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노력만으로는종말을막을수없다!
그럼에도지구에서살아가려면반드시필요한변화들
바뀌어야할것은한계를넘어선‘지구파괴시스템’이다!
지구의온도가오르고빙하가녹는다.높아진해수면과이상기후에기후난민이급증하고있다.‘지구종말’이그리낯설지않은시대다.나는무엇을할수있을까?재활용을위한분리배출,대중교통이용,‘친환경’소비등이것저것하고는있지만연일흘러나오는뉴스를보면도통나아지는것같지않다.이미걷잡을수없어져버린것은아닐까하고힘이빠지기만한다.지구가지금보다뜨거워져도,겨울이지금보다추워져도우리는지구에서살아가야할텐데어쩌면좋을까?살아숨쉬는모든것과지구에서함께공존하려면대체어떻게해야할까?
《그럼에도지구에서살아가려면》은이에대한이야기다.환경과생명연구소소장을맡고있고,〈환경과생명〉〈녹색평론〉등환경관련잡지와출판사에서편집주간을지냈던저자장성익은지구의위기를극복하고생명모두가상생할수있는9가지녹색제안을이책에썼다.그는더이상개인의노력만으로는문제를해결할수없다고말한다.종말을부추기는기후재앙과불평등을멈추기위해서는체제를바꿔야한다는것이그의대답이다.분리수거를통해재활용을해도기업의대량생산과소비를충동질하는광고는계속된다.대중교통이용은훌륭하지만화석연료에기대는운송체제는그대로다.친환경소비도결국쓰레기를재생산하는일로이어지기때문에온전한해결책이되지못한다.대량생산과대량소비,대량폐기로이어지는자본주의시스템으로는지구와화해할수없다.체제전환을서둘러야할이유다.
이모든잘못된시스템을전환하는열쇳말은‘한계’다.지구에서뽑아쓸수있는에너지와자원은무한하지않다는것을알고인정하는일이그것이다.전지구적위기앞에서무엇보다도“우리문명과체제,그리고삶의방식마디마디에한계가있다는사실자체를겸허히받아들이고수긍하는것”이우리의지혜이자용기이며,전환의열쇠가될것이라고저자는역설한다.
지구에닥친위기의두축,‘기후재앙’과‘불평등’
지구를구하는일은곧정의를실현하는일이다!
인간에의해지구에닥친위기에는크게두축이있다.기후재앙을비롯한생태위기와불평등심화로상징되는사회경제적위기가그것이다.하나를그대로둔채로나머지하나를해결하는일은불가능하다.두위기가강하게얽혀있어한쪽이다른한쪽을거듭강화하기때문이다.그러므로눈앞의문제를돌파하기위해서는기후재앙과불평등을모두해결해야한다.책은이에따라생태와사회,두분야의해법을씨실과날실로삼아이웃과자연,모두를위하는상생의인문학을입체적으로그려낸다.생태위기가해소되어동물과식물을비롯한자연이자신의권리를얻을때,그리고인간이수단으로이용되지않고민주적이며평등한사회를이룰때,그때야비로소우리는지구에서온전히살아갈수있다.
예컨대생태위기의주범이누구인지가려나가는과정을보자.현대사회를살아가는누구도환경오염의책임에서자유로울수없다.그러나환경에해를끼친정도에는분명한차이가있다.유엔환경계획(UNEP)이2020년12월에공개한보고서에따르면,세계에서가장부유한사람들1%의온실가스배출량이소득하위50%에해당하는사람들전부의배출량보다두배이상많다.현실이이러하니생태위기의책임을인류전체에게묻는일은결국위기의주범을숨기는일이되고만다.생태문제와사회문제는여기서교차한다.환경오염을제대로해결하려면오염이발생하는과정속불평등에주목해야한다.그래야보다더정확하게책임을물을수있고제대로된해법을마련하는일이가능하다.
자연을구하는길은사람을구하는길과겹친다.환경을위해소유권대신이용권을확대하는일도그렇다.공동으로누리는자연적·사회적·문화적자원을일컫는커먼즈(commons)를늘리는일은자원을극단적으로착취하는일을줄여자연을지키면서동시에자원의상품화,사유화를줄여사람들을더풍요롭게한다.과학기술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일부전문가와기술관료가좌지우지하는기술의발전방향을민주적으로고민하는일은사회,정치영역에속하지만자연을살리는일로이어진다.《그럼에도지구에서살아가려면》은이렇듯지구를구하는길이사회속에정의를실현하는길과무관하지않다는것을드러낸다.환경을보호하자는,마냥원론적이고당연한이야기대신현실에발붙인실질적인해법을말한다.
어쩌면지구의마지막을고민해야하는시대
탈성장부터환경정의,동물권과인류세까지
반드시읽어야할환경인문학입문서!
누구도환경문제의책임에서자유로울수없다.하지만그과정은은폐되어있어세심하게들여다보지않으면보이지않는다.생산과유통을거쳐상품을소비하고폐기하는일련의과정중에지구에손상을남기고생명을파괴하는일들은감춰지기때문이다.상황이이렇다보니관련정보를접하려고해도무엇부터시작해야할지,어디서부터들춰봐야할지막막하기만하다.환경과자연,기후를말하는책이멀게느껴지는이유다.
《그럼에도지구에서살아가려면》에는9가지다양한환경관련논의가적절한분량으로균형있게담겨있어지속가능한지구살이에막관심을갖기시작한사람들에게권할만하다.탈성장부터환경정의,동물권과인류세까지지구의위기와기후재앙을이야기할때빠지지않는주제들이골고루다뤄진다.녹색저술을오랫동안이어온저자의글은“조곤조곤편안한말투”(고금숙)로다가가기어려웠던생태위기와불평등을친절하게풀어전한다.막연히지구와환경이신경쓰이지만관련글을접해본적없는독자도쉽게따라갈수있다.개별장각각의완성도도높아끌리는주제를먼저읽어도전체내용을이해하는데무리가없다.환경인문학의여러분야를두루짚으면서도깊이를갖춘입문서라고할수있다.
어쩌면마지막지질시대가될지도모를,인류세를살아갈우리는앞으로어떻게해야할까?이제그답을《그럼에도지구에서살아가려면》에서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