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기(큰글자책) (최형준 수필집)

방랑기(큰글자책) (최형준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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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떠돌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날들
작가 최형준, 유랑의 파편을 모은 세 번째 수필집
혼자인 게 싫은 건지, 아니면 제대로 혼자가 되고 싶은 건지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채 혼자이다. 어이가 없도록 파릇한 나이이다.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라도 이것보다는 즐겁게 보내야 한다. 아, 나는 깨닫고 만다. 이 세상에서 내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하지 않고 있는 건 나 하나뿐이라고. _본문 197p

두 번째 수필집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를 통해 일상의 곳곳에 스며든 경이로운 사랑을 보여 주었던 최형준 작가의 신작이 1년 만에 출간되었다. 낭만을 예찬했던 첫 번째 책과 사랑을 노래했던 두 번째 책을 집필한 후, 이번 책에는 ‘생활과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책을 선보였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책 중간중간에 작가가 직접 찍은 흑백 필름 사진을 실었다. 사진 속 풍경과 오브제는 진솔한 그의 문장과 어우러져 그가 겪고 체험한 방랑을 더욱 구체적으로 실감 나게 해 준다.

살아감의 근원은 방랑에 있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든, 매일 밤이면 ‘내일’을 맞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지향하고자 하는 바와 점점 가까워지는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하루하루 올바르게 방랑하며 무언가를 잃어가고, 뜻하지 않던 것과 부딪히고, 어떤 날은 나 자신을 증오하고 어떤 날은 나 자신을 애틋하게 여기며 주어진 시간을 표류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나날이기에, 미숙한 우리는 불어오는 바람에 여봐란듯이 흩날리며 불현듯, 무척이나 슬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오늘 우리의 방랑은 너무나 멋졌다는 것. 비록 그것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것 같아 허망하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우리가 추억할 청춘의 한 자락에서 가장 빛나고 있을 순간은 바로 오늘의 방랑일 것이다. 자신을 위해 애써 주는 더 많은 것들을 좋아하면서 더 맹렬히 방랑하기로 결정한 작가처럼, 지금의 이 불확실함과 불안을 아름다운 장신구처럼 걸치고 더욱 반짝이는 당신이 되자.

훗날 우리가 지칠 때마다 꺼내 볼
부적 같은 온전한 순간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 여름 휴가의 해변, 예술적 흐름을 중시하며 공들여 꾸민 작업실, 데카당한 정취를 풍기는 커피숍에서 크림 소다를 마시며 쓰는 센티멘탈 취재 일지. 이 책에 실린 작가의 푸르른 방랑기를 읽으며, 우리가 흘려보낸 날들 또한 이처럼 다채로웠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
저자

최형준

1997年8月8日生
글과사진을만들고가다듬는다.
잊혀가는아름다움을
유일한아름다움이라여긴다.

2020「우울보다낭만이기를」
2022「그러나우리가사랑으로」를출간했다.

Instagram@gudwns97

목차

Prologue

1.유랑
고마워요,친절한켄트미어군
내가바라는여름휴가란
나의해변일지
내가차지한작업실1
내가차지한작업실2
긴머리카락에관해

2.표류
서문:DoIlovethisquietmoment?
센티멘탈취재일지
센티멘탈취재일지:Coffeestore
센티멘탈취재일지:MiDoPaCoffeeHouse
센티멘탈취재일지:터방내

3.귀소
꽃을찍는일
덧없는멜로디,슬픈리릭스
낮이긴나라에살고싶다
나는두번다시춤을추지않아도좋은걸까?
한시절과의작별을예감한어느오전
감기에걸린날

Epilogue

출판사 서평

오래도록기억에남을오늘의방랑
우아한에세이스트최형준의세번째독백

“좀궁상맞긴했어도즐거운시절을보냈구나.그리고내가그시절을떠나이곳에홀로떠나온것은우리가서로를,그곳이우리를구원하지못했다는뜻이기도하구나.”

『우울보다낭만이기를』,『그러나우리가사랑으로』에서솔직하고유려한문장으로낭만과사랑을얘기하며수많은독자의공감을받은최형준작가의신작이출간되었다.전작에서보여준로맨틱하고고상한관념적세계에서옮겨와,이번에는투명하고사사로운생활에관한글이다.바다가까이서보낸여름휴가,반원형창문이있는작업실,추천을받아방문한커피숍등등작가는자신의생활을이룬다양하고불완전한일상을꺼내섬세한유머를덧붙여이책에담았다.

‘나는시종일관슬퍼하는사람’이라고작가는고백한다.청승맞은말이겠지만언제나무언가를견뎌낸다는마음으로살고있으며,자꾸만버릇처럼슬퍼하게된다고.하지만어느페이지에서털어놓은그이야기가의외라고느껴질만큼이책에는파릇한생동감이가득하다.작가는별안간쏟아진비에,멎지않는감기기운에,방안가득한짙은어둠에한동안억눌러온감정의끈을놓아버리며실컷좌절하지만,즐겁게살아가고자하는의지를기어코끌어올리고야말기때문이다.마음에난굴곡을따라휘청거리면서도완전히무너진하루에서벗어나기위해자신이가진아름다운특권,젊음을떠올림으로써그는또다시무엇이든될수있는존재로거듭난다.

원래이것보단우아하게산다.
오늘은제가좀아팠으니내일은
다시해봅시다.다시해봅시다.

흔들리며방랑하기로작정한것처럼축가라앉은시선으로세상을감각하며,고달픈매일을흘려보내는이찬란한청춘의이야기를들어보자.머지않아밝을날을기다리며친애와경멸이공존하는새벽을보내는동안,이토록불완전한세계를지탱할힘은결국낭만과사랑으로부터나온다는걸되짚어깨달으며다시금세상을힘껏포옹하려는열의를읽어보자.방랑하는그의나날에깃든푸르른용기와점잖은결심들은당신의생활또한아름답게채워줄것이다.

삶에는상향하는단계,표류하는단계,추락하는단계가모두있다고생각합니다.또상향하는단계에는비상하는데즐거움이있고,표류하는단계에는정처없이떠도는데에즐거움이있습니다.심지어는추락하는단계에조차낙하하는즐거움이있지않던가요.우리는그러한즐거움을토대로각자의방랑기를기록해나가고있는게아닐까요._프롤로그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