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로이뤄진세상을향한매서운경고
이책에서다루는GMO접근법은당연히옥수수로부터시작된다.옥수수는GMO를대표하는가장흔한작물이자그녀와그녀의아이를병들게한주범이다.옥수수는어디에나있고,무엇에든있다.한마디로이책은현대인의생활전반에GMO옥수수가상상이상의자리를차지하고있음을다소충격적일만큼세밀히폭로한다.
일단저자는가족의밥상에서옥수수를빼는일부터결코쉽지않았음을토로한다.옥수수가들어있지않은식품을찾기란그야말로사막에서바늘찾기나다름없는일이었다.“거의모든식품에옥수수가포함되어”있었다.비단식품에만국한된것도아니었다.이책은“베이킹파우더,치즈,비타민,약품,티백,주스,주방세제,보존제,종이컵코팅제,과일가게에진열된왁스코팅제”에이르기까지옥수수의존재범위가우리가생각하는것이상으로광대하다는점을알려준다.저자의조사에따르면,전분,구연산,잔탄검,천연향,비타민C,치약,소금(!),소아용이부프로펜을비롯한상당수의약품,유기농이유식,각종식품과상품의포장재,플라스틱,화학물질,동물사료,생물연료의원료에도옥수수가사용된다.문제는이모든옥수수가대부분GMO라는것이다.생각지도못한우리삶구석구석에까지이미GMO가깊이침투해있다는사실은,그것에대해무심하고안일했던현대인에보내는저자의섬뜩한경고처럼들린다.그렇다면누군가에게GMO옥수수는,GMO란왜문제가되는것일까?이책은그정답을쉽사리제시하는대신저자자신의끈질긴탐구와조사를통해일체의과정을촘촘히기록한다.이로인해독자에게는GMO의실체에점점다가서는‘체험’으로서의책읽기라는색다른경험을선사한다.
GMO에대한가장정확하면서도흥미로운통찰
이책은궁극적으로단하나의질문을향한다.
“GMO란대체무엇인가?그리고그것은우리에게정말해로운가?”
우선저자는보다객관적인정보를발굴하기위해,GMO에관해일체의선입견을배제한채,오직자신의두발로그실체를치밀히뒤쫓는다.이책은,“과학자가어떤식품을유전학적으로조작하려면,두개의서로다른종을취해서그두재료의DNA를이어붙이거나그물로물고기를잡는것처럼포획”해야한다는점을명백히언급한다.다시말해GMO는두개의서로다른종으로부터유전자를가져오는일에서출발한다.자연에서만들어지는GMO란결코존재할수없다.GMO는인간의필요와목적에의해,오로지“실험실”안에서만탄생한다.옥수수의경우엔‘바실루스투린지엔시스’,또는‘Bt’라고불리는박테리아의유전자가삽입된다.저자의조사에의하면,Bt는매우흥미로운박테리아이다.Bt는‘살충단백질’이라불리는결정단백질을생산하는데,그것이바로나방,벌,개미,파리등의해충에살충작용을하기때문이다.GMO옥수수의시작이고작(!)작은벌레들을내쫓기위함이었다니,상당히흥미로운대목이아닐수없다.
이사실이밝혀진후,미국전역의여러회사에서는농약에내성을갖기시작한곤충을제거할목적으로Bt를제조하기시작했고,마침내1995년,Bt의DNA를갖도록조작된최초의유전자조작옥수수가몬산토사에의해미국환경보호청에등록되었다.오늘날엔Bt의여러변종들이각기다른살충단백질과함께콩,면화,옥수수,감자등유전자조작곡물에널리사용되고있다.문제는그결과물들의안정성이충분히검증되지않았으며,어떤이들에겐저자가겪은것과같이매우위험한면역이상반응을불러올수도있다는점이다.
저자는이문제에깊이파고들면파고들수록,GMO가인간과동식물에게,그리고지구환경전체에어떤영향을끼칠지정확하게아는사람이드물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고폭로한다.이제는전세계어느식탁에서든일상적으로GMO를접하지만그에대한심도깊은연구는커녕심지어전문가조차드물다는사실은매우우려할만하다.일련의전문가그룹이Bt에노출되어알레르기반응으로고생하는멕시코의농부들을최초로연구해그해악을증명한지벌써20년이다되어가지만,아직도그내용은세간에잘알려지지않았다는점에서저자가느끼는막중한책임의식에공감하지않을수없다.
