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코끼리 - 알맹이 그림책 65 (양장)

안녕, 코끼리 - 알맹이 그림책 65 (양장)

$17.80
Description
늙고 병든 코끼리가 가는 아름다운 숲
“걱정하지 마. 코끼리들은 저곳에서 행복하거든.”
삶이 아름다운 것은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누구나 죽고, 죽음은 영원한 이별을 의미한다. 죽음을 소멸로 여기고 두려워하거나 슬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단한 삶을 끝마치고 안식에 들어가는 일이라 믿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는 것과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죽음을 바라보는 방식과 태도는 하나가 아니며,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죽음은 문학이나 예술이 다루는 것 중 가장 흔하고도 절실한 문제이자 그만큼 어려운 주제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린이들에게 죽음을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어린이가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어린이에게 건네기에는 너무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나. 그러나 정말 그럴까? 죽음은 그저 슬픔과 고통이기만 한 것일까?
그림책 『안녕, 코끼리』의 원제는 Vieil éléphant(늙은 코끼리)로, 나이들어 눈도 침침하고 움직임도 빠릿빠릿하지 않은 커다란 코끼리가 주인공이다. 다행히도 코끼리에게는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가족 같은 친구가 있으니 바로 작은 쥐다. 작고 어린 쥐와 커다랗고 늙은 코끼리는 같은 나무 아래 함께 살며 도움을 주고받는다. 작은 쥐는 코끼리가 안경을 잃어버리지 않게 줄을 꼬아 목에 걸어주고, 코끼리는 작은 쥐를 지켜준다. 작은 쥐를 등에 태우고 어디든 놀러다니는 코끼리에게 삶이란 얼마나 따스하고 아름다운지. 삶이 이렇게 영원히 계속되어도 좋으련만 코끼리는 종종 너무나 피곤하다. 너무 오래 살았고, 그만큼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겪었기 때문이다. 늙은 코끼리는 자신이 오래지 않아 떠나야 할 테고, 작은 쥐하고도 영영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홀로 남아야 할 작은 쥐는 코끼리처럼 담담하게 이별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언젠가 코끼리가 떠나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지금이라고? 앞으로 영원히 만날 수 없다고?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던 작은 쥐 앞에 놀라운 장면이 펼쳐진다. 코끼리의 숲으로 가는 유일한 다리가 부서지고 끊어져 있었던 것. 덩치가 커다랗고 둔한 코끼리 혼자서는 다리를 고칠 수도 없고, 달리 건너갈 방도도 없다. 날쌔고 작은 쥐라면 다리를 이을 수 있겠지만 대체 왜 그래야 하지? 다리를 건너간 코끼리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던데. 그래서 작은 쥐는 온힘을 다해 소리친다. “나는 네가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랑 여기서 영원히 함께 살자!”

저자

로랑스부르기뇽

1963년벨기에에서태어났습니다.리에쥬대학교에서프랑스문학을공부했고,어린이전문서점에서10년간근무했습니다.벨기에어린이신문에다짧은이야기들을싣기도했고요.1992년부터미자드출판사에서작가이자에디터로일하기시작했으며,로랑스가쓴수많은이야기들은여러언어로번역되어어린이독자들에게전달되고있답니다.조각가이자화가인남편과아들앙토낭,그리고고양이세마리와함께들판위의아늑한시골집에서살고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삶과죽음사이에존재하는우정과사랑,
성장과돌봄에대해

늙은코끼리와작은쥐가함께사는터전은푸르른잎과알록달록한열매,맑은물로가득한숲이다.그곳에서는얼굴이까만원숭이들이나뭇가지를오가고,예쁜새들이사방에서지저귀고,코끼리와작은쥐가노는모습을물끄러미바라보는호랑이가있으며신선한과일도얼마든지따먹을수있다.주름이가득한회색코끼리도,주둥이가뾰족한분홍쥐도생명력으로가득한숲의일부가되어자연스럽게녹아든다.보라,온갖생명이어울려살아간다는건이렇게나황홀하고아름다운것이다.예쁜파스텔톤의그림은동물들이살아가는숲속을낙원처럼제시하지만,코끼리는자신이가야할코끼리의숲이훨씬더아름답고평온한곳이라고말한다.다리를건너간코끼리들은그곳에서아주행복하다고.

이제공은작은쥐에게넘어갔다.사실진짜문제는작은쥐의몫이다.코끼리가건너갈수없게망가진다리도,코끼리가떠난후홀로꾸려나가야할삶도작은쥐가결정할일이다.애써모른척예전처럼지내고싶지만코끼리는하루하루더나이들어가고이제는앞도보지못하고소리도잘듣지못한다.잘먹지도못하고끝없이기침을하는코끼리를위해작은쥐가할수있는일은단하나.게다가작은쥐는이제더이상그렇게작지않다.코끼리가나이든만큼작은쥐도자랐기때문이다.코끼리가그곳에서행복할거라고믿게된쥐는마침내다리를잇기로결심한다.코끼리를위해,그리고이제코끼리없이혼자살아가야할자신을위해.

『안녕,코끼리』는죽음과이별에대한이야기를들려주는한편,작은쥐의성장과독립에대해힘주어이야기한다.작은쥐는처음코끼리가떠난다는말에두려워하지만시간이지나면서이별을피할수없다는사실을받아들인다.다리를고칠만큼튼튼하게자란작은쥐는그만큼내면도단단하게자랐다.“너한테의지해도될줄알았다니까.”늙은코끼리의다정한말에는작은쥐의성장을축하하고응원하는마음이담겨있다.늙은코끼리와작은쥐는종도다르고,크기도다르고,나이도다르지만대등한우정을나누는사이다.나이어린쥐를살뜰히보호해주던코끼리가나이들자이번에는작은쥐가코끼리를돌본다.돌봄이란언제나주고받는것이고우리는생애주기의어느한시절반드시누군가의돌봄을받아야한다는사실을이보다더간결하게이야기하기는어려울것이다.

늙은코끼리는우리의조부모나부모를떠올리게하지만다른가족이나친구일수도있고어쩌면인간보다수명이짧은반려동물일수도있다.예쁜그림으로가득한이그림책은어쩌면너무나비통한이야기를하고있는지도모른다.하지만이그림책을한장한장넘겨마지막에이르면,코끼리와쥐가“다잘될거야.”라고서로에게건네는마지막인사에서,홀로남아웅크리고잠든작은쥐의모습에서삶이란그렇게지속되는것임을마땅히받아들이게된다.작은쥐가그러했듯이슬픔과고통속에서우리모두가더깊이삶을누리며성장하는것이기때문이다.『안녕,코끼리』는삶과죽음사이에존재하는우정과사랑,성장과돌봄에대해더없이아름다운이야기를들려준다.짧은이야기지만오래생각하게하는좋은그림책이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