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구르는 중 : 휠체어 위 유튜버 구르님의 단단한 일상

오늘도 구르는 중 : 휠체어 위 유튜버 구르님의 단단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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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00명의 아이가 있다면 100개의 세상이 있는 거야
안녕? 처음 건네는 인사는 언제나 떨려. ‘어떻게 해야 나를 잘 보여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거든. 그래도 나를 잘 소개해 볼게.
내 소개를 듣고 있을 네게 부탁할 게 하나 있어! 천천히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이야기할 테니, 내 소개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내 모습을 천천히 그려 봐. 스무고개를 하는 것처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맞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야!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야. 밝고 활발한 성격이지. 늘 우당탕탕 교실과 복도를 뒤집고 다니는 탓에 내가 나타나면 다들 금방 눈치채고 말아. 제일 좋아하는 운동은 피구이고, 취미는 글쓰기와 만화 그리기야.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과학,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은 음악이야. 또...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어.
자, 지금까지 내 얘기를 듣고 네가 상상한 네 모습은 어떻니? 천방지축에, 시끌벅적하고, 온종일 뛰어다니는 그런 모습? 코에는 반창고를 붙이고 있고, 활짝 웃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모습? 때때로 조용히 책상에 앉아 무언가 그리고 있는 모습?
아, 맞다! 이걸 까먹을 뻔했다.
나는 휠체어를 타고 있어.
뇌성 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거든. 혹시 지금 이 얘기를 듣고 나를 상상하던 그림이 달라졌니? 특징이 더해질 때마다 네 상상 속 나는 조금씩 달라졌겠지만 ‘장애’라는 특징이 더해졌다고 해서 내가 완전히 뒤바뀌는 건 아니야.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피구를 좋아하는 아이야.
누구는 키가 크고 누구는 키가 작고, 누구는 곱슬머리이고 누구는 주근깨가 있고 누구는 안경을 쓰고 누구는 보청기를 끼지. 100명의 아이가 있다면 100개의 세상이 있는 거야.
우리, 좋은 친구가 되어 보지 않을래?

저자

김지우

저자:김지우

‘김지우’라는이름을가지고있지만,인터넷에서는‘구르님’이라는별명을가지고활동합니다.뇌성마비를가진어린이였다

가,청소년이었다가,스물두살어른이되었습니다.휠체어를타고구르는삶에대한글을쓰고영상을만듭니다.더많은장애를가진‘우리’의이야기가듣고싶어계속해서말하고쓰고있습니다.쓴책으로는《하고싶은말이많고요,구릅니다》가있고,함께쓴책으로는《우리의목소리를공부하라》가있습니다.



그림:이해정

대학교에서시각디자인을공부하고어린이책에그림을그려오고있습니다.쓰고그린책으로《어슬렁어슬렁동네관찰기》가있고,그린책으로는《소녀와소년,멋진사람이되는법》,《우리에겐기억할것이있다.》,《조선의문을열어라》,《꽃아주머니와비밀의방》,《유럽에찾아온새바람르네상스》,《마이너도사의쓰레기줄여줄여법》,《그레이스호퍼》,《청소년을위한광주5·18》,《난민전학생하야의소원》등이있습니다.

