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불교유신론 (민족 지성 한용운이 제시한 한국 불교의 길)

조선불교유신론 (민족 지성 한용운이 제시한 한국 불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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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은 시인,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인 민족 지성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이 집필한 불교 개혁론이다. ‘청소년 철학창고’ 서른여섯 번째 책으로, 생소한 불교 용어나 고전 문구가 나올 때마다 원서에 없는 해석과 배경지식을 병기하고 한용운이 저술한 다른 논설 자료나 시 등도 다각도로 참고했다. 원서는 서론부터 결론까지 17장으로 나누어 서술되었지만, 이 책에서는 주제별로 묶어 6장으로 재구성해 청소년들이 더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유신(維新)’은 낡은 제도나 관습을 청산하고 항상 새롭게 바꾸어 나간다는 의미다. 한용운은 불과 서른두 살이던 1910년에 당시 불교의 타락상과 나태함을 하나하나 파헤쳐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한 《조선불교유신론》을 완성했다. 당시 불교계는 조선 시대부터 시작된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으로 쌓여 온 무기력과 무질서, 각종 인습과 폐단으로 얼룩져 있었다. 《조선불교유신론》은 정치·사회 모든 분야에 변화와 혁신이 활발한데 오직 조선 불교만이 미신, 기복, 은둔 등 인습에 젖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불교 교리와 철학에서 시작해 승가 교육과 수행, 참선, 불교의식 간소화, 의례나 포교 방식 혁신, 불교를 통괄하는 조직 기구 구성, 심지어 승려의 혼인 문제 등 일제 식민 치하 당시 불교계의 당면 문제에 대해 과감하고 파격적인 대안을 모색했다. 한용운은 불교를 동양과 서양의 주요 종교 철학 사상과 비교해 논했고, 불교가 깊은 산중이 아닌 대중 안에서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불교유신론》에는 불교개혁 의지뿐 아니라 만해 한용운이 지닌 역사의식과 세계관, 시대상이 담겨 있다. 종교적인 열정을 바탕으로 불교 전반에 걸친 예리한 관찰과 비판, 시대에 뒤떨어진 우리 불교를 개혁할 새로운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 우리 사상계에 큰 영향을 남긴 명저로 손꼽힌다. 오늘날 종교계와 사회상까지도 돌아보도록 이끄는 혜안과 과감한 대안을 통해, 진정한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한용운

승려이자시인,독립운동가.1879년8월29일충남홍성군에서몰락한양반가문의둘째아들로태어났다.속명은정옥,아명은유천이며,용운은법명이다.어릴때부터한문을수학했으며,14세때인1892년에결혼했다.이후동학농민운동에가담한데이어백담사등에서불교서적을탐독했다.1908년일본을주유하며신문물을시찰하고불교와서양철학을청강했으며,32세때인1910년백담사에서《조선불교유신론》을탈고했다.항일투사로도활동해,1918년청년계몽운동지《유심》을창간하고1919년3·1운동을주도했으며,조선물산장려운동을적극지원했다.47세때인1925년오세암에서시집《님의침묵》을탈고한뒤신간회발기,광주학생운동민중대회개최등항일운동에힘쓰는한편,월간《불교》를인수하고승려비밀결사인만당에영수로추대되었으며,1932년조선불교를대표하는인물로선정되었다.성금으로성북동에심우장을지을때총독부건물이마주보이는것이싫다며집을북향으로틀도록했고,영양실조에시달리는중에도일제의식량배급을거부했다.광복1년을앞둔1944년66세를일기로심우장에서입적했으며망우리공동묘지에안장되었다.1962년대한민국건국공로훈장대한민국장을수여했으며,서울시성북동심우장과설악산백담사에만해기념관이세워졌다.

