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보장된다면,무얼하실래요?
2016년5월,스위스제네바의광장바닥에거대한포스터가부착됐다.기네스북이인정한‘세계에서가장큰포스터’였다.포스터에는공중에서도한눈에보일만큼커다란글씨로이렇게써있었다.
“소득이보장된다면,무얼하실래요?”
이포스터는‘기본소득스위스이니셔티브’가만들었는데,이단체는스위스정부가국민개개인에게매달우리돈으로약300만원에해당하는기본소득을지급할것을제안했다.10만명의청원을받아“스위스헌법에기본소득보장을명시하자”는안건을국민투표에부쳐2016년6월에실시된투표결과,찬성은23퍼센트,결과는부결이었다.
하지만이투표는기본소득에대한세계적인관심을끌어내는견인차가되었다.2017~2018년에핀란드가2000명의실업자에게기본소득을지급하는정책실험을했고,같은시기스페인바르셀로나에서시차원의기본소득실험이,캐나다온타리오주에서는신청자4000명을대상으로기본소득실험이있었다.미국에서는벤처투자회사와이컴비네이터가기금을조성해시민1000명에게월1000달러를3년간지급하는프로젝트를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기본소득움직임의계기가된것은2016년경기도성남시에서이루어진‘청년배당’이다.성남시에3년이상거주한만24세청년에게연100만원을지역화폐로지급했는데,같은해가을청년배당대상자498명에게실시한설문조사에서95퍼센트가“청년배당이자신에게도움이됐다”고대답했고,“당신이24세가지나서더이상돈을못받게되더라도이제도가유지되기를바라느냐”는질문에응답자94퍼센트가“그렇다”고대답했다.성남시청년배당은경기도로확대되어2019년에‘경기도청년기본소득’정책이시행되었다.경기도거주만24세청년이1년간100만원의기본소득을지역화폐로받는내용이다.금액도적고기간도1년에불과하지만,대상자의소득을구분하지않고보편적으로준다는점에서한국최초로시행된‘기본소득’제도라는평가를받고있다.
기본소득(basicincome).우리사회를비롯해전세계적으로다양하게실험해보고있을만큼관심이커지고논의도활발하지만,여전히보편적으로납득되는정도는아니다.용어자체를낯설어하는사람,용어는알아도정확한의미를알지못하는사람,이해는하는데현실성이없어부정적으로평가하는사람등기본소득이공감대를얻고보편적제도로자리잡기까지는갈길이멀어보인다.이시점에서이책《기본소득쫌아는10대》는더이상논의를늦출수없는절박한대안으로서기본소득을상정하고,미래를꿈꾸며현재를살아가는청소년에게또다른방식의삶이가능함을보여주기위해만들어졌다.승자독식의경쟁시스템속에서다른선택지없이함께는커녕살아남기위해나부터챙겨야하는지금의상황에서,다른사람을짓밟는냉혹함없이도진정하고싶은일에충실할수있고주위와사회를둘러보는여유를가질수있는길은있을까?삶이바뀔수있는가능성은있을까?청소년과그들옆에있는학부모와선생님이궁금한바로그질문에답하기위해이책이나섰다.
기본소득이란
①국가나정치공동체가②개인에게③심사와조건없이④정기적으로지급하는⑤현금의⑥생활비.
기본소득을일반적으로정의하는내용이다.각각에대해구체적으로살펴보면다음과같다.
①지급의주체가나라일수도있고,시?도나연방국가의경우주가될수도있다.작든크든정치공동체는가지고있는재원을해당구성원에게아래의원칙에따라지급한다.
②기본소득이기존복지제도와가장명확히구별되는지점은지급의대상이가구단위가아니라개인이라는것이다.사회구성원이최소한의존엄성을가지고살아가기위해국가가제공하는보호장치인복지제도는가구당소득을기준으로삼았다.때문에가구의전체소득에따라복지의혜택도가구로돌아갔다.그러나기본소득은가구와별개로전구성원개개인에게지급한다는원칙이다.이제막태어난아이도생계수단이없는할아버지도사회생활을하는부모와동일한금액을받는다.
