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가 있었다 (헌법 정신과 문화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다)

블랙리스트가 있었다 (헌법 정신과 문화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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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부자가 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훼손된 헌법 정신과 그 이후에 관하여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각각 문체부와 국회에서 일하며 블랙리스트 사건을 겪었던 두 저자가 내부자의 눈으로 당시 상황을 복기한 책이다. 저자들은 공무원이자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다시는 이러한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 이 책을 썼다. 그리고 부역한 자의 궁색한 변명이 아닌 고통과 번민을 짊어진 자의 간절한 목소리로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문화예술 행정이 가야 할 길을 모색했다. 그 길의 기준이 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이다. 독자들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시작해 문화국가의 이상, 예술의 자유, 예술가의 지위, 문화권 등으로 확장해가는 문화예술의 여러 담론들 속에서 민주사회에서 문화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석현

저자김석현
중앙대학교에서연극이론을전공했다.동대학원에서우리나라공연예술정책의변화과정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문화예술경영학박사과정에있다.현장예술인이되기보다그열정으로문화정책을살피고싶어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비서관으로근무했다.2016년가을,문화체육관광부와소관기관에대한국회국정감사에서문화재단미르사태와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사태의진상을규명하는힘을보탰다.

목차

프롤로그_우리가블랙리스트를기억해야하는이유

1부블랙리스트의추억

문화예술행정의존재이유
15년차공무원의고민/문화예술행정가와예술가

블랙리스트가작동하다
연극〈개구리〉를둘러싼논란/세월호참사이후,검열과압박/공적심의시스템의붕괴/문체부와산하기관의관계/문화예술인9,473명의명단/블랙리스트를시인하다

불의의시대,살아남은자의슬픔
강한선배의퇴장/그사람아직도있어요?/블랙리스트시대의공무원/불의한시대공무원의일/어떻게존엄성을회복할것인가

우리는왜저항하지못했나
민주주의시대의관료/저항보다순종을택하는이유/위법한명령에저항할때

누군가는어니스트야니히가되어야한다
자신의잘못된행위에책임진다는것/강기훈유서대필사건의교훈/우리의진심어린사과가필요하다

2부국가와문화그리고민주주의

문화국가를향한오래된꿈
문화국가개념의탄생/우리헌법의문화국가조항/무엇이전통문화이고민족문화인가/문화국가를바라보는또다른시선

문화에대한헌법의상상력
문화국가,헌법의기본원리/표현의자유를제한하려면

케인즈의고언,지원은하되간섭은않는다
예술의시장실패,어떻게극복할것인가/예술지원반대의이유/문화예술지원을위한재원마련의문제/문화예술지원과예술의자율성보장

문화적권리와보편적인권
문화적권리에대한국제사회의인식/〈문화기본법〉제정/문화적권리를위한국가의역할

문화와민주주의
드골정부의문화민주화정책/미테랑정부의문화민주주의정책/생활속의예술

3부예술의자유를향한여정

우리의문화예술법들
〈공연법〉과사전심의/〈문화예술진흥법〉의여러갈래/
〈예술인복지법〉과〈문화기본법〉/문화다양성보호와문화예술후원에관한법률/
지역간문화격차해소를위한법률

