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에 살던 너구리

궁에 살던 너구리

$11.00
Description
600여년의 세월을 품은 창경궁
그의 또 다른 이름 ‘창경원’을 떠올리다
고즈넉한 창경궁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저절로 잔잔해지고 평화로워지지만 사실 창경궁에는 가슴 아픈 역사가 얽혀있다. 1909년, 일제는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창경궁을 헐어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든다. 사자, 호랑이, 코끼리, 악어 등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신기한 동물들이 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동물을 보기 위해 몰려들기 시작한다. 권위 있던 궁궐은 한순간에 구경거리로 추락하고 마는데, 일제는 그것도 모자라 이름까지 ‘창경원(昌慶苑)’으로 바꾸는 만행을 저지른다.

『궁에 살던 너구리』는 100여 년 전, 창경원에 살았던 너구리의 이야기를 생생하고 묵직한 목소리로 담아낸 작품이다.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날, 해원이는 창경궁으로 예정되어있던 현장학습이 취소되어 기뻐한다.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이라면 무척 기대했을 테지만 창경궁은 너무 시시하고 지루했기 때문이다. 그저 다행으로 여기던 해원이의 생각은 ‘콩콩콩’ 창문을 두드리는 낯선 소리에 일순 바뀌게 된다.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것은 아이들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공부가 재미있기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궁에 살던 너구리』는 독자와 비슷한 나이를 가진 해원이가 직접 질문을 던지며 궁금했던 점을 술술 풀어나간다. 뿐만 아니라 ‘하여간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어’하고 혀를 끌끌 차는 너구리가 등장함으로써 따분해하던 아이들도 반색하고 눈을 반짝일 것이다. 『궁에 살던 너구리』는 교과서 한편에 들어있던 창경궁의 역사에 색과 맛을 입혀 새롭게 되살리는 중요한 책이다.
저자

최이든

어릴때는꿈이참많았어요.날마다별을보는천문학자,예쁜옷을만드는디자이너,마음껏외국에다니는무역가를꿈꾸기도했지만,이젠진짜하고싶은일을찾았어요.
오랫동안광고음악을만드는회사에다니고있으며,틈틈이아이들을위한글쓰기에노력하고있어요.
조선일보신춘문예와한국안데르센상에동화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하고있습니다.지은책으로는『빨간입술귀이개』,『웰컴왕따』(공저)등이있어요.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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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나라최초의동물원
그러나동물들에게는끔찍하고참혹했던비극


덩치가커다란장정은너구리의뒷덜미를낚아채가마니속에휙던져넣는다.갑갑한가마니에들어있던너구리는창경원에도착해서야비로소밖으로나오게된다.곰,노루,말,고라니,호랑이,사자…….창경원은다양하고엄청난동물들로가득메워지고,이곳은우리나라최초의동물원이라고불리게된다.야생에서뛰놀던동물들을잡아들여우리에가둔것도큰비극이었지만,동물들의수난은여기서그치지않았다.제2차세계대전이종결될무렵부터6·25전쟁까지창경원의동물들은수차례죽음의고비를맞게된다.전쟁으로인한물자부족을이유로동물사를부수고굶겨죽였으며,맹수들의먹이에독약을섞는등잔인하고악랄한일들이행해졌다.
너구리할머니는끔찍했던시간을관통한생존자이다.과거와똑같은상황이반복되지않아야하지만,안타깝게도대부분의동물원에는실제전쟁상황을가정한대응지침이마련되어있다.작고순한동물들은방사하되,사람을해칠우려가큰맹수들은부모고새끼고할것없이독살하거나총살해야한다.인간의욕심에의해끌려온동물들은또다시인간이벌인전쟁에의해죽임을당하는것이다.역사는인간의기록이다.발자국을남길방법이없는동물들은지나간시간속에가려지고지워진다.『궁에살던너구리』는당시상황을증언하는너구리로하여금창경원을동물들의시각으로재조명한다.창경원은우리나라의깊은상처이기도하지만,동물들에게도처참한고통이었음을느낄수있을것이다.

백살넘은너구리의이야기에
우리아이들이귀를기울여야하는이유


너구리할머니는창경원에서자신을도와줬던사육사를찾아먼길을나선다.이제‘사람’이라면몸서리를칠법도하지만,너구리할머니는은인에게고맙다는말을꼭하고싶다고한다.영화보다더영화같은이야기에흠뻑빠져있던해원이는친구들에게창경궁에대해알려줄거라고외친다.너구리할머니는그런해원이를가만히들여다보다입을연다.

“내가이이야기를너에게들려주려고,긴세월을살아온모양이구나.”-71쪽

너구리할머니의이야기는단순히역사로정의되지않는다.고통과상처그리고행복이버무려진삶이다.겹겹의삶과기나긴역사는비슷한얼굴을가진게아닐까.과거의일을기억하되더큰길로나아가야한다.슬프고화나는일이있을테지만,그감정에사로잡히지말고끊임없이치유하고성장해야한다.『궁에살던너구리』를통해존경하고픈멋진너구리를만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