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파랑은 슬픔, 빨강은 분노, 노랑은 기쁨
입고 있는 옷 색깔로 기분을 드러낼 수 있을까?
입고 있는 옷 색깔로 기분을 드러낼 수 있을까?
색채심리학에 의하면 색깔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감정을 표현하며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빨강, 노랑, 주황 같은 따뜻한 색은 열정이나 사랑, 위험, 힘과 연관되어 있고, 파랑, 초록, 보라 같은 차가운 색은 평온, 냉담, 슬픔 또는 집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색깔이 유발하는 감정은 개인의 경험과 문화적·사회적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데 특히 색깔에 부여된 상징적 의미는 문화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서양에서는 흰색이 순수나 무죄를 상징하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애도와 죽음에 관련되는 식이다. 색깔이 인간의 감정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은 흥미로울 뿐 아니라 유용하기도 하다. 미술이나 영화 같은 예술 분야에 활용할 수도 있고 브랜드 디자인, 광고, 마케팅 같은 실용적인 분야에서도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색깔과 기분을 연결 지어 생각하곤 한다.
그림책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에 등장하는 곰과 사슴, 다람쥐는 색채심리학 신봉자들이다. 누군가 특정 색깔 옷을 입으면 그 옷이 기분을 드러낸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동물 친구들은 파랑 옷을 입은 여우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 호들갑을 떨며 안쓰러워하고 도와주려고 한다. 파랑은 슬픔과 우울을 나타내는 색깔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의 친구 여우가 슬퍼하고 있는 게 분명해. 문제는 이 다정한 친구들이 여우의 기분을 완전히 잘못 파악했다는 것이다. “뭐? 내가 슬프다고? 전혀 아니야! 난 기분이 정말 좋은데!”
어리둥절한 여우와 달리 나머지 친구들은 색깔이 기분을 드러내준다는 믿음이 너무나도 확고하다. 기분이 좋다고? 그렇다면 노랑 옷을 입어야 한다. 여우가 말도 안 된다고 화를 내자 이번엔 짜증을 표현할 수 있도록 빨강 옷을 권한다. 친구들의 오지랖에 지긋지긋해진 여우가 쉬러 가겠다고 하자 득달같이 평화와 고요의 색 초록 옷을 잔뜩 가져오는 친구들. 마침내 여우는 폭발하고 만다. 그만그만! 도대체 어쩌다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야?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
내 기분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색깔은 아름답다. 시각은 우리가 가진 가장 중요한 감각이고, 색채는 시각이 파악할 수 있는 첫 번째 정보이다. 색깔을 기분이나 감정에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정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색은 우리 생활을 다채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식과 이론이 그렇듯 색깔과 감정의 연관성을 도식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함정에 빠지곤 한다. 무엇보다 여우는 친구들과 달리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옷 색깔을 고를 생각이 전혀 없다. 친구들은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옷 색깔만 보고 여우의 기분을 지레짐작했던 것이다. 여우는 파랑색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슬프다는 뜻이 아니고, 기분이 나쁜 날에도 노랑 옷을 입는다. 언제든 어떤 기분이든 입고 싶은 옷을 입을 거라는 여우의 말에 곰이 대답한다. “화가 날 때만 빨강 코트를 입을 수 있는 게 아니란 거지? 좋은 소식인걸!”
남의 기분이나 감정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는 확신은 위험할 수 있다.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물며 입은 옷이 어떤 색깔이냐에 따라 기분을 짐작하거나 반대로 기분에 따라 특정 색깔 옷을 강요하는 일은 자칫 무례한 행동이 될 수 있다. 친구들은 여우를 친근하게 대하고 도와주려고 했지만 노랑 옷을 입어라, 초록 옷을 입어라, 참견을 하는 통에 여우는 화를 내고 짜증스러워한다. 하지만 여우가 아니었다면 곰과 사슴, 다람쥐는 색깔이 자유롭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덕분에 동물 친구들은 이제 입고 싶은 옷을 마음껏 입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나자 세상은 훨씬 환하고 아름다워진다. “모든 색깔을 전부 즐길 수 있다니. 정말 멋지다!”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은 그림책답게 그림과 채색을 통해 색깔을 유연하게 즐기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보여준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동물들의 옷에 담긴 노랑, 파랑, 빨강, 초록을 제외하고 나머지 숲이 모조리 모노톤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다 우리의 동물 친구들이 색깔이 자유로운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마자 숲속은 온갖 색채로 가득 찬다. 화면이 알록달록 색깔로 물들자 동물들의 표정도 훨씬 밝아 보인다.