메피스토는표현의자유를누릴수있을까
《즐거운사라》와음란의정의/예술가의사회적발언

검열의강을건너온역사
영화에대한검열/대중음악에대한검열

스크린쿼터를지켜라
문화는교역의대상이될수없다/자유무역주의의예외적제도/경제적가치보다중요한문화적가치

도라산역벽화폐기사건
저작권의인정요건/음악저작권의문제/저작인격권의인정/저작자의권리보호

4부문화국가로가는길

예술가로존엄하게살기
예술가구본주의죽음/예술가의지위에대한사회적인정/예술가권리를위한투쟁

미래의최고은에게기본소득을
작가최고은의죽음과〈예술인복지법〉의탄생/예술인복지를위한재원조성문제/
예술가를위한기본소득

행복한연대,문화복지
문화격차해소/연주하고싸워라/문화복지,문화국가의조건

문화가살아숨쉬는도시
문화도시를만드는창조계급/지방분권시대의문화분권

샤프카를쓴사나이를다시볼수있을까
남북의문화교류/동서독의문화교류/〈남북기본합의서〉채택/남북간차이에대한존중

나는소망한다,아름다운문화국가를
백범의문화국가론/백범이꿈꾼문화국가의현대적의미

에필로그_헌법제9조개정을위한제언

출판사 서평

헌법가치를실현하는진짜민주주의,
백범이꿈꾼문화국가를향한간절한한걸음

블랙리스트,이른바‘예술가지원배제명단’을일컫는말이다.블랙리스트사건은박근혜정부청와대,문화체육관광부,소관공공기관이‘좌파’,‘야당지지’,‘세월호시국선언’등을이유로9,473명의문화예술인을예술가지원사업에서배제한사건이다.우리헌법은헌법제21조와22조를통해언론과출판,학문과예술의자유를보장한다.블랙리스트사건은헌법을수호해야할국가가기관을동원해헌법가치를훼손한중대사건이라정의할수있다.
정치권력의비호속에은밀히실행되었던블랙리스트는2016년에서2017년으로넘어가는촛불정국속에서그실체를드러냈다.문체부장관두명,차관두명이이사건으로구속되었다.하지만책임자처벌로문제가모두해결된것은아니다.블랙리스트사건의진상은여전히조사중이며이일이불러일으킨사회적파장은현재진행형이다.블랙리스트사건은우리가민주주의사회에살고있다고믿는사람들에게‘헌법과법률이지배하는민주국가에서어떻게이런일이일어날수있었는가’라는뼈아픈질문을남겼다.
《블랙리스트가있었다》는각각문체부와국회에서일하며블랙리스트사건을겪었던두저자가내부자의눈으로당시의상황을복기한책이다.저자들은공무원이자한사람의시민으로서다시는이러한과오를반복하지않겠다는자성의목소리를담아이책을썼다.그리고부역한자의궁색한변명이아닌고통과번민을짊어진자의간절한목소리로블랙리스트사건이후문화예술행정이가야할길을모색했다.그길의기준이되는것은헌법과법률이다.독자들은블랙리스트사건으로시작해문화국가의이상,예술의자유,예술가의지위,문화권등으로확장해가는문화예술의여러담론들속에서민주사회에서문화란무엇이며,어떠해야하는지에대한구체적인답을얻을수있을것이다.

블랙리스트사건의가해자로서
공직자의반성과책임을묻다

1부‘블랙리스트의추억’에서저자들은이책을쓰게된계기인블랙리스트사건을내부자의시각으로재구성해보여준다.특히사건의전말을담은‘블랙리스트가작동하다’(26쪽)에서는박근형연출가의연극〈개구리〉와〈모든군인은불쌍하다〉가불러일으킨논란,세월호참사,홍성담화가의〈세월오월〉의광주비엔날레전시무산,국정농단국조특위등으로이어지는일련의사건들을통해2013년에서2017년까지문체부를둘러싸고벌어진일들을기록하고있다.그리고그과정에서난공불락이라믿었던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심의시스템이어떻게망가졌는지,문체부와그산하기관들사이에어떤권력관계가작용했는지,블랙리스트의실행이어떻게이루어졌는지등내부자가아니면알수없는속사정까지상세히밝히고있다.
박근혜정부는출범하며‘문화융성’을국정기조로발표했다.그러나블랙리스트사건을겪으며문화예술행정을책임지는공직자로서저자들과동료들이품었던기대는참담히무너지고말았다.하지만이모든사태의책임이부패한권력에게만있지않다는것을저자들은잘알고있다.저자들은블랙리스트의실행자로서불의한명령에저항하지못한공직자들에게도분명한책임이있음을이책을통해거듭강조한다.20세기초독일의사회과학자막스베버는관료는‘분노도편견도없이’상급자의명령에복종해그의직무를수행해야한다고말했다.저자들은이러한베버의정의에반대한다.21세기민주주의시대의관료는효율성뿐아니라대응성과책임성을가져야한다.관료제내에민주성이함양될때블랙리스트와같은불행한역사가반복되지않을수있기때문이다.

