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악마

라플라스의 악마

$13.00
Description
근미래, 실직자들의 도시 ‘블린’
새 친구들과 함께 궁리연구소의 비밀에 다가가다
청소년들이 매사에 가볍다는 것은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편견 중 하나인데, 말인즉슨 십대들이 진중하게 생각할 줄 모르고 자극적인 재미만 추구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편견에서 시작된 논리는 곧장 십대가 사회와 어른의 통제와 관리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 생각 없는 아이들을 그냥 두었다가는 대책 없이 놀기나 하고 나쁜 길로 빠지기 십상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생각해보면 십대들만큼 자기 자신과 인간관계와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세대도 또 없다. 시간에 대해, 죽음에 대해, 우주를 포함한 이 세계에 대해 십대들만큼 매료되는 이들도 찾기 어렵다. 세상은 온통 수수께끼로 가득하고, 알아야 할 것과 배워야 할 것과 경험해야 할 것들이 천지다. 아무리 멍해 보이는 십대일지라도 실은 온몸으로 세상을 깨우쳐 나가느라 고군분투중인 것이다. 그러니 어른들은 십대들을 좀 더 존중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박용기의 SF 『라플라스의 악마』는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한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

박용기

1963년경북영덕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바닷가하구에서물과갈매기,푸른하늘을보며자랐다.십대이후도시에서의삶은늘신발을찾지못하는꿈의연속이었다.삶은환영너머에진실이있으며,진정한삶은여기에없지만그래서철학이있다는어느철학자의말을모토삼아오늘도창작에매진하고있다.지은책으로는『코쿠스와핀들지구를구하다』『64의비밀』『무지개전사』『모란의후예』『마리,아사비야』등이있다.

목차

1.실직자도시블린_7
2.로봇개사건_28
3.철조망절단사건_45
4.유인화성탐사선폭발_61
5.해성의실종_87
6.배스지수500_101
7.수명연장연구소_133
8.궁리연구소_172
9.비상탈출_202
작가의말_236

출판사 서평

근미래,실직자들의도시‘블린’
새친구들과함께궁리연구소의비밀에다가가다

청소년들이매사에가볍다는것은기성세대가갖고있는편견중하나인데,말인즉슨십대들이진중하게생각할줄모르고자극적인재미만추구한다는뜻이다.이러한편견에서시작된논리는곧장십대가사회와어른의통제와관리를받아야마땅하다는결론에도달하고만다.생각없는아이들을그냥두었다가는대책없이놀기나하고나쁜길로빠지기십상이니까말이다.하지만과연그럴까.생각해보면십대들만큼자기자신과인간관계와미래에대해진지하게고민하는세대도또없다.시간에대해,죽음에대해,우주를포함한이세계에대해십대들만큼매료되는이들도찾기어렵다.세상은온통수수께끼로가득하고,알아야할것과배워야할것과경험해야할것들이천지다.아무리멍해보이는십대일지라도실은온몸으로세상을깨우쳐나가느라고군분투중인것이다.그러니어른들은십대들을좀더존중할필요가있다.그런의미에서박용기의SF『라플라스의악마』는지적호기심으로가득한청소년들에대한이해와존중을담고있는작품이다.
현재로부터불과몇십년후의근미래,판사인엄마를따라실직자도시로이주해간시아는그곳에서새친구들을사귀는한편,궁극의원리를찾는‘궁리연구소’에대해듣고궁금해하게된다.이제는폐쇄된수명연장연구소와궁리연구소는어떻게연결되어있으며,블린시민들다수가검거된‘철조망절단사건’은또어떤내막을갖고있는가.수상쩍은비밀연구와시민들의의미없는삶이얽혀있는상황에서소년들이최첨단드론으로무장한채로봇개에게쫓기며비밀에다가간다.이작품이흥미로운지점은흥미진진한모험담을줄기로하면서도그바탕에는세상의모든이치를깨우치고자하는강렬한지적탐구심이자리하고있다는것이다.
그러나시아의지적탐구가단지사고실험에만머무르는것은아니다.시아와친구들이드론을날리거나로봇개에게쫓길때,자전거를타고황량한벌판을달리거나숲속을질주할때거기에는청소년고유의에너지와생명력이넘실거린다.십대가아니라면과학기술에회의적인비밀조직에매혹되거나폐허가된연구소에잠입해볼생각을하지도않았을것이다.한편시아가새로사귄친구해태와마두는이유없는호의와우정을베풀어줌으로써자칫어둡고우울해질수있는시아를건강한삶으로이끄는역할을한다.이들을통해서로간의힘겨룸이나신경전없는친구사이가얼마나순수하고경쾌한지새삼느껴볼수있다.모험과지적탐구를함께하는우정이란청소년SF의핵심이기도한것이다.