③기본소득을받는데심사와조건이없다.예를들어,경제취약층을위한복지지원금을받기위해서는자신이얼마나가난한지를서류로증명해야했지만,전구성원이대상인기본소득의경우에는구성원이냐아니냐만증명해보이면된다.나이,성별,직업유무를따지지않는다.또한받은그기본소득으로무엇을할지에대한계획이나,무엇을했다는사실을통보하거나확인받지않아도된다.받은돈을어떻게어떤목적으로쓸지에대해일체의간섭이없다.
④한꺼번에목돈으로주어서기회의불평등이생기거나실수로날려버릴위험이생기게하는방식이아니라,평생사회가구성원의기본생활을보장하자는취지를살리기위해정기적으로나누어지급한다.
⑤개개인의자유를보장하고선택지를최대한늘리기위해현금으로지급하는것이원칙이다.
⑥사회구성원이최소한의생활을유지할수있는정도의액수를지급한다.
이러한기본소득의원칙과정의를하나하나살펴보면기본소득이지향하는바가무엇인지뚜렷해진다.구성원을복지제도가그러하듯,수동적이거나수혜의대상으로바라보지않는다는것이다.구성원을각각의개별적특성과별개로한사회를이루는보편적주체로서인정한다는뜻이다.구성원의존재자체를인정하고그들이자유롭고평등하게자신이가진능력을최대한발휘해서행복하게살수있도록토대를마련해준다는의미가있다.구성원의독립성과개별성을인정하고존중한다는뜻이다.그것이‘모두’에게아무런조건도요구하지않고‘현금’으로지속적으로지급하는이유이다.
《기본소득쫌아는10대》는기본소득의원칙에대해더욱자세히설명을해나가면서,기존복지제도가이루어지는방식및그것이안고있는한계를차근히짚어나간다.그러면서복지제도와기본소득제도가어떤차이가있으며기본소득이왜복지제도를대체해나가야하는지에대해명확한근거를제시한다.또한같은금액의재원으로선별복지제도를실시했을때와기본소득제도를실시했을때누가혜택을입고그혜택의크기는얼마나다른지뚜렷하게비교해정리한다.
왜모두가기본소득을받을자격이있는가
기본소득에반대하는여러목소리중하나는,왜모두에게다주어야하냐는것이다.가난한사람은가난하기때문에도울필요가있다고인정하겠는데,부자인사람에게까지다줄필요가있냐고묻는다.그런데도울필요가없는가난한사람이사회에존재하지않는다면?가난한집안에서태어났기때문에태어날때부터죽을때까지가난의굴레에서벗어나지못하고사는사람은누구에게자신의비운의책임을물을것인가.부잣집에서태어난사람은가진자산을평생감사한줄도모르고쓰면서가난한사람은노력하지않아서그렇게사는거라도여길수도있다.누구도가난과부의편차를책임지지못하는사회,거기서태어난구성원은자기팔자를탓하며살아야하는사회,이런사회는건강하지못하다.기본소득은태어난그자체를원망하지않아도되는사회,태어난그순간부터주어지는자유와인격을돈때문에맞바꾸지않아도되는사회로만들기위한토대이다.가난해서받는몇푼의돈에감사해하지말고나의존재자체를인정해서주는돈을당당하게받으며자신의삶을개척해나가는긍정성을모두가갖도록하자는이야기다.
기본소득은시장경제원리에반한다는말도있다.누구에게나무조건적으로다주어버리면경쟁이동력이되는자본주의시스템을망가뜨릴수도있다는것이다.노력해서번돈만이신성한돈이라고기본소득에반대한다.하지만아무것도없는자산에노력이라는씨앗만으로열매를얻는사람이누가있을까.숨쉬게하는공기,마시는물,우리가발딛고서있는땅,집지을때쓰는나무와시멘트,읽고쓸때사용하는언어…,살아있는그자체를우리모두는자연에빚지고있다.누구에게도없는자연의저작권을가지고자기만의것이라고선긋고푯말세우는자체가근본적으로잘못이다.우리모두는똑같이자연에빚지고있고똑같이그걸나누어사용할자격이있다.그권리에대한현실적대가가바로기본소득이다.