이야기의 정점은 알록달록한 새 한 마리가 화가 난 듯 슬픈 듯 오묘한 표정으로 등장한 대목이다. 동물들이 이전처럼 색깔로 기분을 짐작하려고 했다면 빨강, 파랑, 연두, 보라 등 다양한 색깔의 깃털을 갖고 있는 새를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새의 표정을 읽어 보려고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사슴이 보기에는 화가 난 것 같고, 다람쥐는 슬퍼 보인다고 하고, 여우는 새가 겁먹은 것 같다고 하는 등 저마다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있으려니 새가 시원스레 볼일을 보고는 날아가 버리는 게 아닌가. 아하, 새는 그냥 똥이 마려운 거였구나! 잔뜩 찌푸린 얼굴은 분노나 슬픔, 두려움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그저 힘을 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표정을 파악하는 것도 결코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은 색깔을 기분으로부터 자유롭게 풀어주는 동시에 타인의 감정을 읽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야기한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감정과 기분을 멋대로 짐작하지 말고 서로서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눌 것. 여우와 곰, 사슴과 다람쥐가 이 모든 일을 함께 겪고 대화를 나누며 이해의 폭을 넓혀갔던 것처럼 말이다. 아름답고 귀여운 그림을 통해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그림책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에 등장하는 곰과 사슴, 다람쥐는 색채심리학 신봉자들이다. 누군가 특정 색깔 옷을 입으면 그 옷이 기분을 드러낸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동물 친구들은 파랑 옷을 입은 여우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 호들갑을 떨며 안쓰러워하고 도와주려고 한다. 파랑은 슬픔과 우울을 나타내는 색깔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의 친구 여우가 슬퍼하고 있는 게 분명해. 문제는 이 다정한 친구들이 여우의 기분을 완전히 잘못 파악했다는 것이다. “뭐? 내가 슬프다고? 전혀 아니야! 난 기분이 정말 좋은데!”
어리둥절한 여우와 달리 나머지 친구들은 색깔이 기분을 드러내준다는 믿음이 너무나도 확고하다. 기분이 좋다고? 그렇다면 노랑 옷을 입어야 한다. 여우가 말도 안 된다고 화를 내자 이번엔 짜증을 표현할 수 있도록 빨강 옷을 권한다. 친구들의 오지랖에 지긋지긋해진 여우가 쉬러 가겠다고 하자 득달같이 평화와 고요의 색 초록 옷을 잔뜩 가져오는 친구들. 마침내 여우는 폭발하고 만다. 그만그만! 도대체 어쩌다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야?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
내 기분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색깔은 아름답다. 시각은 우리가 가진 가장 중요한 감각이고, 색채는 시각이 파악할 수 있는 첫 번째 정보이다. 색깔을 기분이나 감정에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정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색은 우리 생활을 다채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식과 이론이 그렇듯 색깔과 감정의 연관성을 도식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함정에 빠지곤 한다. 무엇보다 여우는 친구들과 달리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옷 색깔을 고를 생각이 전혀 없다. 친구들은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옷 색깔만 보고 여우의 기분을 지레짐작했던 것이다. 여우는 파랑색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슬프다는 뜻이 아니고, 기분이 나쁜 날에도 노랑 옷을 입는다. 언제든 어떤 기분이든 입고 싶은 옷을 입을 거라는 여우의 말에 곰이 대답한다. “화가 날 때만 빨강 코트를 입을 수 있는 게 아니란 거지? 좋은 소식인걸!”
남의 기분이나 감정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는 확신은 위험할 수 있다.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물며 입은 옷이 어떤 색깔이냐에 따라 기분을 짐작하거나 반대로 기분에 따라 특정 색깔 옷을 강요하는 일은 자칫 무례한 행동이 될 수 있다. 친구들은 여우를 친근하게 대하고 도와주려고 했지만 노랑 옷을 입어라, 초록 옷을 입어라, 참견을 하는 통에 여우는 화를 내고 짜증스러워한다. 하지만 여우가 아니었다면 곰과 사슴, 다람쥐는 색깔이 자유롭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덕분에 동물 친구들은 이제 입고 싶은 옷을 마음껏 입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나자 세상은 훨씬 환하고 아름다워진다. “모든 색깔을 전부 즐길 수 있다니. 정말 멋지다!”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은 그림책답게 그림과 채색을 통해 색깔을 유연하게 즐기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보여준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동물들의 옷에 담긴 노랑, 파랑, 빨강, 초록을 제외하고 나머지 숲이 모조리 모노톤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다 우리의 동물 친구들이 색깔이 자유로운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자마자 숲속은 온갖 색채로 가득 찬다. 화면이 알록달록 색깔로 물들자 동물들의 표정도 훨씬 밝아 보인다.
이야기의 정점은 알록달록한 새 한 마리가 화가 난 듯 슬픈 듯 오묘한 표정으로 등장한 대목이다. 동물들이 이전처럼 색깔로 기분을 짐작하려고 했다면 빨강, 파랑, 연두, 보라 등 다양한 색깔의 깃털을 갖고 있는 새를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새의 표정을 읽어 보려고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사슴이 보기에는 화가 난 것 같고, 다람쥐는 슬퍼 보인다고 하고, 여우는 새가 겁먹은 것 같다고 하는 등 저마다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있으려니 새가 시원스레 볼일을 보고는 날아가 버리는 게 아닌가. 아하, 새는 그냥 똥이 마려운 거였구나! 잔뜩 찌푸린 얼굴은 분노나 슬픔, 두려움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그저 힘을 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표정을 파악하는 것도 결코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은 색깔을 기분으로부터 자유롭게 풀어주는 동시에 타인의 감정을 읽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야기한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감정과 기분을 멋대로 짐작하지 말고 서로서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눌 것. 여우와 곰, 사슴과 다람쥐가 이 모든 일을 함께 겪고 대화를 나누며 이해의 폭을 넓혀갔던 것처럼 말이다. 아름답고 귀여운 그림을 통해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빨강은 빨강 파랑은 파랑 - 알맹이 그림책 75 (양장)
$1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