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간의 수행자들 : 사찰 후원의 문화사

공양간의 수행자들 : 사찰 후원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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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형문화로서 승가의 소중한 일상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사찰 후원(後院)은 부엌을 중심으로 음식과 관련된 수행자들의 생활문화가 펼쳐지는 곳이다. 좁은 의미로는 공양간(供養間)과 같은 말로 쓰이나, 공양간이 부엌의 의미로 한정되는 데 비해 후원은 대방ㆍ식당ㆍ곳간ㆍ장독ㆍ우물 등 식생활이 이루어지는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식생활은 삶의 근원을 이루는 것이기에 출가수행자는 후원의 소임을 한 단계씩 거치며 정식 승려로 거듭나고, 새로운 단계에서 또 다른 후원의 삶을 열어가게 된다. 그런 까닭에 후원은 수행자의 입체적 일상이 담길 뿐만 아니라 수행정진 및 통과의례로서 삶이 전개되는 곳이기도 하다.

탁발과 자급자족, 자비량, 공양간과 대방, 공양주와 채공, 마지 올리기와 발우공양 등 행자에서 학인을 거쳐 노스님이 될 때까지 한국사찰 후원문화에 반영된 수행자의 일상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 주목하지 못했던 승려들의 삶이 무형의 문화로서 얼마나 가치 있는 세계인지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최종 결과물로서의 음식’ 뒤편에 자리한 승가의 소중한 일상을 조명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정립함과 동시에 무형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저술하였다. 오랜 기간 불교 의례와 수행ㆍ생활문화를 주된 관심 분야로 삼아 온 저자가 다양한 문헌과 자료를 연구함은 물론, 7년간 여러 사찰의 후원을 방문하고 직접 노스님들과 면담하여 얻은 방대하고 실증적인 한국사찰의 후원문화를 기록하였다. 그 기록이 매우 역사적이고, 체계적이고, 일목요연하며, 매우 생생하다.

저자

구미래

저자:구미래
2005년안동대학교민속학과에서박사학위(불교민속전공)를취득하고,동국대학교·중앙대학교·경기대학교외래교수,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연구교수,문화재위원등을역임하였다.현재불교민속연구소소장,대한불교조계종성보보존위원,백년대계본부문화창달위원,불교민속학회연구이사등을맡고있다.불교의례와수행·생활문화를주된관심분야로삼아그간사십구재,수륙재,영산재,예수재,팔관회,땅설법,감로탱,불복장,발우공양,사찰음식,전통산사,사하촌,탑돌이,연등,세시풍속등불교무형문화를연구하였다.주요저서로는『한국불교의일생의례』,『한국인의죽음과사십구재』,『존엄한죽음의문화사』,『불교상제례안내』,『한국인의상징세계』,『절에가는날』(공저),『진관사수륙재』(공저),『종교와그림』(공저),『종교와의례공간』(공저)등이있다.월산민속학술상(2013),묘엄불교문화상(2018),불이상(2021)을수상하였다.

목차

01불교와후원문화
후원문화에대한주목
연구의주요관점과내용

02불교후원문화의역사
초기불교
중국불교
한국불교

03사찰의살림살이공간
후원영역의공간구성
공양간
대방
물의운용
저장을위한공간
방앗간과용구들

04식량마련하기
서민들과함께한삶
탁발
자급자족의농사
산나물채취
불공과시주
세간의셈법으로만나기
토굴생활

05수행정진의일상사로서후원문화
출가수행자의통과의례적삶
승려의하루와공양
부처님의공양,마지
행자생활
학인생활
대중생활
선방생활

06수행자의일상식,발우공양
공양과발우
발우공양의전승
발우공양의내용

07후원의민속과세시음식문화
조왕신앙과후원민속
불교와세시
봄의의례와음식문화
여름의의례와음식문화
가을의의례와음식문화
겨울의의례와음식문화

08불교후원문화의방향성
불교후원문화의방향성

출판사 서평

사찰음식뒤편에자리한승가의소중한일상톺아보기
‘행자와학인을거쳐노스님이될때까지,생생한한국사찰의후원문화’

