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에가장강렬하게새겨질여성서사의탄생
노인,여성,킬러.도무지어울릴것같지않은세가지를조합한주인공조각은65세여성킬러다.한국소설가운데이토록파격적인주인공이또있을까.그동안아가미를가진소년(『아가미』),인간을닮은로봇(『한스푼의시간』)등환상적인상상력을통해독특한주인공들을탄생시킨구병모작가는한국소설에서유례를찾을수없는‘60대여성킬러’라는독특한캐릭터를통해새로운여성서사를써내려가며독자들에게신선한충격을던져준다.사회의최약자로서차별받아온‘노인’과‘여성’이라는인물이억압적이고폭력적인사회에‘킬러’라는강렬한이름으로맞서싸우는것이다.
자신을치료해준강박사에게남다른감정을품게된조각,그런조각을경멸하는투우,킬러들에게서가족을지키려는강박사.마침내투우가강박사의딸을납치하고,조각이투우에게총을겨누며생애마지막작업을실행키로결심하면서소설은절정으로향한다.읽는내내한편의액션영화를보는듯박진감과긴장감이넘치는이소설의말미에서조각과투우가벌이는총격전은그야말로압권이다.
『파과』는내가살아남기위해누군가를죽여야만하는이지독하고잔혹한현실속에서어떤기대도소망도없이,오늘도눈을떴기때문에,그저살아있기때문에,기꺼이살아내는모든것들에게따뜻한응원과위로를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