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 : 햄스터와 저주 인형 - 반올림 63

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 : 햄스터와 저주 인형 - 반올림 63

$18.80
Description
소뵈르 상담소에 오세요, 당신을 구원해 드립니다
혼란과 상실의 시대, 상담소에 모여든 사람들
2015년 1월 7일 오전, 복면을 쓴 테러리스트 두 명이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풍자 신문 〈샤를리 에브도〉 본사에 난입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성향의 형제 테러리스트는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가장 위대하시다)”를 외치며 총기를 난사했고, 이 사건으로 경찰관을 포함해 열두 명이 사망했으며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테러리스트들은 이틀 뒤 경찰특공대에 의해 사살되었으나 이 사건이 불러일으킨 사회적 불안과 공포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마리 오드 뮈라이유의 소설 『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는 이 끔찍한 테러 직후 프랑스 도시 오를레앙을 배경으로 심리상담가 소뵈르와 그의 아들 라자르,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90cm의 장신에 호리호리한 몸매, 매력적인 외모, 나지막하고 부드러움 음색을 갖고 있는 소뵈르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출신의 흑인으로 백인 아내를 잃고 아들 라자르와 단둘이 살고 있다. 능력 있는 상담가로서 소뵈르가 만나는 내담자 중에는 자해, 학교공포증, 야뇨증, 성정체성 혼란 등 갖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 곁에는 언제나 또다른 문제를 겪고 있는 어른들이 있다. 어른들은 배우자와 다투고 이혼하고 또다른 파트너를 만나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강압적인 훈육, 가스라이팅을 통해 아이를 문제 상황으로 내몬다. 때로는 단지 너무 고단하거나 나약해서, 혹은 그 자신의 정신적 문제 때문에 아이들을 충분히 돌봐줄 수 없는 부모들도 있다. 무슬림들이 학교를 공격할 거라는 음모론을 설파하며 찻길에서 전단지를 뿌리는 가뱅의 엄마처럼 말이다.
열 살짜리 라자르는 틈틈이 아버지 사무실에 귀를 대고 상담 내용을 엿들으며 뒤죽박죽 심리학적 지식을 흡수하고 간접적으로 세상을 배운다. 상담실에서 이야기되는 문제들은 아직 순진한 라자르에게 그저 이상하고 어리둥절한 일일지 몰라도 상담가 소뵈르에게는 차근차근 풀어내야 할 실꾸러미에 가깝다. 까다롭고 답답한 작업이지만 오랫동안 주의를 기울이고 찬찬히 조심스럽게 풀어내야 할 문제들. 소뵈르는 환자들과 약속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상처와 고통,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한편 어린 아들을 돌봐야 한다. 가끔은 엄마의 입원으로 방치된 고등학생 가뱅을 집으로 데려와 재우거나 자살 시도한 중학생 마르고를 구하기 위해 한밤중에 뛰어나가는 등 뜻밖의 일들도 처리해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뵈르의 상담소를 겸한 집 근처에 수상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그리고 마르티니크 사람들이 철석같이 믿고 있는 저주 꾸러미 ‘캥부아’가 발견되면서 소뵈르와 라자르는 각자 고민에 휩싸인다. 도대체 누가 소뵈르 부자를 저주하는가.

자해, 학교공포증, 성정체성 혼란, 망상장애, 야뇨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쉽게 절망하지 않는 이유