헌법정신을실현하는,
진정한‘문화융성’의길을찾다

2부와3부에서는우리나라가문화국가임을천명한헌법제9조와언론과출판,학문과예술의자유를보장한헌법제21조와22조,예술의자유를제한하는헌법제37조2항을통해문화와민주주의,국가의관계를꼼꼼히살핀다.특히문화국가의개념과역사,드골정부와미테랑정부시절프랑스의문화정책들을소개하는데여러장을할애하며4부에서제시할문화국가상에대한독자들의이해를높이는데주력하고있다.그리고이를통해문화정책의모범이라할수있는존케인즈(영국의경제학자?영국예술위원회의제2대의장)의‘팔길이원칙’의의미를강조하고문화적권리가곧보편적인권임을역설한다.
또한저자들은헌법의틀내에서어떻게개별문화예술법들이탄생했는지,그법들이현실에서발생하는문화예술사안들과어떻게관계맺는지,그리고궁극적으로문화예술현장이어떻게헌법적질서로재구성되는지살펴본다.그과정에서우리문화예술역사의중요한사건들―김대중정부의일본대중문화개방,스크린쿼터를둘러싼공방,영화〈오!꿈의나라〉와음반〈92년장마,종로에서〉가촉발한검열철폐,표현의자유는어디까지인지묻는마광수교수의《즐거운사라》사건과시나리오작가최고은의외로운죽음등―을폭넓게다루고있어현재의문화예술수준에이르게된역사를이해하는데큰도움이된다.

백범의문화국가론에바탕을둔
헌법제9조개정을위한제언

저자들이문화국가의가치를표현한최고의글로꼽는것이백범김구의‘내가원하는나라’이다.‘내가원하는나라’는《백범일지》중자주독립국가의열망을담은‘나의소원’편에들어있다.백범이지향한나라의요체는다음의두문장으로요약된다.“나는우리나라가세계에서가장아름다운나라가되기를원한다.”“오직한없이가지고싶은것은높은문화의힘이다.”백범은자신이원하는나라의이상이“문화를기초로하는국가”임을분명히했다.백범이이처럼문화를강조한이유는문화의힘이우리자신뿐아니라남도행복하게한다고믿었기때문이다.저자들은우리가지향해야할문화국가의상을백범의이‘문화국가론’에서찾는다.그리고그바탕에서문화국가조항인헌법제9조(국가는전통문화의계승?발전과민족문화의창달에노력하여야한다)의개정안을제안하며책을마무리한다.
헌법학자들중에는헌법제9조의삭제를주장하는이들도있다.이들은문화국가라는표현이국가가국민생활을고상하게만든다는명분으로문화에개입할여지를준다고주장한다.또문화는자율영역이고헌법제22조에예술의자유등문화관련기본권조항이있어굳이이조항을둘필요가없다고도한다.그러나저자들은국가의문화창달과진흥기능을무시할수없고,전통문화의보존과보호를개인과사회의자율에만맡길수없는등의이유를들어헌법제9조의존치를주장한다.대신변화된문화지형과문화다양성이라는시대정신을반영하고,국가가문화의내용에간섭하여예술의자유와예술가의문화적창조성을제약해서는안된다는의미를담아다음과같은개정안을제시한다.

“국가는문화의보호와발전을위하여노력하여야한다.
그러나문화적창조는국가적강제로부터자유로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