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늙은 절집 : 근심 풀고 마음 놓는 호젓한 산사 (개정증보판)

곱게 늙은 절집 : 근심 풀고 마음 놓는 호젓한 산사 (개정증보판)

$28.00
저자

심인보

저자:심인보
1982년중앙대학교공예과를졸업한후디자인과사진작업을하고있다.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추천작가,심사위원,문화재자문위원을거쳐,현재는‘사진공간위로’를운영하고있다.그의사진작품은파리그랑팔레에초대전시되었고,델피르사진전대상을받았으며,다섯번의사진개인전을열었다.
저서로자신의사랑타령을엮은『지금우리는키스하러간다』(1997),캄보디아앙코르유적을다룬『앙코르기행』(2002),『곱게늙은절집』(2007)과『얼굴MYANMARFACE』(2021)등세권의사진집을냈다.

목차

곱게늙은절
하늘이천장이고천장이하늘이다_불명산화암사
눈으로보는천상의소리_팔공산은해사백흥암
구름위에절을짓고_팔공산은해사운부암
외롭고또외로우면여기에묻고가자_지리산화엄사구층암
마음이풍경되는천년의곰삭음_천등산봉정사
가슴에사무치는첫사랑_봉황산부석사

해우하시지요
마음을여니꽃사태가일어난다_상왕산개심사
담아오고싶은달빛_비봉산대곡사
똥이나꽃이나_조계산선암사
묵은근심마저비우시지요_운달산김룡사
오는이는주인,가는이는손님_월출산무위사

풍경속의풍경
노을속숨은노을_달마산미황사
빈손바닥에긴긴봄날_무릉산장춘사
돌구멍속에숨은절_팔공산은해사중암암
구름언덕에바람꽃_청량산청량사
너는똥,나는물고기_운제산오어사
소나무숲에딱따구리법문_봉수산봉곡사
바람소리면어떻고빗소리면어떤가_능가산내소사

이야기가그리우면
천년의전설을숨긴비밀의사원_영귀산운주사
마음을널고세상을잊고_만수산무량사
깍깍이동자,보리도령그리고계룡산신_계룡산신원사
기생매창을아시나요?_능가산개암사
게으르게걷는아름다운명상길_선운산선운사
용은물고기를먹지않는다_교룡산선국사
대웅전이탑안에있어요?_사자산쌍봉사

출판사 서평

사진가의렌즈로포착한절집의미학
곱게늙지못하는사찰을바라보는안타까움의기록

사진가심인보의『곱게늙은절집』은이조용한역설에서출발한다.기업CI분야아트디렉터로오랫동안이미지와상징을다뤄온그는,난치병을얻은뒤무작정찾아든개암사에서잘늙은절이주는푸근함에눈을떴다.그경험이전국의숨은사찰을10여년간발품팔아찾아다니게했고,세월이흐르는동안그는디자이너에서사진가로,시선은더욱깊어졌다.렌즈를통해세상을읽어온그의눈은보통사람이그냥지나치는것들에서멈춘다.개심사심검당의휘고굽은기둥,화엄사구층암의모과나무통째로서까래가된기둥,선암사의묵은욕심을씻어내는공기.찰나를포착하는사진가의감각으로절집의가장깊은표정을건져낸다.
저자는단지절집의풍경을설명하지않는다.각공간을현실과충돌시키며낯설고예리한각도로우리삶을읽어낸다.불사라는이름으로콘크리트가들어서고날선새것들이고풍을밀어내는현실이왜우리의쉼을빼앗는지,스님들에게서직접들은전설과유래가절집의공간과맞닿으며예상치못한깊이로전개된다.추사의편액,이규보와안도현의시구가풍경속에자연스럽게녹아드는문화적층위도이책만의결이다.

이번개정증보판에이르러저자는다시그절집들을찾아갔다.20년의세월은그의심미안을더욱단단하게만들었고,구판에서미처담지못했던절집의세밀한표정과변화된풍경을사진가특유의섬세한미장센으로다시담아냈다.어떤절은여전히곱게늙어그자리를지키고있었고,어떤절은세월의상처를입고있었다.글과사진이완벽한앙상블을이루는,20년의변화까지온전히담아낸완결판이다.
『곱게늙은절집』은쉼을장소가아닌존재의감각으로재정의한책이다.잘늙은절집앞에서는경험은기계가도달할수없는영역이다.인공지능이유창한문장으로모든것을설명하는시대일수록,우리에게진짜필요한것은더많은정보가아니다.바로곱게늙은것들앞에서아무것도하지않아도괜찮다는,몸으로느끼는위안이다.이책을읽는시간은묵은근심을비워내고싶은사람들을위한,가장조용한쉼의순간이될것이다.