소뵈르‘sauveur’는 프랑스어로 구원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소뵈르 박사가 모두를 구해낼 수는 없다. 게다가 환자들이 처한 문제의 대부분은 상담가 한 사람의 능력치를 훨씬 벗어난다. 이를테면 인종차별이나 가부장주의, 이성애중심주의 같은 문제들. 수시로 팔목에 상처를 내는 마르고는 이혼한 부모 사이에서 통제광 아버지의 가스라이팅으로 고통받고, 학교공포증을 앓고 있는 엘라는 성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열 살짜리 시릴의 야뇨증이 아이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듯이, 대부분의 현상은 깊이 숨겨져 있는 근원적인 문제를 드러내준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종교적·문화적 갈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이 작품도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프랑스의 난감한 사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시험을 받기 전까지 모든 문제는 감추어져 있곤 한다. 그리하여 라자르를 2년 동안이나 봐주던 보모가 아이 앞에서 혐오 발언을 함부로 쏟아내던 극렬인종차별주의자라는 사실이 뒤늦게서야 밝혀지는 것이다.
이야기는 프랑스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배경으로 다양한 내담자들의 사연을 보여주는데 그들의 상담 과정이 하나하나 풀려 나가는 동시에, 소뵈르의 집을 어른거리는 수상쩍은 그림자에 대한 미스터리도 밝혀진다. 마르티니크에서 부유한 백인 부부의 양자로 자란 소뵈르는 피부색 검은 백인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어떤 사연을 갖게 되었을까? 아내의 죽음을 둘러싼 고통스러운 기억은 과연 무엇일까? 어린 라자르는 이 모든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마침내 소뵈르가 마르티니크에 가서 라자르에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아들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고 기꺼이 믿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불신과 억압, 배제만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는 사회적 혼란과 개인의 심리적 상처, 인종차별과 세대 갈등 등 꽤 심각한 주제를 밀도 있게 다루는 작품인데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꽤나 밝고 유쾌하다. 라자르의 웃기는 햄스터 양육기가 중간중간 서사적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등 가벼운 에피소드들도 많다. 이 소설이 이렇게 발랄하고 따뜻한 것은 마리 오드 뮈라이유 특유의 유머 감각과 인간에 대한 애정 덕분이다. 무엇보다도 라자르를 비롯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어린이, 청소년 인물들은 누구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이가 없다. 소뵈르의 상담실에 찾아온 아이들이 편견 없이 숨겨진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우리는 아직 절망할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된다. 여러 등장인물이 저마다 개성과 서사를 갖추고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 돋보이는데, 여기에 약간의 로맨스까지 담겨 있어 장편소설 읽는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저자

마리오드뮈라이유

저자:마리오드뮈라이유
1954년프랑스아브르의예술가집안에서태어나소르본대학에서현대문학을전공했다.1986년부터청소년문학작품을쓰기시작했고,약90여권의책이국경을넘어22개언어로번역되었다.『용감한꼬마해적』과『거저먹기외국어』로프랑스도서관협회및아동문학전문서점연합에서수여하는소르시에르상을수상했다.『푸른등』의작가모카의언니이기도하다.지은책으로『열네살의인턴십』『열여섯살베이비시터』『오!보이』등이있다.어린이·청소년책읽기운동을전개했고,난민어린이보호운동에도힘써2004년문학과교육에기여한공로로레지옹도뇌르훈장을받았으며2022년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상을수상했다.

역자:윤예니
서울에서태어나대학에서불문학을전공하고프랑스에서문화프로젝트기획을공부했다.지금은우리문학을프랑스어로,프랑스문학을우리말로옮기는일을하며,이화여자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에서학생들을가르친다.옮긴책으로『아나이스닌:거짓의바다에서』『지구를사랑한다면,바르바라처럼』『동물들의머릿속』등이있다.

목차

소뵈르박사의상담일지7
옮긴이의말316

출판사 서평

★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상수상작가마리오드뮈라이유
★7권까지연이은후속작출간,30만부판매대형베스트셀러

