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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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가 재활용 수거함에 넣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베트남 농민의 집 마당에 쌓이고 있다
재활용, 친환경 로고가 가리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가정에서, 직장에서, 심지어 관광지에서도 우리는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효과적인 재활용을 위한 분리 배출법에 관심이 높아졌다. 음식물이 남지 않게 포장 용기를 깨끗이 씻어 버리는가 하면, PET, PP, PS, PVC 등 플라스틱 종류까지 살펴 분류하며 환경을 위해 애썼다는 작은 위안을 얻는다. 재활용 수거함에 잘 넣었으니 이제 내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하면서. 당신의 눈앞에서 치운 그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 재활용을 위해 애쓴 노고가 무색하게도,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마치 연금술사가 납을 금으로 바꾸려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버려진 쓰레기도 무한하게 가치 있는 물건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재활용 신화’를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산뜻한 재활용 로고에 가려진 세계는 매우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다. 재활용 신화 속에서 우리는 죽지 않는 ‘플라스틱 좀비’를 만들어 내는 중이다.
인류학자이자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저자는 ‘플라스틱 마을’로 불리는 베트남의 민 카이 마을에서 플라스틱 재료의 생애주기를 따라가며 재활용 신화의 진실을 추적했다. 친환경 정책과 재활용 산업의 모순, 쓰레기 식민주의로 인한 불평등의 실태를 담은 이 르포에 주목하라. 재활용 쓰레기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제자리를 찾기 위해 눈을 떠야 할 때가 왔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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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카엘라르뫼르

MikaëlaLeMeur
인류학박사로,엑스-마르세유대학에서사회학및정치학을가르치고있다.2011년부터폐기물,플라스틱재료,재활용에대해연구중이며,이주제로2019년에논문「플라스틱씨티:베트남의삶과생태학적변혁에관한연구(Plasti-cités:EnquêtessurlesdéchetsetlestransformationsécologiquesauViêtNam)」를썼다.플라스틱재료(특히가방과포장)의생애주기를추적하며생태,도시및정치의중요성에중심을두고있다.학계안팎의다양한집단에서활동하며시청각·사운드다큐멘터리,사진,전시회,대중교육워크숍에참여하고있다.

목차

추천의말

프롤로그_당신이‘분리수거한’플라스틱이도착하는곳,민카이마을

‘플라스틱’블랙박스
:보이지않는다고해서사라진것은아니다

쓰레기패러독스
:다시태어났는데또쓰레기?

재활용마을에서일어나는일들
:누군가는진화하고누군가는퇴화한다

돌고돌아다시원점?
:순환이라는거짓말

에필로그_우리가믿고싶어하는‘재활용’이라는신화

출판사 서평

다시태어나도또쓰레기?
더러운플라스틱봉투는깨끗한플라스틱봉투로재활용된다
플라스틱,인류세의또다른화석이될까?

베트남의작은마을,민카이로가는도로갓길을온통점령하고있는것은알록달록한쓰레기더미들이다.이더러운플라스틱쓰레기들은열악한시설의재활용공장으로이동해세척후열가소성폴리머와섞여녹는등의과정을거쳐플라스틱알갱이가된다.이렇게만들어진재활용플라스틱은다시‘깨끗한’플라스틱봉투로재탄생한다.
이과정을따라가다보면플라스틱쓰레기는한번생성되면결코사라지거나달라지지않는고유의물질이되어버린듯하다.친환경제품이나분해가되는새로운제품으로탄생할것이라기대했던우리의바람과는다른모습이다.저자는플라스틱을‘자연’과‘문명’사이의경계를따라진화한합성재료라고말한다.플라스틱은플라스틱으로남을수밖에없다는것이다.
그렇기에플라스틱이야생의상태로돌아가면지구생태계의모든측면에흔적을남길수밖에없다.빙하코어부터도심나뭇가지에걸린비닐봉투를거쳐바다에생겨난플라스틱섬까지,없는곳이없다.이는곧‘인류세’의흔적이기도하다.먼훗날지구에찾아온외계인들이우리를플라스틱종족으로여길지도모를일이다.


아일랜드의쓰레기가베트남농민손에들린이유,
플라스틱은낮은곳으로모인다
사회·환경적불평등을불러오는쓰레기식민주의

2018년,중국은플라스틱을포함한24종의유해물질수입을중단한다고선언했다.수십년동안미국,일본,호주,유럽등지에서오는폐기물거래의중심고리였던중국의선언에갈곳잃은쓰레기컨테이너들은베트남의항구로몰려왔다.쓰레기는이미세계화되었고그방향은아래를향하고있다.
그렇다보니컨테이너에실려온쓰레기사이에서우리가언젠가버렸음직한낯익은전단지와한글이적힌포장비닐도어렵지않게볼수있다.아일랜드에서발행한잡지가쭈그려앉아쓰레기를분류하는베트남농민의손에들려있는것도무리가아니다.저자가인터뷰를진행하며만난농민들이먹고살기위해서,다른선택의여지가없어서재활용업에종사하는것도같은이유에서다.대대로농사를짓던노인의땅도플라스틱재활용공장의부지로쓰이기위해팔려나갔다.쓰레기에점령당한민카이마을사람들에게선택의여지는없다.
온갖쓰레기들이쌓여부패하고,또플라스틱알갱이가공과정에서나오는오염수는쌀국수를만드는데쓰던마을의강물까지앗아갔다.유해가스가나오는공장에서마스크도없이맨몸으로일하는주민들의건강도불평등의또다른지표다.쓰레기더미위에거대한주택을짓고부를늘려가는사람들과농민사이에는계급이존재한다.저자는인터뷰마저비협조적인기득권층과쓰레기더미에서벗어나고싶어하는주민들의솔직한이야기를끈질기게담아왔다.


친환경소재운동화를신고,
포장용기의재활용로고를살피는당신에게
이제재활용이아닌재사용을해야할때!
플라스틱순환고리를끊어야하는이유

요즘친환경제품에붙는키워드가눈에띈다.‘100%생분해되는비닐봉투’,‘생분해수세미’등의제품소개글에서완벽히땅으로돌아가분해된다는설명을볼수있다.엄청난혁신이다.자연적으로사라진다니!하지만조금만더살펴보면이또한우리가친환경적소비를했다는작은위안을얻는정도에그친다는걸알수있다.생분해되려면일정조건을충족한환경을만들어야하는데그런조건의매립지는국내에없다.또한우리가종량제봉투에담아버리는순간,매립의여지조차없이대부분소각되고만다.그렇다보니당신의친환경소비는구매당시에만뿌듯함을선사할뿐이다.한참각광받고있는‘바이오플라스틱’역시생분해가어렵다.물리학자이자화학자인엘리즈콘트레르는‘오늘날절반도안되는44퍼센트의폴리머만이화학적특성으로실제생분해된다’고말한다.
재활용로고로대표되는녹색의순환은저자의말대로‘신화’에불과한것이다.저자는민카이마을주민들과의인터뷰,그리고재활용쓰레기의생애주기를추적하면서순환의모순을뼈저리게느꼈다고말한다.재활용로고에가려진실제세계에서는자본주의와소비주의,극단적자유주의시스템속에서쓰레기통의비닐봉투를모으는베트남농민의가난과불평등만남아있다고말이다.한번생성된플라스틱은결코친환경적으로변모할수없기에이제는재활용이아닌재사용에힘을쏟아야할때다.끝없이반복되는뫼비우스의띠에서아이디어를얻은재활용로고에담긴플라스틱순환의고리를서서히끊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