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물이다 : 어느 뜻깊은 행사에서 전한 깨어 있는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생각들 (개정판)

이것은 물이다 : 어느 뜻깊은 행사에서 전한 깨어 있는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생각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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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나이 든 물고기 한 마리와 마주치게 됩니다.
그는 어린 물고기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넵니다.
“잘 있었지, 얘들아? 물이 괜찮아?”

어린 물고기 두 마리는 잠깐 동안 말없이 헤엄쳐 가다가
결국 물고기 한 마리가 옆의 물고기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도대체 물이란 게 뭐야?”
- 본문 중에서

오헨리 문학상, 아가 칸 상, 래넌 문학상,
맥아더 재단 펠로십, 화이팅 작가상 등을 수상한 천재 작가,
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고 창조적인 작가로 평가받으며
미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역대 최고의 졸업식 연설로 뽑혔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깨우침을 주는
월리스의 케니언대학 졸업식 주제강연!
맑고 정제된 언어, 철학의 진수를 만나보자!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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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데이비드포스터월리스

미국소설가,문학비평가,에세이스트로,1962년뉴욕에서태어나2008년46세에사망했다.대학에서철학과영문학을전공했고졸업논문으로쓴장편소설『체계의빗자루TheBroomoftheSystem』가1987년단행본으로출간되면서소설가로데뷔했다.그후1996년1,000쪽이넘는방대한분량에형식과잉의두번째장편소설『무한한재미InfiniteJest』로명성과악명을동시에얻었다.

『무한한재미』는20세기말미국문학을논할때결코빼놓을수없는문제작으로,[타임]은이소설을‘20세기100대걸작영어소설’중하나로선정했다.세번째장편소설이자미완성유작인『창백한왕(ThePaleKing)』의원고를죽는날까지정리하고유서를쓰고스스로목숨을끊었다.이소설은그의사후2011년에출간되었다.일리노이주립대학교,포모나대학교등에서교수로활동했으며,맥아더펠로십(MacArthurFellowship),래넌문학상(LannanLiteraryAward),화이팅작가상(WhitingWriters’Award)등을수상했다.

[뉴욕타임스북리뷰]는그의소설을두고“한두번의손짓만으로도사물의물리적본질이나감정의진실을전달할줄아는능력,엄청난속도와열정으로평범한것에서부터철학적인것으로단숨에도약하는재주”가있다고,[타임]은“정교한플롯과부조리한베케트식유머와SF급세계관이천천히흐르는현실적인의식의흐름과함께펼쳐진다”고썼다.현대사회에서기만적인인간으로살아가게하고,타자를진정으로사랑할수없게만드는비극적현실을예민하고도명민한시각으로포착한후상상을뛰어넘는엄청난에너지로이야기를쏟아내는그의소설은미국현대소설의최정점을보여준다는평가를받고있다.

십대때부터불안장애와우울증을앓았고,스무살무렵첫자살충동을겪은후평생항우울제를복용했다.항우울제가잘듣지않을땐전기충격요법을받았고,그로인해기억력상실등의후유증을겪다가회복되고는했다.자살충동을동반한우울증외에도술,마리화나,텔레비전,섹스,설탕중독으로순탄치않은시간을보냈으며,병균이나물,비행기등에대한공포증이있었다.2007년오랫동안복용해온항우울제나르딜의극심한부작용으로약을잠시끊지만곧우울증삽화가재발했다.새로처방받은약은더이상효과가없었다.

월리스는소설로만주목받은작가는아니었다.문학비평,글쓰기창작수업,에세이로도이목을끌었다.특히현대적실존의단면들을예민하게느끼고그걸설명하려고했던에세이는그의문학적성취를가늠할수있는또하나의토대이다.

지은책으로장편소설『체계의빗자루』『무한한재미』『창백한왕』,소설집『희한한머리카락을가진소녀』『추악한남자들과의짧은인터뷰』『망각』,산문집『재밌다고들하지만나는두번다시하지않을일』『랍스터를생각해봐』『육체이면서도그것만은아닌』,『살과빛의몸을입은페더러』등이있다.국내에소개된책으로는캐니언대학졸업축사를바탕으로꾸려진『이것은물이다』가유일하다.

출판사 서평

"물이란무엇인가?"
산다는것과인간의본성에대한묵직한질문

소설《한없는웃음거리(InfiniteJest)》로《타임(Time)》선정‘20세기100대영문소설’에이름을올렸으며,20세기후반가장영향력있고창조적인작가중하나라는찬사를받은미국의소설가이자에세이스트데이비드포스터월리스.한국에서처음으로소개된그의작품《이것은물이다》는타계하기몇해전인2005년5월21일,케니언대학졸업식강연을책으로엮은것이다.책으로출간되기이전부터수없이회자되어온이강연은맑고정제된언어로그의철학의핵심을증류하듯보여주며,인생과인간의본성에대한묵직한질문을던진다.

