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쓰는 기쁨: 릴케 시 필사집 | 양장본 Hardcover)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쓰는 기쁨: 릴케 시 필사집 | 양장본 Hardcover)

$22.00
Description
드러나는 것과 숨겨지는 것,
소멸하는 것과 소멸하지 않는 것,
장미는 삶과 죽음이라는 모순의 명제를
품고 사는 인간 존재의 표상이 아닐까?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비밀을 속삭이는 릴케의 시
쓰는 기쁨으로 다시 만나다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누구의 잠도 되지 않겠다는 갈망이여
_라이너 마리아 릴케
저자

라이너마리아릴케

20세기독일어권문학에서가장위대한서정시인으로꼽히는작가로,《두이노의비가》,《말테의수기》등문학사에남을걸작을내놓았다.1875년체코의프라하에서태어났다.본명은르네카를빌헬름요한요제프마리아릴케다.열한살에육군유년학교에들어가지만적응하지못하고자퇴한뒤,1895년프라하대학에입학했다가1896년뮌헨으로대학을옮기는데,뮌헨에서운명의여인‘루살로메’를만나사랑에빠지고평생시인으로살겠다고결심한다.살로메의권유로르네를독일식이름인라이너로바꿔필명으로사용하기시작했다.1901년로댕의제자였던조각가클라라베스트호프와결혼한뒤그자신도로댕을만나예술적으로깊은영향을받았고,로댕의비서로일하기도했다.클라라와헤어진뒤로마에머무르며근대인의소외와고뇌를깊이있게다룬걸작《말테의수기》를완성했다.사람과사물,풍경의내면을응시하고그본질을언어로이끌어내기위해노력했다.1차세계대전이끝나고스위스의뮈조트성에머무르는동안릴케는마침내수년동안끌어왔던대작들을완성했다.1922년《두이노의비가》와《오르페우스에게바치는소네트》를연달아발표하며시인으로서의정점을찍었다.삶과죽음의합일,지상존재의시적변용이라는릴케의철학이집대성된작품으로,20세기문학사에깊은족적을남겼다.섬세하고도치열했던그의언어는오늘날까지도전세계독자들의영혼을울리고있다.1926년백혈병으로스위스발몽요양소에서생을마감했다.

목차

추천하는글_장석주
옮긴이의글_배명자

1부술꾼의노래

신이다가와|내눈을멀게해도|광야의파수꾼|고독|어느젊은수도사의목소리|이마을에마지막집이있다|오주여|기사|사랑에빠진여인|불안|가을날|가을의끝|예감|진보|가을|저녁|엄숙한시간|거지의노래|술꾼의노래|고아의노래|그러한밤이면1|그러한밤이면2|끝맺음|도시의여름밤|소녀의탄식|사랑의노래|어느어린소녀의묘비|피에타|시인의죽음|붓다|중세의신|시체안치소

2부깨어있는숲이여

내영혼행복을갈망하네|봄엔가,꿈에선가|그대에게봄을보여주고싶어요|내가그리워하는것|내가정원이면좋겠습니다|마리아|우리는무서우리만치아주쓸쓸하여|늙은버드나무한그루|이노란장미를|요람대신작은관을|저기저하늘에|난들알까?|희뿌연회색하늘|고요한집에|거대한분꽃처럼|오월의밤|정말이에요|하얀국화가핀날|너아직도기억하고있을까|모두가알았다|강림절|나는늘같은길을걷는다|은빛날개의하얀영혼들|깨어있는숲이여|인생을꼭이해할필요는없어요|내가믿는정원|첫장미들이깨어나요|너른들에는기다림이있었네|나는고아입니다

3부오래된집안에서

시냇물은나직이노래하고|불꽃백합|그럼에도불구하고|저멀리서저녁이|겨울아침|오래된집안에서|성당안에서|11월의어느날|저녁|젊은조각가|밤에|꿈|불쌍한아이|가을의정취|어머니|고향의노랫소리|여름저녁|구름동화|밤풍경|불면|태양의마지막인사|평화|투쟁|승리|가을에|도시외곽에서|성하인리히곁에서|고향의노래|콘스탄츠

4부장미여,오순수한모순이여

시인|이별|죽음의체험|청수국|여름비내리기전|아버지의젊은날의초상|1906년의자화상|크레타섬의아르테미스|사랑하는여인의죽음|연금술사|아담|이브|정신병자들|거지들|맹인|표범|성세바스티안|천사|백조|바다의노래|침대|자장가|고독한사람|촘촘히별을뿌려놓은|눈물이여|떠밀려가는존재들|눈물항아리|아대지여|장미여,오순수한모순이여