이책은GMO의역사를차례로거슬러올라가며GMO에관해최대한객관적이고정확한정보를제공하고,GMO의현재를가장가까운곳에서생생히펼쳐보인다.어디서도들은적없던GMO의실체를마주한뒤,미국의대평원을빼곡히덮고있는황금빛옥수수밭을떠올리며공포감을느끼는것은비단저자의경험만은아니었을것이다.
거대생명공학기업은어떻게지구를점령했는가?
이책은GMO뿐만아니라농약이나제초제등화학물질의위험성에대해밝히고,그것을생산하는거대생명공학기업의실상에까지눈을돌린다.GMO를둘러싼논쟁에서가장자주등장하는회사는바로‘몬산토’다.
몬산토는세계에서가장크고유명한화학생명공학기업으로,미국미주리주세인트루이스에본사를두고있지만오늘날세계각지에그손길을뻗지않은곳을찾기란매우힘들다.다우케미컬과공동으로고엽제인에이전트오렌지를개발했고,인공감미료인사카린과제초제‘라운드업’의제조사이며,한번심으면다시는새종자를거둘수없는악명높은불임씨앗,이른바‘터미네이터’의특허를가지고있다.최초의GMO상품들중여러가지를개발했다.주목할점은,몬산토를비롯한거대생명공학기업이생산하는대부분의GMO는외부독립기관의검증을받지않는다는점이다.허술한법제도덕분이다.기업은자체의연구,내부의심사를통해GMO를세상밖에내놓는다.정부의역할은그들의연구결과를대신해서발표하는것일뿐,우리가먹고입고마시고사용하는GMO는모두가그렇게탄생했다.기실GMO의실체를가장잘아는이들은바로기업자신이라할수있다.그러나그들은불리한정보는절대입밖에내지않는다.그리고그것이다른이들의입을통해서흘러나오는것도바라지않는다.이책에는어떤기관이든,어느학자든,GMO를연구하는일,그리고그것을세상에공개하는일에큰어려움을겪었다는관계자들의증언이빼곡하다.불행히도이무시무시한현실은여전히진행중이다.특히몬산토는자신들의이익에반하는세력을절대로가만내버려두지않으며,무엇보다가난하고힘없는농부들을상대로종자오염의책임에관해끊임없이소송전쟁을벌인다.그들은자신의이윤을극대화하고규제와법망을교묘히피하기위해대학연구소를비롯한각종기관에로비를펼치며정치가와과학자들을후원하고양성한다.이는비단몬산토만의이야기는아닐것이다.
이책은,오늘날무소불위의권력을지닌많은거대기업이어떤식으로GMO와연관되어있는지,어떻게GMO를만들어내며,그것이어떤과정을통해우리삶에침투하는지를여과없이보여준다.동시에우리가그토록믿어의심치않는국가가(미국이든유럽이든혹은그외의나라든)사실은우리의건강을전혀책임져주지못한다는사실또한정직히밝힌다.
안전지대는없다.꿀속에든GMO
우리가먹는꿀속에GMO성분이들어있다는사실을아는사람이과연얼마나될까.저자역시같은이야기를한다.부끄럽지만자신은전혀몰랐노라고,아니,꿀에대해,벌에대해그간별관심조차없었노라고.이책에는GMO에관해그간어디서도접하지못했던한가지중요한정보가담겨있다.바로꿀에관한이야기다.
“이이야기는나를새로운세계로안내했다.벌꿀을사면서꽃가루는전혀생각해본적이없었다.…나는벌꿀속에꽃가루가들어있다는사실조차까맣게몰랐다.…벌들이어디서꿀을땄는지도생각해보지않았다.”아마대부분의사람이그럴것이다.그러나저자의조사에의하면,꿀은그야말로꿀벌의입장에서는엄청난노동의결과물이다.벌한마리는좋은꿀을찾기위해어마어마하게먼거리를날아간다.그과정에서수십만종류의식물에게수분을한다.벌이없다면지구상에존재하는작물3분이1이사라질것이라는얘기가있을만큼‘농사’에있어서벌의역할은절대적이다.벌이만든꿀역시문화적으로나생태적으로대단히의미깊은물질이다.저자는이러한꿀이어째서GMO의침략을받게되었는지좀더자세히알기위해직접유럽의현장을찾는다.
