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었어 - 풀빛 그림 아이 (양장)

길을 잃었어 - 풀빛 그림 아이 (양장)

$15.38
Description
어디로 가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서툰 길의 여정
길이 있었어요.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서툰 길이었어요. 우물쭈물하던 길은 아무렇게나 구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큰 나무에 부딪쳤어요.
“아야야! 뭐하는 거니? 내가 뿌리 내리고 있는 거 안 보여?”
겁먹은 길은 아무 말 없이 멈춰 섰어요. 그리고 몸을 구부려 숲을 빙 돌아갔어요.
이번에는 줄지어 가는 개미 떼를 만났어요. 어쩌다 보니 개미 떼 사이로 들어가 버렸지요. 개미들은 크게 놀라 우왕좌왕했어요.
“우앗, 깜짝이야! 우리한테 너무하잖아.”
길은 생각했어요. 자기는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길일 뿐이지만 개미 떼는 수가 많고 갈 길이 정해져 있으니 비켜 줘야겠다고요.
오르막에 들어섰어요. 오르느라 지친 길은 점점 좁아졌어요. 돌멩이와 부딪칠 때마다 길은 한 조각씩 떨어져 나갔고, 이제는 그저 작은 오솔길이 됐어요. 길은 뒤로 돌아 자신의 모습을 봤어요. 좁고 울퉁불퉁했지만 정말 아름다웠어요. 구불구불 휘어진 길이 신부의 면사포 자락처럼 산을 장식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오솔길은 너무 좁았어요. 수레조차 지나갈 수 없었지요.
“길이 너무 좁잖아!” 수레를 끌던 사람이 투덜거렸어요.
말썽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길은 수레가 지나갈 수 있게 넓어졌어요. 이제 길은 탁 트인 포장 도로가 되었어요. 자동차들이 쏟아지듯 길로 들어왔어요. 차들은 길을 마구 긁어 대며 달렸어요.
“이쪽으로 데려다 줘! 아니, 저쪽으로 데려다 줘! 저 아래로! 이제 저 위로! 빨리, 빨리, 더 빨리 달려!”
차들이 사납게 부르릉거렸어요. 길은 이제 지쳐 버렸어요…….

저자

알리체로르바케르

저자;알리체로르바케르
놀라운상상력과시적인이야기를통해현실을전달하는이탈리아영화감독이자시나리오작가입니다.<천상의육체>이후감독으로서두번째작품인<더원더스>로2014년칸영화제에서심사위원대상을수상하였고,2018년<행복한라짜로>로칸영화제최우수각본상등각종영화제에서수상하며차세대거장으로떠올랐습니다.이책은처음으로쓴어린이책입니다.

그림:리다치루포
오르비에토근처의움브리아시골에살고있습니다.집주변의털가시나무와올리브나무사이에서삽화작업을하지만테이블과인터넷연결이필요해서수공예장인과자전거가게와스튜디오를같이씁니다.여러잡지에그림이실렸고,많은그림책의작가입니다.

역자:이승수
한국외국어대학교이탈리아어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에서비교문학박사학위를받았습니다.현재이탈리아어전문번역가로활동하며,한국외국어대학교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에서강의하고있습니다.옮긴책으로《하늘을나는케이크》,《신부님우리들의신부님》,《올리버트위스트》,《그날밤의거짓말》,《그림자박물관》,《피노키오의모험》,《돈까밀로와뻬뽀네》,〈제로니모환상모험〉시리즈,〈모르티나〉시리즈등이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어디로가야하는지조차모르는서툰길의여정

길이있었어요.어디로가야하는지도모르는서툰길이었어요.우물쭈물하던길은아무렇게나구르기시작했어요.그러다가큰나무에부딪쳤어요.
“아야야!뭐하는거니?내가뿌리내리고있는거안보여?”
겁먹은길은아무말없이멈춰섰어요.그리고몸을구부려숲을빙돌아갔어요.
이번에는줄지어가는개미떼를만났어요.어쩌다보니개미떼사이로들어가버렸지요.개미들은크게놀라우왕좌왕했어요.

“우앗,깜짝이야!우리한테너무하잖아.”
길은생각했어요.자기는갈곳을몰라방황하는길일뿐이지만개미떼는수가많고갈길이정해져있으니비켜줘야겠다고요.
오르막에들어섰어요.오르느라지친길은점점좁아졌어요.돌멩이와부딪칠때마다길은한조각씩떨어져나갔고,이제는그저작은오솔길이됐어요.길은뒤로돌아자신의모습을봤어요.좁고울퉁불퉁했지만정말아름다웠어요.구불구불휘어진길이신부의면사포자락처럼산을장식하고있었어요.
하지만오솔길은너무좁았어요.수레조차지나갈수없었지요.

