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세상의 끝에서 만난 첫사랑
그러나 끝내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러나 끝내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혹은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는 게 의미 없고 한심하다는 것쯤은 아이들도 알고 있다. 내가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것을 사진 찍고 SNS에 올리고 자랑하는 일이란 피차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구입하는 것 말고 무엇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근거 없는 자신감과 시시때때로 마음을 좀먹는 열패감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데, 문제는 청소년들이 자신감을 드러내거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동원할 만한 수단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성적이나 외모? 모든 아이들이 1등이 될 수는 없는 일이고, 외모란 언제나 불만족스럽기만 하다. 정신적 자유라거나 인문학적 사유 같은 건…… 당연히 씨알도 안 먹힐 소리다. 그래서 찾은 대안, 혹은 유일한 방법이 바로 소비다. 바야흐로 소비문화를 빼놓고는 십대 문화를 이야기하기조차 어려운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미카엘 올리비에의 『다 없어져 버렸으면』은 청소년소설로는 보기 드물게 소비주의에 대한 묵직한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첫 번째 장에서 주인공 위고는 아빠와 의견 충돌을 빚고 “앞으로 뭘 하고 싶냐?”는 아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지난 다섯 해를 회상한다. 엄마 아빠의 직장 때문에 프랑스 본토를 떠나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요트에서 살게 된 위고. 프랑스령 마요트는 원주민인 마오레족이 살고 있고, 여러 모로 낙후된 곳이라 아무래도 낯설고 불편하다. 하지만 위고는 ‘본토에서 온 백인’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한 채 마요트에서의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간다.
어느덧 3년의 시간이 흐르고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간 위고는 마오레족 소녀 자이나바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부주의하고 무분별하게 사랑을 나눈 나머지 자이나바가 임신을 하고, 상황에 몰린 위고는 모든 일의 뒷수습을 어른들에게 맡겨놓고 허둥지둥 마요트를 떠나게 된다. 위고도 자신이 비겁하고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위고가 자이나바를 비롯한 마오레족 청소년들처럼 성숙한 삶의 태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며, 마요트에 충분히 동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고는 그저 나약하고 미숙한 백인 소년에 불과했던 것이다. 프랑스행 비행기 안에서 수치심에 휩싸여 눈물을 흘리는 것 말고 위고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카엘 올리비에의 『다 없어져 버렸으면』은 청소년소설로는 보기 드물게 소비주의에 대한 묵직한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첫 번째 장에서 주인공 위고는 아빠와 의견 충돌을 빚고 “앞으로 뭘 하고 싶냐?”는 아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지난 다섯 해를 회상한다. 엄마 아빠의 직장 때문에 프랑스 본토를 떠나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요트에서 살게 된 위고. 프랑스령 마요트는 원주민인 마오레족이 살고 있고, 여러 모로 낙후된 곳이라 아무래도 낯설고 불편하다. 하지만 위고는 ‘본토에서 온 백인’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한 채 마요트에서의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간다.
어느덧 3년의 시간이 흐르고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간 위고는 마오레족 소녀 자이나바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부주의하고 무분별하게 사랑을 나눈 나머지 자이나바가 임신을 하고, 상황에 몰린 위고는 모든 일의 뒷수습을 어른들에게 맡겨놓고 허둥지둥 마요트를 떠나게 된다. 위고도 자신이 비겁하고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위고가 자이나바를 비롯한 마오레족 청소년들처럼 성숙한 삶의 태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며, 마요트에 충분히 동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고는 그저 나약하고 미숙한 백인 소년에 불과했던 것이다. 프랑스행 비행기 안에서 수치심에 휩싸여 눈물을 흘리는 것 말고 위고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다 없어져 버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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