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이한그릇의음식이라면주재료는웃음과눈물이아닐까.
『오,보이!』는‘단한사람’만곁에있어도슬픔에빠진이를구원할수있다는사실을깨닫게한다.
_서현숙(삼척여고교사,『소년을읽다』저자)
뮈라이유만큼심각한주제를가볍고유머러스하게잘풀어내는작가가또있을까?
읽는동안웃음이끊이지않고,아이들과나눌거리도많은책이라더욱반가웠다.
_김윤희(상현중수석교사)
우리모두에게지워진삶의무게
우리가서로를돌보고아끼고사랑할수있다면
『오,보이!』는하루아침에고아가된삼남매를중심으로이야기를풀어나가지만뻔한길을택하지않는다.이야기속인물들은어느하나단순하지않고모두입체적인성격과복잡한사정을갖고있는덕분이다.부유한안과의사조지안은실제혈연관계도없는아이들을귀찮은법적사무정도로생각하지만막내브니즈를보는순간홀딱반해버린다.아이를낳을수없는조지안이브니즈를입양해서키울수있다면?한편,성소수자인바르텔레미는자기한몸건사하기도어려울만큼철딱서니없고현실감각이없는인물이다.마지못해동생들을돌보기시작했는데엎친데덮친격으로시메옹이백혈병진단까지받는다.성소수자페스티벌참가나인터넷게임말고는그무엇도열심히해본적이없는게이청년이어린동생들을후견하고아픈남동생을돌보는일이가능하기는할까?이쯤되면당장두손두발들고물러나도할말이없지않을까?
이야기는후견인자격을둘러싼조지안과바르텔레미의신경전과,병원에입원한시메옹의백혈병투병기를둘러싸고전개된다.중심인물은당연바르텔레미다.애인에게동생들이이웃집아이들이라고거짓말을하거나주삿바늘을보고시메옹보다먼저기절해버리는바르텔레미는확실히믿음직스러운인물이라고보기어렵다.걸핏하면애교로문제를해결하려고하고배다른누나조지안을이겨먹으려고억지를부리는모습을보면성인으로서기본적인책임감과사회성을지닌인물인가의문이생기기도한다.그러나바르텔레미는모든상황에솔직하고할수있는한마음을다하는인물이다.어쩔수없이시작한일이긴하지만동생들을돌보기시작하면서마음깊은곳으로부터애정과책임감을느끼고,부족하나마할수있는최선을다한다.시메옹이감추고있던백혈병증상을발견한것도,시메옹이투병생활을하면서대학입학자격시험을치를수있도록뒷바라지를하는것도,동생들의상처와외로움을어루만져주는것도다바르텔레미의몫이다.심지어바르텔레미는가정폭력에시달리는이웃집여자에메를구해내기까지한다.모를르방삼남매에게가장절실한것이따뜻한돌봄이었다면바르텔레미야말로진짜돌봄이가능한진정한어른이었던셈이다.
“오,보이!(Oh,boy!)”는바르텔레미가습관적으로내뱉는감탄사다.뮈라이유가미국코미디에서착안했다고밝힌이감탄사는,이상함,감탄,경멸등의부정적이고긍정적인모든감정을B급감성으로표현한것으로남자동성애자들사이에서재미로많이쓰였다고한다.바르텔레미의철딱서니없고우스꽝스러운면모를드러내주는언어습관이지만‘보이’가가리키는바는분명하다.게이로서,혹은별볼일없는청년으로서자격지심과피해의식을갖고있던바르텔레미는동생들을만나면서부터진짜어른이되어간다는것.반면,슬픔과부담에짓눌려너무일찍커버린시메옹은바르텔레미앞에서진짜소년으로돌아갈수있다.결국『오,보이!』는두소년이만나서로를돌보고구원하며성장하는이야기인것이다.이작품은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상수상작가인마리오드뮈라이유의대표작으로,고아,배다른형제들,성소수자,백혈병환자,가정폭력피해자등온갖복잡한문젯거리가잔뜩등장하지만작품분위기는놀랍게도유머러스하며말할수없이따뜻하다.비극이란도처에존재하고누구도삶의무게를피할수없겠지만우리에게가족이있다면,누군가돌봐줄사람이있다면,사람과사람사이에사랑과돌봄이존재한다면그래도살아볼만하지않을까?『오,보이!』의결말에이르면여러의미에서사랑이넘실거린다.이러한사랑이기적이아니라면뭐란말인가.촘촘하고예측불허인서사와개성넘치는인물,무엇보다도따뜻하고충만한결말을기대하는독자들에게넉넉히권할만한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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