목차

너에게건네는인사4

숨은그림찾기?아니,갈수있는학교찾기16
장애는틀린것도,나쁜것도아니야32
우당탕탕학교생활46
학교바깥은어떨까?76
내삶은그렇지않아요92

너에게건네는작별인사108

작가의말118

출판사 서평

100명의아이가있다면100개의세상이있는거야
안녕?처음건네는인사는언제나떨려.‘어떻게해야나를잘보여줄수있을까?’하는생각에머리가복잡해지거든.그래도나를잘소개해볼게.
내소개를듣고있을네게부탁할게하나있어!천천히내가좋아하는것과싫어하는것을이야기할테니,내소개를들으면서머릿속으로내모습을천천히그려봐.스무고개를하는것처럼내가어떤사람인지알아맞혀보는것도재미있을거야!
나는초등학교4학년이야.밝고활발한성격이지.늘우당탕탕교실과복도를뒤집고다니는탓에내가나타나면다들금방눈치채고말아.제일좋아하는운동은피구이고,취미는글쓰기와만화그리기야.가장좋아하는과목은과학,가장어려워하는과목은음악이야.또...동물을좋아해서수의사가되고싶어.
자,지금까지내얘기를듣고네가상상한네모습은어떻니?천방지축에,시끌벅적하고,온종일뛰어다니는그런모습?코에는반창고를붙이고있고,활짝웃는모습이잘어울리는모습?때때로조용히책상에앉아무언가그리고있는모습?
아,맞다!이걸까먹을뻔했다.
나는휠체어를타고있어.
뇌성마비라는장애를가지고있거든.혹시지금이얘기를듣고나를상상하던그림이달라졌니?특징이더해질때마다네상상속나는조금씩달라졌겠지만‘장애’라는특징이더해졌다고해서내가완전히뒤바뀌는건아니야.여전히시끌벅적하고,피구를좋아하는아이야.
누구는키가크고누구는키가작고,누구는곱슬머리이고누구는주근깨가있고누구는안경을쓰고누구는보청기를끼지.100명의아이가있다면100개의세상이있는거야.
우리,좋은친구가되어보지않을래?

흔히볼수없어도우리주위어디에나있어
‘나’는초등학교4학년이에요.자기소개에서알수있듯이주위에서흔히볼수있는평범한아이지요.
아,평범하지않다고요?특이하다고요?휠체어를타고있으니까?
눈이나빠서무언가를보는데어려움이있으면안경을써요.마찬가지로,‘나’는걷는데어려움이있어서휠체어를타지요.뇌성마비라는장애를가지고있어서,걸을수는있지만곧잘넘어지고지쳐요.그래서밖에서는휠체어를타고다녀요.안경을쓰는것이특이한게아닌것처럼,휠체어를타는것도특이한게아니에요.
안경쓴사람은평범하다고생각해도휠체어를탄사람은평범하다고생각하지않는것은아마도흔히볼수없기때문일거예요.만약주위에서흔히볼수있다면,휠체어를탄다는건안경을쓰는것만큼이나평범한일이될거예요.그리고만약휠체어탄사람을보고다들아무렇지않게생각하고행동한다면,힐끔힐끔쳐다보거나수군거리지않는다면휠체어를탄사람은평범한사람이되는거예요.
흔히볼수는없어도휠체어를타는사람은우리주위어디에나있어요.밖을잘돌아다니지않기때문에흔히볼수없을뿐이지요.아니,‘돌아다닐수없기때문에’이라는말이더정확할거예요.
자를가지고5센티미터가어느정도나되는높이인지확인해봐요.만약5센티미터높이의턱이있다면,그걸넘고올라갈수있나요?당연한걸왜묻냐고요?서너살아이도할수있을거라고요?하지만수동휠체어를타고는그걸넘어올라가기힘들어요.고작5센티미터인데말이에요.
하지만생각해봐요.거리에‘고작5센티미터’보다높은턱이얼마나많은지,그리고울퉁불퉁한길이얼마나많은지.버스는어떤가요.버스를타기위해서올라가야하는계단은5센티미터보다몇배는더높아요.지하철을타려면수많은계단을오르내려야해요.엘리베이터가설치되어있는곳도있지만,그걸타려면일부러먼길을돌아서가야하는경우가대부분이에요.그래서휠체어를타고는마음껏밖을돌아다닐수없는거예요.
휠체어를탄사람을‘특이한’사람으로만든건바로우리사회예요.

