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HIPING FOR OVER $100 - MOSTLY SHIP VIA USPS GROUND ADVANTAGE %D days %H:%M:%S
조극래
통영출생경상대학교영문학과중퇴서울디지털대학교문창과졸업『오늘의문학』,『문예사조』신인상으로작품활동시집『답신』,『오늘은빈둥거림이수북하고』창작집『초보시인을위한현대시창작이론과실제』제3회시산맥창작지원금수혜2023년경남문화예술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수혜
1부우산이빗물을눌러써도저는그냥여기있습니다꽃봉오리는아직날씨에편입되지않았습니다객공 18잘자요오렌지 20잘못은별똥별에있어 22그도한때는서랍을 24다정한이웃 26문병 28물집30동백 32어쩜,민달팽이는뭇별들을저리도좋아할까 347월24일 36가물거리는 38오늘은빈둥거림이수북하고 40구멍가게에들러골목을사다 42그믐밤 44쏙독새울음 462부한때나는울음이한생을업고간다는사실을믿지않았습니다당신이남겨두고떠난빈집뿐만아니라골목도가로등도제몸안에치명적인병을기르고있습니다삐긋이 50실크플라워 52개꼬리풀이살아가는방식 56시집 58유추프라카치아 60공중에길내러간다 62텃밭한페이지를펼쳐놓고 64물소리 66그날이후 68춘화현상 70곁을지킨다는건 72돋보기안경 75엘니뇨 78숲의전개 81비문증 843부덧난슬픔앞에선한줄의문장도폭설이됩니다나는눈없는눈사람이됩니다어떤오후가머무적댈무렵 88물크러진여름 92싹시울나무는마두금을품고 94저녁으로의산책 96골콩드 98우체통에는사과나무가자라고 100구부러진웃음 102발자국 104칸나 106고드름 108우리팔짱낄래요? 110어중간의뒤태 112수경이 114스피노자자두 117물방울꽃 1204부어떤꿈은너무추워서겨울입니다나는눈마주치는순간울먹이는지샌달이됩니다너를부르면빗소리가쏟아지고 124혼잣말을엿듣는 126이사를하며 128샤덴프로이데 130오이노네 132불면 134라요로나 136홀로저무는 138열대야 141검은밤 144헛것 146시인 148그럭저럭 150화병 152콜록콜록 154■해설|박동억(문학평론가)157
지금쯤그는우산이되어먼곳을걸어와발가락이물컹해진빗물의하소연을듣고있겠지외롭게자란오후를무릎에앉힌벤치가되어있겠지허공에젖물리는꽃잎을보며울먹이고있겠지슬픔으로무장한한때의일기처럼우리는슬픔을이겨내고,타인에게고통스러운마음을기대며,결국모든살아있는것을긍정하는하나의너그러운태도로이행하는과정을확인한다.이시집의예술적인인용과과학용어에대한활용또한그러한시정신을확장하기위한정신의모험이라고판단된다.근본적으로조극래시인의시는어떤절박한슬픔이나고통앞에서인간이무력해지지않는응전의태도로향한다.그의시는삶에대한단순하고도명료한원칙을떠올리게한다.우리의심장을깊이듣는일,그리고우리의심장을다독이는일은살아있는자의품위를지키기위하여필요하다.예술은그심장소리를전하는매개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