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의 새 구두

여름이의 새 구두

$15.00
Description
“엄마, 수제화가 뭐야?” “그 사람에게만 맞는 구두지.”
세상에서 하나뿐인 구두, 여름이의 길고 긴 열흘 이야기
바야흐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다. 무언가 유행을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물건을 사고, 소비경험을 공유하고, 때로는 같은 상품을 매개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나면 좀 머쓱하긴 하지만, 뭐 어쩌랴. 시대의 흐름이란 개인이 거스르기 어려운 법. 게다가 매일매일 쑥쑥 자라는 어린아이들에게 공장에서 찍어낸 값싼 옷과 신발은 유용한 점도 많다. 싸구려 플라스틱 장난감들이 아니면 날마다 새로운 재미를 원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만족시킬까. 21세기 어린이들에게 ‘방망이 깎는 노인’ 같은 이야기는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번도 보고 듣지 못했을 테니까.
최은의 『여름이의 새 구두』는 ‘수제화’라는, 요즘 어린이들에게는 낯선 소재를 통해 기다림이라는 오래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어느 날, 동네에서 수제화 가게를 발견한 여름이. 수제화가 뭐냐고 묻자 엄마가 대답한다. 단 한 사람한테만 맞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구두지. 세상에, 이럴수가! 장갑도, 모자도, 가방도, 여름이의 물건은 많고 많지만 그런 건 다 친구들도 똑같이 갖고 있다. 하지만 내 발에만 맞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구두라니. 그렇다면 여름이에게도 당장 수제화가 필요하다. “엄마, 엄마, 나도 내 구두를 가지고 싶어!” 그리고 엄마와 함께 방문한 수제화 가게에서 주인아저씨는 여름이의 발을 이리저리 들여다보고 치수를 잰 다음 말한다. “열흘 후에 오세요.”
이야기는 수제화가 만들어지는 동안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여름이의 하루하루를 보여준다. 열 밤쯤이야, 기다리는 것 하나는 자신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시간은 왜 이렇게 느리지? 엄마는 며칠인지 그만 좀 물어보라고 핀잔을 주지만 온종일 머릿속에는 구두 생각뿐이다. 아저씨는 내 구두를 잘 만들고 있을까? 엄마의 선물도, 급식 시간도, 화장실 차례도 너끈히 기다려 봤지만 세상에서 하나뿐인 구두를 기다리는 일은 여름이에게도 처음이니까. 기다리고, 버티고, 궁금해하고, 조바심을 내며 보낸 열흘, 마침내 여름이는 구두를 찾으러 간다.
저자

최은

시각디자인을전공했으나손으로직접그림을 그리고 싶어2006년꼭두일러스트교육원을수료했습니다.동화를접하면서전집,『달려라진영아』,『내가한명더있었으면』, 『여왕님걱정마세요』,『아빠와세발달리기』등을썼습니다.『여름이의새구두』는글과그림을함께지은첫그림책입니다.앞으로도더많은글을읽고그림을그리며다양한일러스트활동을하고싶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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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상에서하나뿐인물건을기다린다는것,
그런물건을만든다는것,갖는다는것

『여름이의새구두』는난생처음수제화를맞추고기다리는여름이의일상을귀엽고유머러스하게스케치한다.동글동글한여름이의얼굴에는호기심과조바심이어른거리고,설렘과두근거림,단호함,자신감등온갖표정이지나간다.색연필과수채물감을이용한부드러운그림은아이의일상을세밀하게그려보이는동시에기다림으로점점부풀어올랐다가지쳐가는모습도재치있게포착해낸다.엄마아빠가앉아있는소파주위에이리저리널브러져있는여덟명의여름이는얼마나가련한지.
자,그렇다면마침내받아든구두는여름이의마음에쏙들었을까?조그만발을쏙들이밀고,자리에일어서서발바닥과발등의감각을느끼고,하나둘하나둘걸어도보고,이리저리들여다보고나서는이거다,하고만족했을까?엄마아빠와구둣가게아저씨가여름이의반응을살피는동안여름이는걷는다.하지만이야기는그것으로끝이다.“어때?”하고온세상이귀기울여여름이의대답을들으려고하지만아직은대답하기어렵다.기다림은너무길었고,영영오지않을것같은그날이왔으나솔직히아직은잘모르겠다.무언가를원하고기다리는일이언제나제깍기쁨과만족감으로보답받는것은아니니까.어쨌든세상에서딱하나뿐인구두가세상에서딱하나뿐인임자를만났으니걸어가야지.뚜벅뚜벅씩씩하게,세상어디든갈수있겠다는마음으로.여름이의대답은좀더기다린다음들을수있을것이다.새구두의뒤꿈치가좀더부드러워지고,가죽이편안하게낡고,이런저런얼룩도생기고나면그때쯤다시한번물어보자.여름아,새구두어때?
『여름이의새구두』는세상에딱하나뿐인구두와오랜기다림에대한이야기지만,그뒤에는구둣가게아저씨의이야기도숨어있다.컨베이어벨트가쌩쌩돌아가는시대에느릿느릿,분통터지게오랫동안하나의상품을만들어내는장인이란어떤존재일까.세상에서딱하나뿐인물건에는자기재주와솜씨를정성껏부려놓는‘사람’이있고,그래서여름이는구두를기다리는동안구둣가게아저씨에대해서도궁금해한다.그림책에서수제화제작과정은드러나지않지만묵묵히만들어낸작디작은구두한켤레에는누군가의시간과정성,기다림,그리고삶의한조각이담기게되는것이다.이건가게에진열되어있는똑같은물건중하나를골라오는일과는질적으로다른일이기도하다.
한편,여름이가‘수제화맞춤’이라는낯선경험을관통하는동안옆에서선선히지켜보며응원하는엄마아빠의모습도눈여겨볼만하다.금세발이커져서못신게될텐데엄마아빠는무슨마음으로조그만아이에게수제화를맞춰주었을까?여름이에게새구두는어떤기억으로남게될까?이렇게여름이가새구두를기다리는동안시간이느릿느릿흘러가고,그시간은이전에는한번도경험하지못한생각과느낌,온갖질문들로꽉채워진다.『여름이의새구두』를읽는우리모두도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