목차

‘청소년철학창고’를펴내며
들어가는말
머리말

1장서론
2장불교의근본과혁신
1.불교의성질
2.불교의주의(主義)
3.불교의유신은파괴가먼저

3장승가의혁신
1.승려교육
2.승려의인권회복과생산
3.승려의결혼문제
4.승려의단결문제

4장수행과포교의혁신
1.참선
2.염불당의폐지
3.포교

5장사찰과의례의혁신
1.사찰의위치
2.불교에서숭배하는조각과그림
3.불교의례
4.사찰주지선거법
5.사찰의관리

6장결론

《조선불교유신론》,불교개혁의상징이되다
한용운연보

출판사 서평

불교개혁과새시대를향한한용운의열망과사상이담긴명저《조선불교유신론》
《조선불교유신론》은구한말에서식민지시대초기에우리불교가처했던여러문제점을지적하면서한국불교가나아가야할개혁방향을제시한책이다.그핵심은전통불교의미신적·기복적·은둔적모습을과감하게탈피하고불교본래의철학적·종교적·대중적정신을회복해근대화시대에걸맞게새로운불교로거듭나자는것,즉유신(維新)을하자는것이었다.
1913년출간된《조선불교유신론》은총17장을내용구분없이쭉나열하는서술방식이었다.따라서전체개요를파악하기가쉽지않아,청소년철학창고36번으로출간된이책《조선불교유신론,민족지성한용운이제시한한국불교의길》에서는유신의내용을주제별로서론,불교의근본과혁신,승가의혁신,수행과포교의혁신,사찰과의례의혁신,결론등총6장으로재구성했다.
서론에서는먼저당시모든분야에서근대화를향한변화와유신의기운이차오르고있는데오직조선불교만이‘유신’을외면하고있다고한탄한다.그책임을종단이나사찰보다는‘나’라는개인에있음을강조하며여러승려의각성을촉구했다.이어서한용운은불교의근본과그안에담긴사상을들여다본다.불교는단순한미신이나철학이아니라시대와지역을초월한위대한사상으로,동서양과현재와미래를동시에이끌어갈철학이자종교적인가르침이라는사실을강조한다.평등주의와구세주의가불교의근본사상으로,이는서양에서정치민주화와과학발전을이끈자유주의사상과도통한다고보았다.시대에뒤처진구습이나인습을타파하려면먼저파괴가선행되어야한다고과감한주장을펼치고있다.
또한,당시품위가떨어지고타락한승려들의자질을개선하려면근대적인승려교육이절실하다고한용운은주장했다.기초학문인보통학,자연계와인문계를포괄한사범학,한문과지식의발전과교류를위한유학등이그가제시한개선책이다.또한승려들이신도의보시에만의존해구차하게지내지말고경제적으로자립하고사찰도수익사업을통해자활할때승려인권이회복된다고보았다.지금까지도《조선불교유신론》에서가장많은논쟁을불러온승려혼인주장도이러한맥락을잇는다.한용운은승려혼인이불교계율에서금지한사항이긴하지만,계율이란득도를위한방편이기때문에시대와상황에따라탄력적으로운용해야한다고보았다.승려가독신생활을계속하면사회윤리에해롭고,인구가줄어국가적으로손실이며,포교에도해롭고,풍속에해롭다는네가지이유를들어승려개인의선택에맡기자는주장이다.
한용운은제도개선의필요성또한놓치지않는다.승려들은대부분외딴산사에서고립되어살기때문에독선적이고이기적인성향이되기쉬우며,따라서승려들도서로단결되지못한다고한탄했다.조직과체계를갖춘중앙교단을만들고승려들개인은봉사정신을갖고뭉쳐야만한다.따라서주지가개인이익을추구할수없도록선거를통해선발하고전체사찰과재산을통괄하는기구를수립하자고그는역설했다.시험을통해선발된자들만선방에서수행할수있도록하며,모든불교의식을간소화하고제사등은폐지하고미신요소가많은각종탱화나상들도철거하자고주장했다.거짓된염불과유행처럼번지던염불당을폐지하자는주장도같은맥락이다.또한당시열성으로포교하며각종사회사업으로교세를확대하던서양기독교의포교활동을본받아,조선불교도산사에서나와도심지에서대중포교를하며중생과교류를넓혀야구세주의가완수된다고보았다.
《조선불교유신론》은한용운이일본의조동종계불교대학에잠시유학했다가돌아와1909년에집필을시작했는데,통쾌하고속시원한개혁을주장했기때문에열렬한지지를받기도했지만그주장의비현실성탓에반대하는이들도많았다.그러나이책에서가장주목할점은당시불교의타락상과안일함을낱낱이파헤친비판정신이다.또승가교육이나수행,의례나포교방식의혁신등불교계당면문제에대해파격적이고과감한대안을모색했다는점도주목할지점이다.