꿀은어쩌면지구상에서가장“순수한”물질이어야하지만전세계적으로GMO농작물재배가늘어나면서벌이모아오는꽃가루역시그에노출되기시작했다.벌이어디로부터꿀을모아오는지다알수는없기에자신의꿀이GMO에오염되지않기를원하는양봉업자들이목소리를내기시작했고,이미유럽에서는그움직임이활발하다.양봉업자들이원하는것은GMO표시법이다.모든꿀상품에GMO의함유유무를의무적으로밝히는법안을제정해야한다는것이다.그러나어마어마한자금력을지닌거대기업들에맞서승리를거두기란쉽지않다.그들은여전히포기하지않고있다.GMO표시법안은양봉업자들만의바람은아니다.각분야에서GMO와싸우는많은이들이GMO표시법안발의를위해다각도로애쓰고있다.GMO에대한최소한의정보도차단한채국민의건강과안전을볼모로취급하는한국사회와기업에도충분히각성의여지를남기는대목이다.
한가지더,이책은최근들어급속히번지고있는CCD,즉‘벌군집붕괴’라는현상에대해서도자세히다룬다.CCD는군집전체의벌들이한꺼번에사라지고벌집만남는현상이다.이미한국에도드문일이아니다.벌은왜사라지고있는가.우리는이에대해심각히고민할필요가있다.우연의일치인지,자체적으로살충성분을지닌GMO작물들이늘어나면서이현상이심화되기시작했다.주인은사라지고그집만덩그러니남은탓에아직도제대로된원인규명을하지못하고있는형편이다.즉직접관련이있는벌의사체를해부하거나테스트하기가쉽지않다는소리다.가장가능성있는원인으로꼽히는것은제초제나살충제등의농약과화학물질,그리고자체에그것을품고있는GMO라는유기체들이다.
희망은결국,사람에있다
GMO,그리고온갖화학물질에침범당한생태계(심지어하늘에서내리는빗물에서도살충성분인‘네오니코티노이드’가검출되고있다)에관한이책속의이야기들은읽는이로하여금그야말로참담하고절망적인심정을느끼게한다.벌과나비같은작은생명들의실종과죽음에대해읽어나가는것은유쾌한일일수없다.그러나GMO문제가결코미뤄둘수없는대단히시급한사안임을깨닫게하는데는충분히효과적이다.이책은GMO가우리자신,우리주변의동식물,나아가지구의생태계전체와결코분리해생각할수없는주제임을,많은사실자료와통계,관계자들의입을통해호소력있게전달하고있다.
그렇다면희망은어디에있는가.저자는결국사람에주목한다.건강하고안전한미래를위해,또는식량주권의회복이라는이름으로,밑바닥에서부터싸워나가는많은이들의이야기,바로그것에귀를기울인다.GMO옥수수에대항해자신들의토종옥수수를지키기위한시도를멈추지않고있는멕시코오악사카지역의사람들,그리고그들을물심양면돕고있는어느과학자의이야기,몬산토같은거대다국적기업에맞서가난한농부들을보호하는데힘쓰는인도의여성활동가반다나시바,민주적이고건강한식량시스템을만드는데큰공헌을하고있는‘푸드데모크라시나우(FoodDemocracyNow)!’같은풀뿌리자치단체의회원들,GMO표시법안을위해쉼없이달리는각종시민운동단체들,각계의양심있는연구자들,일찍이화학물질의위험성을소신있게알린바있는환경운동의어머니‘레이철카슨’에이르기까지,희망은곳곳에싹을틔우고있다.이책은그걸음에한발을더보탠다.
저자가지키고싶은것은아이들의미래다.그녀는평범한두아이의엄마로서아이들의웃음과행복이영원하기를바란다.또한양심있는지성인으로서우리의후손에게아름답고건강한지구를물려주기를원한다.어쩌면지극히소박한바람이다.그러나아직은갈길이멀다.저자는이책을통해대중에게부당한권력에맞서일어나라요구하지않는다.깃발을들고투쟁하라강권하지않는다.다만자신이할수있는방식으로담담히진실을캐내어보여줄뿐이다.
황금빛으로출렁이는아름다운풍광의대평원이,생명이싹트는곳이자죽어가는곳이라는아이러니.이책《슬픈옥수수》에는그슬픈현재에대한질문,그리고그답을찾기위한그녀의고된투쟁의흔적이고스란히녹아있다.이책은GMO그자체와GMO에대한안일한생각이어떻게우리가먹는음식,우리의땅,그리고생태계전체를위험으로몰아넣고있는가를보여주는거울과도같다.끊임없는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