씩씩하게다른친구들이하는건모두해보는나지만,시작전에걱정이생기는건어쩔수없어.우리의일상은굉장히당연해보이지만,누군가에게는전혀당연하지않거든.많은일들이장애가없는친구들에게맞춰져있기때문이야.
당연하게학교에걸어가고,당연하게밥을먹으러줄을서고,당연하게체육수업을듣고,당연하게버스를타고소풍을가는것같지만그럴때마다나는남들보다뒤에있거나,아예참여하지못할때도있어.
-본문48~49쪽중에서

지하철을생각하면나는모험을하는탐험가가된기분이들어.출구가여덟개나되지만엘리베이터는하나밖에없는탓에이리저리빙빙헤매야하고,열차와승강장사이넓은틈은마치휠체어앞바퀴를집어삼키는괴수같지.
버스를생각하면마치유명한사람이된것같은기분이들어.휠체어가탈수있게해주는리프트를작동시킬때면모두나를쳐다보거든.
……
어쩌면내어려움은휠체어탓이아니라,휠체어는이동할수없게만들어진세상의많은것들때문이아닐까?어떤모습을하든,어떤상황에있든모두편한세상이면좋을텐데말이야.
-본문90~91쪽중에서

휠체어를탄초등학생눈에비친세상,그리고장애인으로산다는것
이책은널리알려진유튜브채널‘굴러라구르님’을운영하는‘구르님’(김지우)이썼어요.작가는이책에서자신과똑같이뇌성마비를가진초등학생4학년‘나’가되어휠체어를탄장애인으로살아간다는것에대해이야기해요.바로어린시절의자기이야기를쓴거예요.
조금다른점이있다면,어린시절의‘김지우’보다글속의‘나’는훨씬용감하고씩씩한아이라는거예요.작가는그때했으면좋았을걸,그때있었으면좋았을걸,그때이렇게말했다면좋았을걸하는,어린시절자신을돌보는마음을가지고이책을썼어요.
초등학교에입학하기전,‘나’의부모님은여러학교를다니며휠체어를타고다니기에시설이적당한지를조사해야했어요.새학기첫날이면‘나’는언제나긴장해요.휠체어가등장하면시선이집중되거든요.체험학습을하러갔을때는높은계단위로올라가멋진풍경을보는반친구들을뒤에서그저바라보았고,재난이발생했을때를대비하여대피하는방법을알려주는재난안전교육때는혼자교실에남았어요.떡볶이를먹으러가게안으로들어가려면친구들이휠체어앞바퀴를들어서문턱을넘게해주었고,마을버스의계단을오를수없어차로5분걸리는거리를날이어둑어둑해질때까지휠체어로이동해집에갔지요.
물론체육시간에‘나’가함께참여할수있도록풍선으로하는배드민턴을제안해주는선생님도있고,계단위로올라가멋진풍경을보는대신‘나’의옆에서함께그림을그리는친구도있어요.휠체어가문턱을넘을수있게도와주는친구들도있고,재난안전교육때함께데리고대피하지못해미안하다며‘나’가어떻게대피해야하는지열심히알아보겠다고약속하는선생님도있어요.
하지만우리는모두똑같은사람이이에요.나는위로올라가멋진풍경을볼수있는데‘나’는그럴수없다는건옳지않아요.나와마찬가지로‘나’도버스에탈수있어야하고,나와마찬가지로‘나’도불이났을때대피할수있어야해요.
그러려면바뀌어야하는게세상에는너무많아요.세상을어떻게바꾸냐고요?바로이렇게요.

그냥지나치던일상에서한번씩만나를떠올려줄래?
예를들어,모두똑같은의자에앉는교실에서나,체육수업을들을때,계단밖에없는수련관에도착했을때,청소도구로가득찬장애인화장실을보았을때,늘북적이는지하철엘리베이터를볼때,빠르게출발해버리는버스를탈때말이야.
‘휠체어를탄내친구와함께하기위해서는무엇을해야할까?’라고고민해봐.당연했던세상이전혀당연하지않게보일거야.어딘가는얼른바뀌어야할거고,어떤건아주잘못되어있겠지.눈치채는순간부터세상은바뀌기시작하거든.말습관을하나바꾸는것부터,수업의방식을건의해보는것,심지어누군가와친구가되는것하나도세상을바꾸는방법이될수있어.
-본문111~112쪽중에서

어때요?세상을바꾸는게그렇게어렵지는않을것같지요?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