출판사 서평

생명과죽음이공존하는삶의역설을포착하여노래한릴케의시
소멸하는것과소멸하지않는것,드러나는것과숨겨지는것,다가오는것과멀어지는것,생명과죽음…모든살아있는존재에게는이러한두가지세상이공존한다.릴케의묘비명이기도한“장미여,오순수한모순이여/그많은눈꺼풀아래에서누구의잠도되지않겠다는갈망이여”라는시의구절은단순히장미의아름다움을넘어,인간존재가지닌근원적인모순과생명력을상징한다.릴케에게장미는소멸하는것과소멸하지않는것이공존하는매개체다.겹겹이쌓인장미꽃잎은마치수많은‘눈꺼풀’처럼안으로침잠하며외부의잠에굴복하지않으려는강한주체적의지를드러낸다.이는유한한삶속에서영원한본질을갈망하며살아가는인간의모습과매우닮아있다.눈꺼풀은외부세계를보는도구인동시에,닫음으로써내면의세계로침잠하는도구다.끊임없이외부세상을수용하면서도동시에자기만의깊은고독속으로숨어드는인간존재의본질을상징하는놀라운은유다.
삶과죽음의공존을노래한이시를통해릴케가독자에게전하고싶은말이있을까?릴케에게죽음은삶의끝이아니라,또다른탄생을선물하는씨앗,열매와같은것이다.자기자신을소멸시키며존재를증명하고완성하는과정이모든살아있는존재의숙명이다.죽음이곧생명의종말은아니다.꽃은피었다가지고,생명은태어났다가죽는다.이것들은다시우주속에서순환한다.다시말해인간은태어나는순간죽음을향해가지만,그유한함때문에역설적으로삶의매순간이빛나는존재다.
릴케시필사집《장미여,오순수한모순이여》의시편들도마찬가지다.릴케는무서운직관으로조각조각깨어져흩어진죽음들을적시해내고,그것이우리생명이품은미스터리,신비,미지그자체임을일러준다.생명이순환하며드러내는빛과아름다움을,그리고생명회귀의신비와경이로움을릴케의시에서만나보자.

생명이번창하는위대한여름날이지나자천지간에는죽음과조락의계절이닥친다.하지만가을에는죽음의쓸쓸함만이있는게아니다.가을은처처에과일들의성숙과인격의원숙을독려하는신의자비와사랑으로가득차있다.마침내남쪽의따뜻한날씨를이틀이나더머물게한신이베푼자비덕분에“무거운포도송이에마지막단맛”이든다.한편으로집없이떠도는사람은현세에머무는동안은그방황을끝내지못하고,혼자인사람은고독이라는고치에웅크린채지내게될테다.가을이충만과텅빔,성숙과조락,생명의화사한절정과죽음이품은고적함이라는양극화의경계에걸쳐진계절인까닭이다.(추천사중에서_장석주)

릴케의깊이있는사유와놀라운시적감성…쓰는기쁨으로피어나다
우리인생이란무엇이고,우리의낮과밤이란무엇인가?혹자는인생은짧고조악하며비참으로뭉친덩어리에지나지않는다고말할지도모른다.환희와경이로가득찬시간이라말하는이도있을테다.릴케가그해답을줄수있을까?릴케는인간의창백한내면에상수로남은고독과죽음,사랑과고통,존재와탄식을관조하며노래한다.사물과그배후를통찰하며거기에서삶과죽음의본질,그리고사랑의슬픔과환희를포착한다.릴케또한수없이많은시를쓰며스스로에게끊임없이질문했으리라.산다는건무얼까?그본질을꿰뚫어볼수있는눈이있다면얼마나좋을까?

인생을꼭이해할필요는없어요/그냥두면축제처럼될터이니/모든날을그냥그렇게두세요/아이가길을걸으며/바람이불때마다날아드는꽃잎/선물처럼그냥두듯이(‘인생을꼭이해할필요는없어요’중에서)

답을찾았을까?릴케는우리에게인생을굳이다이해할필요는없다고속삭인다.젊은시절,그또한젊음의오만이시키는대로인생의모든걸속속들이알고자했을것이다.수많은시도와좌절끝에뒤늦게맞닥뜨린진실은,유한한생명존재인인간의머리로는아무리궁구해도인생이란불가해한것이라는진리였을테다.그래서릴케는“모든날을그냥그렇게두세요”라고가만히말한다.인생을선물로받아들이고,축제처럼즐기는것이완숙한태도임을귀띔해주는것이다.
독자들또한삶을이해하고만족과기쁨을그속에서찾고싶을것이다.릴케시필사집《장미여,오순수한모순이여》의시편들을한편한편필사하면서릴케가발견한삶의비밀을함께깨닫고누릴수있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