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새는 밤에 난다(큰글자도서) (신세은 단편집)

코끼리새는 밤에 난다(큰글자도서) (신세은 단편집)

$24.00
Description
시험과 고만고만한 성적이 어꺠를 짓누를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주망원경이 아닐까?

몇 백 년 전 죽은 과학자와
과학자가 죽던 날 떨어지던 유성우, 임무를 다하고 영영 우주 속으로 사라지는 우주망원경은
네모난 교실과 자습서, 성적표 같은 청소년들의 시시한 일상 속으로 스며들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저자

신세은

1983년에태어났습니다.잘하는것보다좋아하는것이더많은어린이였고,어른이된지금도마찬가지입니다.대학을졸업한뒤출판사에서어린이책을만들었습니다.지금은남편과힘을모아딸을키우며글을쓰고있습니다.

목차

안녕,케플러7
코끼리새는밤에난다33
어깨걸이극락조와함께춤을!53
0.99와1사이83
힘과중력,한밤의드라이브103
고만고만한사랑과진로의상관관계에대하여125
작가의말150

출판사 서평

임무를다하고영영우주속으로사라진우주망원경‘케플러’
순한성정과커다란몸집때문에멸종된‘코끼리새’
웃기지만절실한구애의춤을추는‘어깨걸이극락조’
그들이우리에게주는위로와깨달음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아이들이학교에서배우는과목은세상을여러갈래로나누고잘개쪼개어압축한다음학년별난이도와단원에맞춰전달한다.국어는수학과완전히다른차원에속하며,영어와사회는아무런관련도없다.하지만세상이과목별시간표대로,학년별단원에맞춰진행될리없다.아무렇게나섞이고뭉뚱그려지고혼란스러운세계를이해하기위해비유와상징이필요한이유이다.우리는밤하늘을바라보며인생을생각하고〈동물의왕국〉을보며세상의비정함을새삼스럽게깨닫는것이다.그런의미에서신인작가신세은의청소년단편집『코끼리는밤에난다』는청소년인물들의일상적고민과문제거리사이에과학과수학같은이과적지식정보를채워넣어인식의확장을꾀하고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
「안녕,케플러」는어린시절부터단짝으로지내던친구가고등학생이된후연인으로발전한애틋한사랑이야기를다루는데도영이의죽음으로부터시작하여윤아가남자친구의죽음을극복하고일상을회복하기까지의시간을보여준다.이과생문학소년도영이는케플러법칙에빗대어사랑고백을하고,도영이가죽은지1년후우주망원경‘케플러’가임무를다했다는소식은윤아에게설명할수없는위로가된다.몇백년전죽은과학자와과학자가죽던날떨어지던유성우,임무를다하고영영우주속으로사라지는우주망원경은네모난교실과자습서,성적표같은청소년들의시시한일상속으로스며들면서새로운의미를만들어낸다.
「코끼리새는밤에난다」와「어깨걸이극락조와함께춤을!」은멸종된마다가스카르의거대한새와우스꽝스러운구애의춤으로유명한열대의새를불러와외모콤플렉스와이성에대한관심이라는십대고유의고민거리옆에세워놓는다.커다란몸집과자그마한눈을가진여학생에게외모란중요한게아니고외모지상주의사회분위기는타파해야한다고소리높여이야기해봐야아무런위로가되지않는다.그아이가생물선생님의악의없는잡담때문에‘코끼리새’라는별명을갖게된것이라면더더욱.「코끼리새는밤에난다」의주은이는반아이들이함부로부르는‘코끼리새’라는별명때문에고통받지만도리어‘코끼리새’의존재덕분에위로를받고상황을극복하기위한용기를얻는다.이미멸종된코끼리새의마음과의지를상상해보는것만으로도주은이를둘러싼갑갑한상황은균열이갈수있는것이다.
「어깨걸이극락조와함께춤을!」역시상대의마음은아랑곳않고공개고백을감행하는십대남학생민우가자신의실수를깨닫고자신을돌아보는데동물의생태가도움을준다.최선을다해구애의춤을추고암컷의마음을얻지못한후에도혼자쓸쓸함을감당하는수컷어깨걸이극락조는얼마나신사적인가.어깨걸이극락조에게배려나심사숙고같은덕목이있을리없겠지만어깨걸이극락조의우스꽝스러운구애의춤앞에서인간은새삼인간적예의를되새기는것이다.이로써마음이들뜬남학생은이성에대한고백이란상대를세심하게살피고배려하면서이루어져야한다는아주당연한사실을배울수있다.

소설속인물,살아있는우리모두가
저마다하나씩우주를갖는다는것은얼마나경이로운일인가

「0.99와1사이」는무한히이어지는0.9999……와1의수학적차이에대해골몰하며수학천재동생을둔평범한십대가겪을만한열등감과외로움에대해이야기하고,「힘과중력,한밤의드라이브」는부모의이혼을겪고관계를새롭게정립하려는엄마와딸이힘과중력에관한뉴턴의법칙에대해이야기하는장면을다룬다.이두작품은충동적으로감행한가출과여행이새로운시선과마음가짐을갖게한다는점또한특징적이다.가족을새롭게바라보기위해서는언제나집을떠나뒤를돌아보는일이필요한것이다.
마지막으로「고만고만한사랑과진로의상관관계에대하여」는‘고만고만한성적’을가진학생과좋은성적을가진학생의미래를마음대로예단하고계급차별적언사를충고랍시고늘어놓는교사의말을뒤로하고,그럼에도불구하고우연히만난대학생오빠를짝사랑하고좋은친구를잃지않으려조심스러워하고이성에대한관심을자신에대한이해로연결시키는등건강하고충만한삶을이어가는십대들의일상을그려보인다.우리의십대들에게성적표와입시,대학서열은여전히중요하고앞으로도중요할것이다.아이들은성적때문에고민하고좌절하겠지만그렇다고학교성적이십대의삶전부라고오해하지는말자.아이들은놀고친구를만나고짝사랑에설레기위해학교에가기도하고,시험공부와성적은꽤나자주,꽤나많은아이들에게뒷전에놓이는문제일것이다.어떤어른이될지,어떤삶을살아갈지모르겠지만청소년기가스무살이후를준비하는데만소요된다는건너무부당하지않은가.
『코끼리새는밤에난다』는얼핏갑갑하고뻔해보이는청소년들의일상에존재하는저마다의우주를펼쳐놓는단편집이다.그우주에는우주망원경케플러와마다가스카르의코끼리새가있고,무한히펼쳐지는0.9999……의숫자와중력이있다.과학과수학의신비한힘은문학속으로들어와청소년들에게빛처럼환한깨달음과솜털처럼따뜻한위안을주고,우리는그안에서아득한우주의크기를경험한다.소설속인물,살아있는우리모두가저마다하나씩우주를갖는다는것은얼마나경이로운일인가.여섯편의단편소설은모의고사성적과대학입시,진로사이에첫사랑과자존감,타인에대한이해같은것들을나란히두고이모든것이청소년들의삶이라는점을넌지시일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