소뵈르상담소에오세요,당신을구원해드립니다
혼란과상실의시대,상담소에모여든사람들

2015년1월7일오전,복면을쓴테러리스트두명이프랑스파리에위치한풍자신문<샤를리에브도>본사에난입했다.이슬람원리주의성향의형제테러리스트는“알라후아크바르(신은가장위대하시다)”를외치며총기를난사했고,이사건으로경찰관을포함해열두명이사망했으며다수의부상자가발생했다.테러리스트들은이틀뒤경찰특공대에의해사살되었으나이사건이불러일으킨사회적불안과공포는쉽게가시지않았다.마리오드뮈라이유의소설『소뵈르박사의상담일지』는이끔찍한테러직후프랑스도시오를레앙을배경으로심리상담가소뵈르와그의아들라자르,상담소를찾는사람들의이야기를들려준다.
190cm의장신에호리호리한몸매,매력적인외모,나지막하고부드러움음색을갖고있는소뵈르는프랑스령마르티니크출신의흑인으로백인아내를잃고아들라자르와단둘이살고있다.능력있는상담가로서소뵈르가만나는내담자중에는자해,학교공포증,야뇨증,성정체성혼란등갖가지문제들을안고있는아이들이많다.그리고그런아이들곁에는언제나또다른문제를겪고있는어른들이있다.어른들은배우자와다투고이혼하고또다른파트너를만나는과정에서아이들을혼란스럽게하거나강압적인훈육,가스라이팅을통해아이를문제상황으로내몬다.때로는단지너무고단하거나나약해서,혹은그자신의정신적문제때문에아이들을충분히돌봐줄수없는부모들도있다.무슬림들이학교를공격할거라는음모론을설파하며찻길에서전단지를뿌리는가뱅의엄마처럼말이다.
열살짜리라자르는틈틈이아버지사무실에귀를대고상담내용을엿들으며뒤죽박죽심리학적지식을흡수하고간접적으로세상을배운다.상담실에서이야기되는문제들은아직순진한라자르에게그저이상하고어리둥절한일일지몰라도상담가소뵈르에게는차근차근풀어내야할실꾸러미에가깝다.까다롭고답답한작업이지만오랫동안주의를기울이고찬찬히조심스럽게풀어내야할문제들.소뵈르는환자들과약속을잡고이야기를나누며그들의상처와고통,근본적인원인을찾는한편어린아들을돌봐야한다.가끔은엄마의입원으로방치된고등학생가뱅을집으로데려와재우거나자살시도한중학생마르고를구하기위해한밤중에뛰어나가는등뜻밖의일들도처리해야한다.그러던어느날,소뵈르의상담소를겸한집근처에수상한그림자가어른거린다.그리고마르티니크사람들이철석같이믿고있는저주꾸러미‘캥부아’가발견되면서소뵈르와라자르는각자고민에휩싸인다.도대체누가소뵈르부자를저주하는가.

자해,학교공포증,성정체성혼란,망상장애,야뇨증……
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가쉽게절망하지않는이유

소뵈르‘sauveur’는프랑스어로구원자라는뜻을갖고있다.그러나소뵈르박사가모두를구해낼수는없다.게다가환자들이처한문제의대부분은상담가한사람의능력치를훨씬벗어난다.이를테면인종차별이나가부장주의,이성애중심주의같은문제들.수시로팔목에상처를내는마르고는이혼한부모사이에서통제광아버지의가스라이팅으로고통받고,학교공포증을앓고있는엘라는성정체성혼란을겪고있다.열살짜리시릴의야뇨증이아이가위험에노출되어있다는사실을알려주었듯이,대부분의현상은깊이숨겨져있는근원적인문제를드러내준다.샤를리에브도테러가종교적·문화적갈등을기반으로하고있는것처럼이작품도다양한인종이모여사는프랑스의난감한사정을솔직하게드러낸다.시험을받기전까지모든문제는감추어져있곤한다.그리하여라자르를2년동안이나봐주던보모가아이앞에서혐오발언을함부로쏟아내던극렬인종차별주의자라는사실이뒤늦게서야밝혀지는것이다.
이야기는프랑스의혼란스러운사회상을배경으로다양한내담자들의사연을보여주는데그들의상담과정이하나하나풀려나가는동시에,소뵈르의집을어른거리는수상쩍은그림자에대한미스터리도밝혀진다.마르티니크에서부유한백인부부의양자로자란소뵈르는피부색검은백인으로자라는과정에서어떤사연을갖게되었을까?아내의죽음을둘러싼고통스러운기억은과연무엇일까?어린라자르는이모든사실을어떻게받아들일수있을까?마침내소뵈르가마르티니크에가서라자르에게모든이야기를털어놓을수있었던것은어린아들의생각과감정을존중하고기꺼이믿어주었기때문에가능하다.불신과억압,배제만으로는어떤문제도해결할수없다는것을잘알기때문이다.
『소뵈르박사의상담일지』는사회적혼란과개인의심리적상처,인종차별과세대갈등등꽤심각한주제를밀도있게다루는작품인데도전체적인분위기는꽤나밝고유쾌하다.라자르의웃기는햄스터양육기가중간중간서사적긴장감을누그러뜨리는등가벼운에피소드들도많다.이소설이이렇게발랄하고따뜻한것은마리오드뮈라이유특유의유머감각과인간에대한애정덕분이다.무엇보다도라자르를비롯해이작품에등장하는어린이,청소년인물들은누구하나사랑스럽지않은이가없다.소뵈르의상담실에찾아온아이들이편견없이숨겨진이야기를털어놓을때우리는아직절망할때가아니라는사실을분명히깨닫게된다.여러등장인물이저마다개성과서사를갖추고자기목소리를내고있다는점이돋보이는데,여기에약간의로맨스까지담겨있어장편소설읽는재미를톡톡히느낄수있는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