생존을위한절실한대안
우리는그어느때보다지식과기술이폭발적으로증대되는시대에살고있다.지식과기술은새로운가치와부의창출로이어진다.하지만기술과부는그자체로중요하지않다.기술이성실히노동해온사람들의밥줄을끊는무기로쓰일때,인류의공동자원과공동지식에바탕을두고창출된부를소수가독차지할때,새로운기술과늘어나는부가마냥좋기만할까?명심할것이있다.기술과부는사람에게봉사할때만,인간의자유와행복을위해쓰일때만그존재가치가있다는것.
우리에게는기본소득이라는무기가있다.“불평등,불안전,기술변화의파괴적속성,생태위기등인류는심각한도전과마주하고있습니다.이모든문제를기본소득으로다풀수는없겠지만,기본소득을빼고서는해결책을만들어낼수없습니다.”라고안효상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이사는말한다.빈곤과불안정을비롯한사회문제를해결하고민주적인정치의문을열게하는열쇠로서의기본소득.그러나해결책을가로막는것은우리의낡은생각일지모른다.기본소득으로(나빼고)사람들이게을러져서아무일도하지않을거라는괜한걱정,기본소득에필요한돈을마련하느라나라가망할거라는근거없는우려,힘들고지저분한일을할사람이없을것같아서문제라는생각,우리가새로운세계로도약하는걸방해하는장애물은생각보다가까이있다.바로버리지못하는낡은생각이다.
《기본소득쫌아는10대》는가장높은장애물,낡은생각이라는장애물을허물어뜨릴강력한무기이다.누구보다유연하고편견없는청소년세대라면이책을읽고낡은생각대신새로운아이디어로갈아입을준비가되어있다.이책을읽고청소년은사회를다시정립하고자신을재평가하는당당한사람으로우뚝서게될것이다.
◇더높은단계로도약하는열띤사회토론의장〈사회쫌아는십대〉
〈사회쫌아는십대〉는초등과고등사이,거대한지식의산앞에서방향을잡지못하는십대,특히중학생을위해기획된시리즈로,다양한사회문제중에서시사점이있고활발한토론거리가될주제를뽑아한권한권에담았다.점점더독서와토론이교육의중요목표가되어가는이때에,‘책을읽고’‘함께토론’한다는두마리토끼를다잡을수있도록〈사회쫌아는십대〉시리즈는심혈을기울였다.
첫째,주제선정.협소한듯보이는한책의주제는그안에광범위한분야를내포하기도하고,우리가지금까지놓쳤던문제의식을되찾아주기도하며,청소년이찬반혹은중론의입장에서그사안을다양한시선으로해부해자유롭게그러나논리를갖고의견교환을할수있는토론거리들로선정했다.
둘째,전문성.각주제에대해오랫동안고민하고연구하며행동해왔던전문가가집필을맡았다.
셋째,독자친화성.억지로하는독서는불가능하다.읽는재미가아는재미를이끈다.〈사회쫌아는십대〉시리즈는십대의입장에서공감이가고재미를느낄수있는지점이어디일까를가장고민했고,먼얘기가아닌십대의이야기,십대의입말을최대한살려이야기를풀어가려고했다.적당한분량감에내용을살리는삽화를적절히넣어서단숨에한권을읽어낼수있게했다.
넷째,유쾌한지식놀이.단편적인지식에그치지않고그지식을실생활에접목해서응용하며,한분야의지식을다양한분야와연결시켜종합적으로이해하는친절한틀이될수있도록했다.
지금까지01《최저임금쫌아는10대》를시작으로02《시장과가격쫌아는10대》03《국제거래와환율쫌아는10》04《유튜브쫌아는10대》(출판문화산업진흥원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선정작)05《젠트리피케이션쫌아는10대》06《기본소득쫌아는10대》가출간되었다.이후로시민불복종,헌법,소수자,난민,힙합등우리사회에서함께고민하고함께성숙해질주제들을가지고다채로운이야기를펼쳐갈예정이다.교과서로는재미와깊이,사고의확장이부족하다고느끼는십대청소년이라면〈사회쫌아는십대〉를계속해서만나며지금까지의갈증을해소하고더욱성장할기회를갖기를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