave4.겨울의모서리
LastWave.다시,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물에잠긴
남산타워,롯데타워,63빌딩….
서울의일상이바뀌었다?

《파도의모서리》는거대한해일이후물에잠긴서울을배경으로,인류의종말과생존,그리고인간성의경계를서늘하게응시하는재난SF이자철학적생존기다.작품은“인류의절반이사라졌다”는문장으로시작해,독자를단숨에멸망이후의세계로끌어들인다.그러나이소설이택하는방향은단순한재난서사도,스펙터클의나열도아니다.오히려파멸이후에남은‘인간의마음’을집요하게탐구한다.

주인공유봄은해일로문명이붕괴한뒤,오리배한척에의지해폐허가된도시를표류한다.“물이넘쳐나는데마실물이없다”는아이러니는이소설이가진주제의압축판이다.풍요속결핍,문명속야만,연대속배신이차례로모습을드러내며독자는이세계의잔혹한현실과점점더맞닿게된다.작가는서정적인문체로종말의풍경을묘사하면서도,그속에서희망과인간성의마지막흔적을놓지않는다.유봄의눈으로바라본세상은처절하지만동시에아름답다.한강이바다가되고,잠실타워가등대처럼서있는풍경은묵시록적인비극속에서도묘한숭고함을자아냅니다.

해수면상승으로인한
디스토피아로전하는
미래를향한경고!

흥미로운점은,이작품이단순히생존의드라마를넘어서‘기후위기’와‘문명의책임’이라는시대적질문을정면으로제기한다는것이다.종말의원인은어느초자연적재앙이아니라인간스스로초래한환경붕괴입니다.‘종말의빙하’가무너지고,해수면이66미터상승하며서울이잠기는설정은현실적이기에더욱섬뜩합니다.유봄이아버지에게들은“아차산의유래”는작품전체의알레고리로작용합니다.인류가‘아차!’를깨달을즈음엔이미되돌릴수없다는것.

작품후반으로갈수록소설은생존의윤리로이동한다.식량이고갈되고,희망이라믿었던라디오방송이총성과함께끊기며,인간들은점점서로를의심하게된다.“희망은사람을선하게만들지만,굶주림은사람을망가뜨린다”는사실이잔혹하게드러난다.서로돕던아차산의생존자들이끝내폭력과약탈로무너지는과정은,인간이문명을잃었을때얼마나쉽게짐승으로변하는가를보여준다.하지만그와중에도유봄은아이‘개나리’에게초콜릿을나눠준다.세상의마지막단맛을나누는그순간,인간다움은잠시나마되살아난다.그작은선의의불씨가이소설이가진가장큰감동이다.

SF재난소설이라는
익숙한틀에
양자역학을버무리다!

작품의강점은디스토피아적상상력과현실감각의절묘한결합이다.작가는재난을영화처럼묘사하면서도,인물의감정과사회적맥락을섬세하게엮는다.유봄의생존기는곧우리세대의초상이다.기후위기,불평등,연결의단절,기술의존같은문제들이재난이라는프리즘속에서날카롭게비춰진다.휴대폰의배터리하나,텀블러의물한모금이생사를가르는문명적아이러니는독자를전율하게만든다.

결국이작품은멸망의서사로인간의본질을비추는이야기다.파도는모든것을집어삼키지만,그모서리에는여전히살아남으려는인간의의지와,다시봄을꿈꾸는희망이남아있습니다.요컨대,「파도의모서리」는재난이후의세계를통해지금이순간우리가서있는현실을비추는거대한거울같은작품이다.잔혹하지만아름답고,절망적이면서도이상하리만치따뜻하다.읽고나면오래도록파도의잔향이귓가에남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