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모락모락

이야기가 모락모락

$14.00
Description
옛날옛날 무시무시한 귀신을 물리친 꼬마가 있었지,
이야기를 들을 사람 모두모두 모여라!
모든 아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실은 모든 인류가 '호모 픽투스'라고 불릴 만큼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아이들의 이야기 사랑은 특별한 데가 있다. 오죽하면 어느 집에 살던 쥐들이 장마철에 이사를 간다며 한 마리가 퐁당, 두 마리가 퐁당, 세 마리가 퐁당…… 하는 식으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옛이야기들이 있을까. 이건 다 만족할 줄 모르는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고안해낸 어른들의 꼼수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이야기라도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귀 기울인다. 이야기에 관한 한 아이들은 밑 빠진 항아리와 같고, 덕분에 바쁘고 피곤한 엄마 아빠 대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대개 할머니할아버지들이다. 이야기만큼 격세유전이 잘 이루어지는 분야도 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째서 그렇게 이야기를 좋아하는 걸까?
박혜원의 동화 『이야기가 모락모락』은 바로 이야기와 이야기하기, 이야기를 통한 관계 맺기에 대해 들려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고요는 자타공인 이야기 대장이다. 틈만 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고요 곁에 아이들이 모여드는 건 당연지사. 고요는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소중히 기억했다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남다른 기쁨을 느낀다. 고요가 목소리를 줄였다 높였다 팔을 펼쳤다 접었다 할 때마다 아이들은 숨을 죽인다. 이야기 끝에는 모든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또 다른 이야기 마당이 펼쳐지는데 그 자체로 즐거운 놀이가 되기도 한다. 물론 한참 이야기하고 있을 때 “거짓말! 귀신이 어디 있어?” 하고 초를 치는 은채 같은 아이도 있다. 우리 할머니가 어렸을 때 귀신을 만났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이라고? 고요는 화가 나지만 딱히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는 않는다.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얼마 전 돌아가셨고 이야기를 그냥 믿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
진짜 이야기와 가짜 이야기가 따로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가 진짜 이야기일까? 이야기처럼 이야기에 대한 질문도 끝이 없다. 게다가 고요는 같은 반 주안이의 부탁을 받아 동생 루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얼마 전 키우던 고양이가 죽어서 슬퍼하던 루아에게 고요의 고양이 이야기는 큰 위로가 된다. 고요도 이야기를 들려주며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 하지만 매일매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또 하니 이야기가 바닥날 수밖에.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가 다 떨어졌는데 어떡하지?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조금씩 지어내지만 이것도 진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한계에 다다른 고요는 다행히 여름방학을 맞아 잠깐 시간을 벌게 된다.
저자

박혜원

이야기를상상하고,모으고,지을때가장행복합니다.꾸준히이야기를지으며살아가는게꿈입니다.2017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동화로등단했으며지은책으로는『거품가족』이있습니다.

목차

입안이간질간질7
거짓말쟁이가아니야16
줄무늬고양이가된토끼26
할머니집에서여름방학을39
영웅고양이는무슨!49
자신감이퐁퐁64
진짜이야기가모락모락79
작가의말90

출판사 서평

이야기와이야기하기,이야기를통한관계맺기
이야기에담긴따뜻한온기와단단한위로

이야기는분명히재미있는오락거리지만재미가전부는아니다.이야기를함께나누며마음을전하고서로를이해하고감정이입을하는과정에서특별한정서적유대를얻을수있기때문이다.고요의이야기를듣고난아이들은각자의감정과근황을털어놓고거기에반응하면서서로에게친근하게다가간다.고요는그렇게이야기를나누는아이들사이에서모락모락빵굽는냄새가나는것같다고느낀다.동생의슬픔을달래주고싶어하는주안이와최선을다해루아를웃게해주려고노력하는고요는루아가즐거워하는모습을통해도리어위안을받기도한다.이처럼모든이야기에는따뜻한온기가담겨있다.이야기는들려주고듣는것이며,언제나사람들을한데모아주니말이다.
고요와엄마는여름방학한달간돌아가신할머니의시골집에머무르며다시한번이야기가얼마나소중한지경험한다.그곳에서고요는말하는고양이구름이를만나할머니이야기가진짜라는것을확인하는가하면자기만의이야기를수집한다.고양이가말을하다니말도안된다고?하지만이야기에서는얼마든지가능하다.이야기속에서는세상을떠난할머니가여전히살아있을수있고,병에걸려죽은고양이가영웅이되는것도다가능하니까.처음에고요는할머니에게서들은이야기가사실이라고믿고진짜이야기만이가치있다고생각했지만이제아니다.이야기는얼마든지지어낼수있는것이고지어낸이야기도'진짜'일수있는것이다.할머니를떠나보낸뒤깊은우울에빠져있던엄마가마침내슬픔을극복하는것도자꾸만찾아와서귀찮게구는옆집할머니와고요의이야기를들으러모여든이웃들덕분이다.이처럼이야기는사람과사람을잇고가깝게만들고서로서로위로와응원을건네게한다.진짜와가짜를가리는대신이야기를나누는일자체를즐기고이야기에담긴메시지와진심에호응한다면모든이야기는진짜가된다.
『이야기가모락모락』은주인공고요를교실안이야기꾼으로내세워'이야기짓는어린이'가얼마나근사한지잘보여준다.할머니의이야기를귀담아듣고자란고요가이야기를통해사람들을불러모으고,슬픔에빠진사람들을위로하고,들고양이구름이의안락한삶까지마련해주는걸보라.고요는조그맣고연약한어린이지만누구도하지못한일들을해낸다.여기에바로이야기의의미와가치가담겨있는것이다.세상모든이야기의주인공은힘이없고약하다.어쩌면그래서어린이들이이야기를좋아하는것이아닐까?이야기를좋아하는모든어린이들에게권할만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