과학기술의발전은우리삶을끝없이나아지게할까
미래에서날아온궁극의질문들

이작품의배경이되는도시‘블린’은실직자들이모여사는곳이다.과학기술이극도로발전한사회에서로봇이모든재화와서비스의생산을담당한다면인간은어떻게살아가야할까.기술로인해높은생산성은보장이되지만그과정에서대부분의인간이소외되면서이작품속에서실직자가된사람들은무위도식의삶을살게된다.먹고사는일은해결이되겠지만그것만으로사람이살수있을리가없다.따라서블린은노동과생산으로부터소외된사람들이남아도는시간을보내는데골몰하는도시다.사람들은임상테스트를받는대가로최첨단VR룸을사용할수있는쿠폰을받고가상현실에서시간을보내는것으로소일한다.『라플라스의악마』는과학기술의발달이우리에게밝은미래를보장해줄것이라는기술낙관주의에회의적인시선을보내는듯하다.
작품사이사이에는시아가읽는이야기가직접인용되어있는데,뉴턴,아인슈타인으로부터시작해서괴델에이르는과학사에피소드들이소개된다.이러한에피소드는과학적발견이나이론그자체가아니라과학자들의개인적인삶과인간적인약점에대해들려준다.이위대한과학자들은우주만물의원리를단번에해명할수있는‘궁극의원리’를찾고자평생을바쳤지만그러한이론이진짜인간의삶을어떻게바꿀지에대해서는별로고민하지않았다.모든물질의운동과위치를알면우주의미래까지도알수있다던과학자라플라스의호언장담은결국과학에대한맹신을두고‘라플라스의악마’라고일컫게된것이다.우주의시작과끝,존재양상에대해모든걸설명해주는이른바‘궁극의원리’를찾고자했던과학자들의이야기는주인공시아의사색과맞물리면서과학자들이궁극적으로도달하고자했던이치에대해사고해보도록이끈다.
『라플라스의악마』는실직자도시에서벌어진‘철조망절단사건’의내막을파헤치는이야기를따라가면서과학에대한다양한고민과사고실험을펼쳐놓는다.‘궁극의원리’를찾는이유가그저궁극의원리그자체에있다면그단하나의이론을찾아야할이유가어디있을까.그래서과학기술이기후위기를극복하고인간의보다행복한삶을위해활용되어야한다는비밀단체크라운의목표는눈여겨볼필요가있다.이와관련해시아가옛친구유리와새친구해태,마두사이에서고민을거듭하다가결국일상으로돌아오는장면도의미심장하다.
『64의비밀』『무한육각형의표범』등본격적인SF와다양한과학저술에몰두해온작가는『라플라스의악마』를통해과학의발전이어떤방식으로,어떤방향으로진행되어야하는지에대해진지하게질문한다.과학과기술의발전이인간이당면한여러문제와고통을극복하는데도움이되는것은분명하지만,정작인간이소외되었을때그문제를어떻게해결해야할것인가.당연하게도작품이정답을제시해주지는않는다.사실정답이따로존재한다고보기도어려울것이다.그러나무엇이문제인지인식하고,답을찾으려고노력하는것이야말로우리에게필요한자세다.따라서작가는과학에대한낙관주의와회의주의사이에서끝없이궁리하고온몸으로부딪쳐싸워나갈주체로십대들을불러내고있는셈이다.과학이세상을구원하리라는믿음을갖고있는독자들과그러한믿음을미심쩍게바라보는독자들모두가함께읽으면좋을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