“강산이두번바뀌는동안,그절집들은곱게늙었을까?”

30년전,한남자가난치병진단을받았다.병원을나온그는아무계획도없이차를몰았고,어느산길끝에서낡고오래된절집하나와마주쳤다.무너져도무너진채로,휘어도휜채로수백년을버텨온곳.그앞에서자묘하게도두려움이사라졌다.잘늙은절이주는고요함이그를조금씩살게했고,그경험이전국의숨은사찰을10여년간발품팔아찾아다니게했다.그렇게탄생한책이『곱게늙은절집』이었다.
초판이나오고20여년이지났다.그사이절집들은또조금씩변했을것이다.불사라는이름으로새것들이들어서고,편리함을따라대체된시설이있었을것이다.그래서이개정증보판이더반갑다.지금,이순간에도고요하게제자리를지키고있는절집들의기록이,속세의때가덜묻은채남아있는풍경들이책안에다시담겼기때문이다.

불편함이라는미학을그대로가진쉼의공간
새것이밀려든자리에도,곱게늙은것들은남아있었다

이책이여느사찰여행서와다른첫번째이유는저자의눈이다.심인보는삼성,제주도,청정원의심벌을디자인한기업CI분야의아트디렉터다.매일사람의눈을사로잡는이미지와상징을만들어온그의눈에포착된절집은,대부분의사람이그냥지나치는것들로가득하다.선운사만세루의불구의나무로지은집.“사람눈에는불구가있지만자연의눈에는불구가없다.”절집의기둥하나에서그런문장을건져내는것은,단단하게다져온심미안이아니면불가능한일이다.봉정사의곰삭은천년세월,부석사의하늘나는돌위에세운절,돌구멍속벼랑끝의제비집,몰래숨겨간욕심마저비우게하는해우소.책장을넘기는것만으로도가슴에쉼의여백이생겨난다.거기에군데군데얹힌시구와그절을사랑한문인들의마음까지,그저아름다운풍경사진집과는다른결을만들어낸다.
두번째는문장이다.길고현학적인설명대신,해학이살아있는짧고날렵한단문이책전체를관통한다.개암사를소개하며“너무가난해서심심하던그절은어디로갔는지”라고쓰는문장은설명이아니라그자체로풍경이다.20년을견뎌온이문장들은절집처럼곱게늙었다.
세번째는발견이다.소개된25곳의절집대부분은초판출간당시지면으로처음소개되는숨은산사들이었다.카메라에제대로담긴것조차처음인암자도여럿이다.스님들을붙잡아묻고낡은책을뒤져가며모은전설과유래까지담겨있다.은해사중암암의돌구멍문앞에서“속된마음이스르륵털어진다.”는저자의단상을따라가다보면,어느순간자신도모르게무릎을치게된다.
네번째는진심이다.저자는절집을쉼의공간으로바라보는동시에,불사라는이름으로콘크리트가들어서고날선새것들이고풍을밀어내는현실을가슴아파한다.예찬만이아니라안타까움이함께담겨있기에,이책은단순한여행서가아니라우리것을지켜야한다는조용한기록이기도하다.

변한것과변하지않은것,그모든것의기록
20년의침묵끝에완성된절집의언어

이번개정증보판은단순한재출간이아니다.20년동안변화한절집들의현재를담아문장을고쳐쓰고,2026년의새로운화두를더했다.변화된풍경을더깊어진안목으로다시찍고기록했다.책장을넘기는것만으로봉정사의곰삭은천년세월앞에서고,미황사의노을속에잠기고,내소사의전나무길이끝나면이어지는단풍나무길을걷게된다.종교도,특별한목적도필요없다.그저차나한잔하면그뿐이라고,저자는담담하게말한다.
잘늙은것들에는설명이필요없다.이책이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