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띄운 편지 - 반올림 61

가자에 띄운 편지 - 반올림 61

$14.00
Description
지금 가자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폭력과 증오의 땅 ‘가자’에 도착한 병 속의 편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가자 지구에 설치된 장벽을 돌파해 1400명 이상을 살해하고 200명 이상의 인질을 끌고 간 것이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적들은 본 적 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전쟁에 돌입했다.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가자 지구 북부 주민 수십만 명이 대피를 시작했고, 폭격을 받은 민간 병원에서 50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길이 41km 너비 10km의 가자 지구를 둘러싼 전쟁은 전세계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컬럼비아대, 뉴욕대, 버클리대, 미시간대 등 미국의 여러 캠퍼스에서 가자 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수백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체포되거나 정학 처분을 받았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이끄는 ‘온라인 인티파다(Electronic Intifada)가 전개되며 친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한편, 반유대주의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가자에 띄운 편지』는 가자 지구를 둘러싼 중동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는 소설로, 유대계 프랑스 작가 발레리 제나티의 작품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가자 지구는 군사적 긴장과 유혈 사태로 가득한 곳이지만 당연하게도 그곳에는 서로를 증오하는 극단주의자들만 살고 있지 않다. 서로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 보통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언제나 화약고로 존재했던 팔레스타인 땅. 한때는 이스라엘과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 사이에 ‘오슬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며 공존과 평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모두가 염원하던 평화로운 일상은 오지 않았다.
『가자에 띄운 편지』의 이야기는 가자 지구 장벽을 사이에 둔 이스라엘인 탈과 팔레스타인인 나임이 주고받는 편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평화주의자 이스라엘 소녀 탈은 군복무 중인 오빠에게 부탁해 병 속에 넣은 편지를 가자 지구로 보낸다. “운 좋게도 이 편지가 너에게 발견되어서 네가 이 글을 끝까지 읽게 된다면, 그리고 너도 나처럼 우리들이 서로를 알아야 할 수천 가지 이유가 있고 무엇보다도 우린 젊으니까 평화 속에서 우리의 삶을 꾸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답장해 줘.” 탈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그저 서로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분쟁 종식과 평화 같은 거창한 목적은 대화를 나눈 이후에야 비로소 가능해질 테니까. 하지만 편지를 발견한 스무 살 팔레스타인 청년에게 이스라엘 소녀의 낭만적인 대화 시도는 결코 곱게 보이지 않는다. 나임은 이메일을 보내 “됐어. 내 생활을 얘기하지는 않겠어.(…) 나는 인간과 얼마나 닮았는지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경하는 원숭이가 아니니까.”라고 반감을 드러낸다. “제대로 작동하는 신호등, 우리 지역의 영화배우들, 국가대표 축구팀, 군복무, 그리고 모두를 위해 하루 종일 열려 있는 학교들”이 없는 가자 지구,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기 위해 어떠한 꿈도 꿀 수 없는 곳에 사는 나임에게는 대화 자체가 의미없기 때문이다.

저자

발레리제나티

저자:발레리제나티
1970년에프랑스니스에서태어났고,열세살때부모님과함께이스라엘로건너가스물한살까지그곳에서생활했다.프랑스로돌아온뒤1999년에『덧셈하나,복잡한상황』으로데뷔하며작가의꿈을이룬제나티는어린이와청소년을위한책들을꾸준히발표해왔고,이제는한해에대여섯차례프랑스를일주해야할정도로독자들의사랑을받고있다.지금은파리에서소설가,번역가,시나리오작가,평론가로활동하고있으며이작품의영화화가결정된뒤시나리오도직접준비하고있다.2003년9월9일에실제로일어난테러를계기로씌어진『가자에띄운편지』는2005년에프랑스에서출간되어‘몽트뢰유탐탐’상을비롯해많은상을받는등언론과평단,독자들에게서뜨거운반응을얻었다.이책은독일과한국에이어영국멕시코폴란드등많은나라에서번역출간될예정이다.지은책으로이스라엘에서의군복무경험을바탕으로쓴소설『내가군인이었을때』를비롯해『선생님이모르는것』,『내일은혁명』,『전쟁에늦어서』등이있다.