“길이너무좁잖아!”수레를끌던사람이투덜거렸어요.
말썽을일으키고싶지않았던길은수레가지나갈수있게넓어졌어요.이제길은탁트인포장도로가되었어요.자동차들이쏟아지듯길로들어왔어요.차들은길을마구긁어대며달렸어요.
“이쪽으로데려다줘!아니,저쪽으로데려다줘!저아래로!이제저위로!빨리,빨리,더빨리달려!”
차들이사납게부르릉거렸어요.길은이제지쳐버렸어요…….

우리모두는‘서툰길’이다

이책속‘서툰길’은바로우리들이에요.어떻게해야할지도잘모르고,자신도없고,주위사람말에이리저리휘둘리는우리의모습,우리의삶그자체이지요.
처음으로어린이집이라는,학교라는,직장이라는사회에발을들일때,아니,‘인생’이라는여정을처음으로시작할때우리는모두‘서툰길’이에요.내가어디로가야하는지도모르겠고,어디로가고있는지도잘몰라요.하지만어딘가로가야하고,어딘가로가고있어요.

무슨일이든,처음부터잘하는사람은없어요.누구나처음에는서툴지요.그래서이게맞나계속머뭇거리고,혹시남들에게폐를끼치지는않을지계속걱정하고조심해요.때로는옆에서다른사람이하는말이맞는것같아서그말대로움직이기도해요.내생각과는다르더라도말이에요.다른사람이하는말은다맞는것같고,나스스로내리는결정에대해서는자신이없으니까요.

자기가가려던방향으로쭉나가려다가나무에부딪치면겁먹고빙돌아가기도하고,개미떼를만나면그들에비해서툴고방황하는자기는중요치않은것같아서비켜주고,길이좁다고누군가투덜대면거기에맞춰자신의모습을바꿔요.그러다가힘든오르막을오르느라이리저리치이고깎여서구불구불좁고울퉁불퉁해져요.하지만쭉뻗지않았어도그모습은그자체로아름다워요.처음과달라졌다고해서길이아닌건아니에요.여전히그건길이에요.

우리의삶도마찬가지예요.내가원하는대로,내가가려던방향으로망설임없이,아무런걸림돌없이,처음과똑같은모습으로쭉뻗어나갈수는없어요.때로는자의로,때로는타의로빙돌아가기도하고,남에게길을내주기도하고,남들이바라는모습에나를맞추기도해요.힘든인생의오르막을만나여기저기상처가나고구불구불좁아지기도해요.

그럴때면우리는문득생각해요.“이게맞나?이대로괜찮은건가?”하고스스로에게묻게돼요.
그럴땐,이책을펼치고‘길’을‘나’로바꿔서읽어보세요.왈칵눈물이날지도몰라요.내가그동안겪어온힘든일들이떠오를테니까요.하지만끝까지다읽고나면든든한응원을받으며책을덮게될거예요.

이책은대답하거든요.“괜찮아.너는잘살아왔어.”라고요.

세계적영화감독의첫번째그림책

이책은현재전세계적으로가장주목받는영화감독인알리체로르바케르감독의첫번째그림책이에요.알리체로르바케르감독은세계3대영화제중하나인칸영화제에서그랑프리인심사위원대상과최우수각본상을받았고,그외여러상을수상하면서영화계의젊은거장으로꼽히고있어요.

감독은이책을통해지친우리에게깊은성찰과따뜻한위로를건네요.거침없이곧게뻗으려고만하는길은좋은길이아니라고,곧게뻗기만한길은좋은길이아니라고요.거칠고,구불구불하고,어디로가야하는지모르는길이좋은길이라고요.특별한미사여구는없지만,대단히드라마틱한스토리도아니지만,책을읽어가며점점울컥울컥하게되는이유는아마도감독이타고난이야깃꾼이기때문일거예요.
이책의독특한점은맨마지막에만날수있어요.이야기속에한번도등장하지않았던화자인‘우리’가책의맨마지막줄이되어서야나오거든요.

뜬금없다고생각할수도있어요.하지만뜬금없지않답니다.눈치빠른독자들은알아차렸을텐데,책을읽으며독자들은이미‘우리’를만났거든요.바로매페이지그림마다나오는한쌍의여우가바로‘우리’예요.이한쌍의여우는서툰길의여정을계속옆에서지켜보며함께해요.그리고마지막에길과그의특별한동행인꼬마를바라보며웃어요.

아마이여우들은,우리가좌충우돌하는모습을옆에서그저묵묵히지켜보며응원해주는누군가를의미하는걸거예요.부모님일수도있고,형제일수도,친구일수도있어요.누군가내옆에서묵묵히내가가는길을응원해주고있다는것,그보다더큰힘이되는게있을까요?

지금내가가는길이맞는지의심스럽다면,한없이서툴고미숙한자기자신이초라하게느껴진다면《길을잃었어》를읽어보세요.당신은길을잃지않았어요.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