지금까지사찰의식문화나후원문화와관련한연구는음식자체에치중되어왔다.‘사찰음식’이라는명제아래사찰의후원문화가일부이야기될뿐,식생활을포함한승가공동체의다양한삶의모습은기록되지않았다.‘공양간’으로대표되는사찰의후원문화는승가의일상을다루는무형의문화로,전승양상을제대로포착하여기록하고연구하기가쉽지않다.『공양간의수행자들』은그러한바탕위에무형문화로서가치를지니는승가의소중한일상에대한인문학적접근이다.

책은8장으로구성되었다.

1장〈불교와후원문화〉는후원문화의소중한가치에대해서술하고,2장〈불교후원문화의역사〉는초기불교·중국불교·한국불교로구분하여,초기불교당시의율장조항과중국불교및한국불교의전개과정에따른식생활의흐름을살폈다.

3장〈사찰의살림살이공간〉은공양간,대방,물의운용,곳간,방앗간등후원을구성하는요소들을중심으로출가자의일상을다루었고,4장〈식량마련하기〉는사찰후원의최대과제였던양식마련의근간에대해서술하고있다.탁발과자비량과자급자족,보시등으로행해져온과거한국사찰경제기반의방편을여러사찰및노스님의서술을통해기록하였다.

5장〈수행정진의일상사로서후원문화〉는수행자로서의후원생활을폭넓게살피고있다.삼시예불과선방소임,울력등행자와학인을거쳐고승에이르기까지출가자의통과의례로서삶을생생하게서술하고,6장〈수행자의일상식,발우공양〉에서는공양과발우의의미,발우공양의전승과내용및의식절차등을자세하게다루었다.

7장〈후원의민속과세시음식문화〉는사찰후원에전승되는조왕신앙및민속과세시에따른음식문화에대해봄·여름·가을·겨울로나누어서술하고,8장〈불교후원문화의방향성〉으로끝맺고있다.

경건한후원문화vs유쾌한후원문화

각장에서살펴본바와같이이책의특장점은,후원문화의역사에서부터근현대출가수행자의방대한일상사(日常史)및미시사(微視史)를빠짐없이기록할뿐만아니라한국불교의근현대를겪어온원로승려들의경험과기억속에‘살아있는기록’을생생하게서술했다는점이다.

그속에는일상의경건한후원문화와유쾌한후원문화가공존한다.불기(佛器)에담긴고봉의마지는사찰후원에서피워내는신성한꽃과같기에부처님마지를짓는부뚜막에조왕보를설치하여그을음을차단하는일이나,공양간과채공간을구별하여마지짓는데반찬냄새가배지않도록하는일,공양소임을맡은이들이부뚜막위쪽에자리한조왕단에예배를올리면서후원의하루를여는일등경건함과정성스러움은수행자에게빠질수없는대목이다.또한주먹밥을싸서소풍을가고,풀을쑬밀가루를모아수제비를끓여먹고,‘재에쓸곶감을누가다빼먹었나’로대중공사가벌어지는일등학인들의유쾌한후원문화도무궁무진하다.

『공양간의수행자들』,
사찰후원문화전승에대한관심과기록의시작점에서다

문화의지속과변화는사찰식생활에도적용되기마련이어서,후원의물리적기반과전승모습은많이달라졌다.식량의공급방식과후원의구조가변화됨은물론음식을담당하는소임이출가자에서재가자중심으로이동하고,발우공양을이어가는사찰또한급격히줄어들었다.이런현실아래수행자의영역인동시에고유의전승문화로서가치를지니는사찰후원문화전승에대해불교안팎에서큰관심을기울이는일이필요하다.『공양간의수행자들』은그활동에중요한시작점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