시인이자승려,독립운동가로온생애를바쳐시대를이끌어간민족지성한용운
《조선불교유신론》을집필한한용운은서정시인인동시에저항시인,민족시인으로한국현대문학사에서처음모습을드러내기시작했다.그러나만해한용운은문학이라는범주로만한정할수없는폭넓은삶을산인물이다.시와소설,평론을남긴문인이기도했지만설악산,금강산등고요한산중에은거하며부처의가르침을실천한선불교의승려였고,3·1운동에서는불교계대표로서일제에날카롭게저항한독립운동가였다.시대를이끈이런선각자다운모습은1932년조선불교의대표인물선정에서1위에오를만큼당대에도높이인정되었다.
한용운은1897년,조선초기세도가한명회의후손인양반가문이었으나가난한선비집안에서태어났다.한용운의학력은어릴적서당에서배운한학과출가뒤설악산에서배운불교경전수업그리고일본여행도중잠시조동종대학에서공부한경험이전부였다.하지만독서의폭이넓었고지적인재능을타고났기때문에독학으로유교나불교등지식을터득할수있었고,뛰어난선각자스님들을통해중국이나서구근대사상도접할수있었다.
한용운은19세즈음처음으로집을떠나1903년25세무렵완전히출가해,설악산백담사로가27세에법명을받았다.폭넓은독서를통해세계의움직임을간파한그는한반도를넘어시베리아대륙여행을감행하기도했고,당대유명한학생이던이학암스님,만화스님등스승들을통해참선하며불교사상과수행체계를정립해학문의깊이를더했다.근대한국불교의선구자들이라고할박한영,방한암,송만공과같은수행자들과두루사귀면서그의불교사상은더욱깊이발전했고,《음빙실문집》,《영환지략》등중국개화서적들을통해19세기말격동하는세계의움직임에눈을뜨고서구근대사상에대한학문욕구또한싹트기시작했다.당시메이지유신으로근대화에앞서가던일본으로유학갈기회를잡은한용운은선진의식으로가득찬유학생들을통해민족독립의열정을키우고,민족사상이나불교사회주의사상도접했다.이만남들은그를조선불교개혁과3·1운동으로이끈중요한계기가되었다.
적극적으로항일운동에뛰어든한용운은불교계를대표해3·1운동에앞장섰고그결과1919년3월1일부터1922년3월까지만3년간옥고를치른다.이후주로선학원에서지내며불교대중화사업에몰두했고조선불교청년회총재에도취임하지만,일제의압박이심해져활동이여의치않게되자만해는다시설악산오세암으로들어간다.이때그를일약유명시인의반열에올려놓은[님의침묵]을완성했다.그뒤신간회,조선불교총동맹등을통해독립운동과불교단체의사회운동을활발히했고월간지[불교]를인수해불교대중화와독립사상고취에힘썼으나,1930년대일제의탄압이심해지면서공개적인민족운동은불가능해졌다.불교계청년운동가들이비밀결사‘만당’을조직해한용운을총재로추대했으나불교계내분등으로자진해산하기에이른다.
이후한용운은서울성북동산기슭에작은한옥심우장을지어수행자로정진하고글을쓰며지냈다.생활은가난하고고독했지만지조를지키며정진한한용운은1944년66세로세상을떠나는데,독립운동가이자시인이며불교계의저명인사였던인물로서는지극히초라한장례식이었다고한다.
해방뒤에도한용운은식민지치하고난의시대를서릿발같은기상과높은절개로살다간위대한‘민족지성’으로서자리매김되었다.한용운의정신적인고향이라할설악산백담사기슭에는만해마을이조성되었고해마다만해축전이개최되고있으며민족문학의상징이라는차원에서만해문학상까지제정되었다.심지어‘만해학’이라는학문분야가생길정도로한용운의사상과업적에대한학문적고찰이이루어졌고그를기리는다양한사업들이활발히전개되고있다.