“도대체물이란게뭐야?”책은어린물고기가던지는메타포가있는질문으로시작한다.어린물고기의이천진한물음은,바로그속에서분투하고있으나쉽사리답할수없는물음,저물녘지하철손잡이에고단한육신을기댄채한번쯤떠올렸다가도쓴웃음으로잊고마는,삶이란무엇이며어떻게살아야하는가라는물음과도겹쳐진다.
하지만저자는이제세상을향해힘차게헤엄쳐나갈졸업식장의어린물고기들에게,짐짓물이무엇인지를깨달은‘지혜로운나이든물고기’를자처하면서이런저런설교를늘어놓으려는생각같은건애초에없다.다만그는되묻는다.

“당신들이받은이른바대학의인문교육이란,즉‘생각하는법을배운다’라는것이란어떤의미인가?”
그는상투적인클리셰인듯하지만,실제로는그리녹록지않은깊은물음을되짚는다.그리고방금막영광스러운졸업장을받아든,그러나졸업식의환호가잦아들고나면연민없는무정한도시의한복판에서일상의삶을위해분투할,아직은충분히앳되고순수한마음을간직한‘청년’들에게자신이깊이고민하고성찰한인생의교훈을온마음을다해전한다.축제의시간은짧고,일상은고단하다는것을먼저경험했기때문이다.

“깨어있는삶을사는것”
디폴트세팅의노예에서벗어나기위한끝없는과업

월리스가보기에,생각하는법을배운다는것은‘디폴트세팅(defaultsetting)’,즉컴퓨터의기본설정과도같은자기마음속신념의형판(型板)을벗어던지는것이다.“나자신의생각과감정만이절박하고실존하는현실”이며,나자신의체험만이절대적진실이되는이같은디폴트세팅은우리모두가태생적으로지니고있는경향이며,자기중심주의와교만이움트는발원지이기도하다.

그러나디폴트세팅을벗어던지는것이지식이나지성을통해해결되는문제는아니다.오히려우리에게필요한것은,사물을지성화하거나추상화하여‘나’의내면에만몰두하는식자층들의습속을본뜨기보다는,같은물속에살고있는물고기들처럼다른물고기들이나와함께숨쉬고있다는것과그들이같이숨쉬는물에대해생각해보는것이다.예컨대대형마트계산대앞의지칠대로지쳐보이는점원의지루하고반복되는삶을헤아림으로써,계산대앞에줄을선자신만피로하다는자기중심적사고를버리고다른사람도다저마다의사연이있음을인정하는온정과공감을실천함으로써,지옥같은일상이더불어사는공간으로상승한다.판에박힌일상에얽매여“죽은사람같이”살아가는하루하루와결별하고,‘깨어있는삶’을사는것이다.영혼없이물신과습관에끌려다니는삶이아니라,연민과성찰로더불어사는사람들과세상에대해생각해보는것이다.

이책의부제처럼,‘깨어있는삶을사는것’,그것이야말로진정한자유이자교육의진정한가치이며,생각하는법을배운다는것의의미다.그럼으로써너무나가까이있기에깨닫지못하는현실을,‘물’을,‘삶’을똑바로응시하는것이다.저자는이것이디폴트세팅에서벗어나기위한‘싸움’이며,평생을걸어야할‘과업’이라고이야기한다.그리고나직하지만단호한음성으로말한다.

“이른바‘진짜세상’은여러분이디폴트세팅을바탕으로사는것을말리지않을것입니다.남성과돈과권력이지배하는‘진짜세상’은공포와경멸,좌절과갈망그리고자기숭배를연료로쓰면서잘굴러가고있기때문입니다.현재우리의문화도이런경향을동력화해엄청난부와편의그리고개인적자유를산출해내고있습니다.

하지만(…)진실로중요한자유는집중하고자각하고있는상태,자제심과노력,그리고타인에대하여진심으로걱정하고그들을위해희생을감수하는능력을수반하는것입니다.그것도매일매일몇번이고반복적으로,사소하고하찮은대단치않은방법으로말입니다.그것이진정한자유입니다.생각하는법을배운다는것은바로이것입니다.”-본문중에서

격식에매이지않는유머,날카로운지성,현실과맞닿은철학그리고데이비드포스터월리스특유의천재성으로가득한이책은매일매일의일상에서겪어야하는도전을제시하는한편,읽을때마다우리에게크나큰깨달음을선물한다.가까운곳에늘소장하고싶은메시지다.

이책은대학을졸업하는학생들을위한주제강연을바탕으로하고있지만,이미사회에나와‘반은죽은상태’로살고있는일반인들에게도곁에두는상비약같은책이다.평생을싸워야할자기중심적사고에환한빛을쏘여주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