역자:이선주
가을이아름다운한국에서태어나,가을이잔인한프랑스에서생활하고있다.논픽션의사실적이고잔혹한세상을곱씹어보며희망을불어넣는생각들을한국의독자들과나누고싶어한다.그런희망을담아이책을옮겼다.지은책으로『유럽의나르시시스트프랑스』,옮긴책으로『펄프』,『행복그게뭔데』,『괜찮아우리는』등이있다.

목차

2003년9월9일예루살렘10
날아가는비둘기들을보다17
희망의유리병하나,편지한통24
답장34
자신과다투기42
왕들의광장에서울린세발의총성49
그리고기차는갑자기멈췄다56
권태와싸우기64
사이버친구?72
탈81
예루살렘에서가자를지나할리우드까지90
가자맨96
누군가의이름이선물이될수있다니103
나임113
모든걸얘기할순없어119
산산조각나다128
가자에는다람쥐들이살지않는다136
큰8자에서빙빙돌다내려오기146
평화는미친사람들에게로155
에탄의고백162
따뜻한점퍼170
이제야모든걸177
옮긴이의말193
2024년개정판독자들에게204

출판사 서평

우리들이서로를알아야할수천가지이유
“제발내게,그리고우리에게기회를줘.”

가자지구에는무차별테러와폭격,파괴된학교건물과병원,울부짖는부상자들만존재하는것이아니다.그곳에도현재를즐기고미래를꿈꾸며일상을살아가는사람들이있다.삶에대한애착과평화에대한갈구는이스라엘인이나팔레스타인인이나똑같지않을까?그래서탈은포기하지않고1995년이스라엘에서열린평화시위를,그곳에참여했던사람들이팔레스타인에대해보여주었던믿음과기대를이야기한다.“내게답장을보냈으니난바로거기에의미를두려고해.제발내게,그리고우리에게기회를줘.”우여곡절끝에편지를주고받기시작하면서탈은봉쇄지구에사는팔레스타인청년나임의슬픔과절망을이해하고나임은폭탄테러에휩쓸린탈의안위를걱정한다.“제발내부탁을들어줘.살아있어줘.무사해줘.”서로를걱정하고서로의삶을응원하는이들사이에증오와폭력이자리잡을수는없는법이다.
『가자에띄운편지』는폭력의악순환을끊기위한유일한방법을제안한다.이스라엘과팔레스타인의젊은이들이해묵은증오의감정을내려놓고진심으로대화를나누는것.탈과나임은편지를주고받으면서각자의상처와불안을극복하고더깊은연대의가능성을보여준다.마지막에이르면3년뒤로마에서만날것을약속하면서로맨스의가능성을내비치기도하지만중요한것은탈과나임이대화를나누며각자의삶을보다단단하게다질수있었다는점이다.이후이야기는어떻게될까.
발레리제나티가이책을쓰게된것은2003년9월9일오슬로협정10주년이되던해에자행되었던폭탄테러때문이다.이스라엘에사는친구와전화통화를하다가폭발음을듣게되고전쟁이결코멀리있지않다는사실을절감하며써내려간작품이다.이스라엘에서청소년기를보낸작가는“각자하나의개체로존재하는사람들의얘기를귀담아들어주면상처들이나아질수도있다”고말한다.이번개정판에부친작가의말에서도양쪽젊은이들이서로를이해하지못하면최악의상황으로치달을수있다고경고한다.“이책은20년전에쓰였지만저는여전히젊은탈과나임이가진열망을통해세상을바라보고있습니다.각자가자유로운개인으로존재할수있기를바라는깊은소망과함께,그들의표정과역사,꿈을존중하는마음으로말입니다.여러분이이책에서만날인물들은오직한가지의가능한해결책을가지고있습니다.바로대화이지요.비록그것이불가능해보일지라도말이에요.모든사람을위한인도주의와함께요.”
좋은책은시절을가리지않는법이지만어떤책들은꼭읽어야할때가있기마련이다.도무지출구가보이지않는것처럼보여도여전히그곳에는이스라엘민간인에대한테러가잘못되었다고여기는팔레스타인사람과팔레스타인사람들도자기들만의나라를세울권리가있다고생각하는이스라엘사람들이있다.누군가를미워하기보다사랑하기를원하고,전쟁보다평화를바라는보통사람들말이다.평화를향한간절함을제대로알기위해서는그들의목소리에귀를기울일필요가있다.지금우리가『가자에띄운편지』를읽어야하는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