《조선불교유신론》에담긴만해한용운의선구적인사상과실천정신
이렇듯만해는평생식민지조국의독립과발전을위해실천적인삶을살다갔다.《조선불교유신론》또한불교혁신을통해조국근대화와사회발전에기여하고자하는다짐이자모두에게각성을촉구하는결과물이었다.그핵심은전통불교의미신·기복·은둔적인성격을탈피해불교본래의정신,즉중생구제와자유평등실현을회복하는것,시대에맞고나아가시대를선도해가는근대불교로새롭게태어나자는주장이었다.오늘날《조선불교유신론》이근대한국불교의개혁정신을밝힌탁월한저술로평가받는이유는,구한말부터일제강점기에이르기까지조선불교를총체적·다각적으로진단하고비판을가했다는점,근대사상과불교사상을토대로논리적이고혁신적인대안을내놓았다는점,현재는물론미래에까지도한국불교가해야할종교·사회적역할을올바르게분석하고예견한점등에있다.
물론《조선불교유신론》에도비판의여지가있다.당시교단의현실고충을깊이파악하지못한채혁신에만조급했다는점,승가의계율문제를중추원,통감부같은식민지권력에의지해해결하려한점,대안으로제시한방안들이실현가능성이희박하다는점등이다.그러나《조선불교유신론》은한국근현대불교가나아갈방향과대안을제시한보기드문걸작이며,한용운이라는인물자체가근대불교개혁에앞장서고그실천을위해평생을바친열렬한지도자요뛰어난선각자였다는점은분명하다.
한용운은중생과더불어깨달음을강조하는불교에대해철학적종교이며미래에도덕과문명의원천이될위대한종교라고보았다.그러나당시미신적이며왜곡된불교를혁신하고본래불교정신을회복하지않는다면불교의미래를기약할수없다고생각했기때문에,불교의본래정신을회복하자는차원에서《조선불교유신론》을집필한것이다.《조선불교유신론》의사상적기초는참다운믿음의대상은밖이아니라우리내면에있다는깨달음을향한선종본래정신을회복하자는데있다.당시불교는너무나해결해야할문제가많았기때문에한용운은부단한개혁을촉구했지만,결국은중생과더불어해탈에이른다는선(禪)불교의정신을회복하자는것이야말로유신의근본해법임을잊지않았다.
만해는일본에잠시유학하면서메이지유신을통해봉건사회에서근대사회로급격히탈바꿈한일본의발전상을목격했고,일본불교의근대적발전을관찰하면서많은것을느끼고돌아온뒤《조선불교유신론》을집필했다.1909년에집필을끝냈지만그파격적인주장이몰고올충격과파장을의식했던지출간을늦추어1913년간행한다.예상대로승려결혼이나의례의간소화등급진적인주장때문에불교계뿐아니라사회전체에큰반향을일으켰지만만해가주장하는불교혁신은상당부분올바른방향이었다.그러나식민지치하의불리한정세,불교계의보수적이고안일한자세로인해《조선불교유신론》의개혁안은현실적인성과를얻지는못했다.
그러나만해의정신은과거나현재나여전히우리속에살아숨쉬고있다.그핵심은부처의중생구제정신실현,민족의자주독립과발전,불교와사회의근대화와개혁이다.이러한면에서《조선불교유신론》은자라나는우리청소년들에게불교의참다운정신과중요성과현대성,또우리근대역사가당면했던개혁과발전의과제가무엇인지알려준다.《조선불교유신론》은여전히개혁과발전이절실히필요한오늘날불교계뿐만아니라우리사회전체에서,과거를통해시대를조명하는거울과같은책이다.
미국의계관시인로버트핀스키는“1920년대에서1930년대에이르는시기의동양에,이렇게심오한사상을지닌시인이존재했다는사실이,게다가식민지였던조선에그런인물이있었다는사실이믿기지않는다.”며만해한용운의사상과문학의깊이에찬탄을보냈다고한다.그런만해한용운의선구적인사상을응축한결과물인《조선불교유신론》은,오늘날우리종교와사회에서도‘유신’해야할과제들을끊임없이되찾고개혁의길을모색하는길잡이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