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네랄리페 정원에 비가 내린다

헤네랄리페 정원에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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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등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헤네랄리페 정원에 비가 내린다』가 시산맥 시혼시리즈 68번으로 발간되었다. 이 시집에서 주로 언급되는 밤, 불면, 안개, 울음, 비의 시간은 인상적이다. 어쩌면 “헤네랄리페”라는 이국적인 장소마저 ‘비’의 시간 안에 두는 것도 모두, 박등 시인이 태생적으로 젖어 드는 것들과의 친연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른바 박등 시인은, 시인으로 살아가는 자기 정체성(아이덴티티)에의 끊임없는 확인과 함께, 도달하지 못하는 이상적 세계를 향한 슬픈 손짓을 거듭 내보이며, 이로 인해 늘 ‘불면’에 기숙(寄宿)하거나 ‘불면의 밤’을 동지(同志)처럼 여긴다. 시인이 등치시키는 이 ‘불면’의 요소는 비, 울음, 안개, 밤의 인식과 동궤를 이루면서 박등의 시에 깊이 관여한다.
보통 시집의 첫 시는 시인의 서문처럼, 서시(序詩)로 읽곤 한다. 이번 시집의 맨 앞자리에 위치한 위 시 「양장본」은 시인이 불면의 밤을 감당하며, 시로서 우뚝 서려 하는 이유가 슬며시 도출되어 있다. 그것은 “양장본”에 대한 동경 때문이란 것이다.
위 시에서 “양장본”은 시집의 다른 말이기도 할 터이다. 기록되어 세상에 나온 수많은 시집은 시인이 간곡하게 시로서 말하고자 하는, 시인의 아이덴티티를 상정한다. 다만, “근사한 표지에 반해/ 그 안으로 들어간” 자의 착각과 번민도, 박등 시인은 아울러 목도하고 있다. “아슬아슬” “사람 하나”가 “그 안”에 노정해 있다고 참회록처럼 고백서를 쓰고 있다. 요약하자면, 박등 시인의 이번 시집은 참된 시인되기를 갈망하는 자의 무수한 “불면”이 낳은 랩소디라 할 수 있겠다.
저자

박등

서울출생.
1996년『예술세계』로등단.
시집『그방에는바다가산다』『꽃핀을꽂고』
『헤네랄리페정원에비가내린다』(2026,시산맥사)
충북여성문학상,충북문학상수상

목차

1부


양장본19
안개20
팽나무21
아가리22
그림자24
안구건조증26
따오기같은28
선거철30
고요가자라는집32
밤비33
바람의택배사34
오송호수공원135
벙어리기타236
종달새38
수천암40


2부


시인145
울음들46
수서행SRT47
별은언제나잘팔리는품목이다48
봄은멀고50
우산52
유행가처럼54
새는어디에서비를긋는가56
생각들158
여름날60
초여름밤이었어요61
그해여름62
개기월식64
악마는이름표를달지않는다66
회전목마처럼,자이로스윙처럼68



3부


불면73
사자를기다리며74
반딧불이76
저물녘78
엄마는80
……82
누가저캄캄한밤의난간을넘는가83
시인284
스웨터를뜨는밤85
수면안대를끼고186
수면안대를끼고287
별이빛나던그밤들88
병원가는길89
저녁무렵90
헤네랄리페정원에비가내린다92



4부


봄밤97
눈물에대하여98
그날99
종이비행기는시간을싣고가지않는다102
청주버스525104
아서라,탁구공106
토성앞잔디에108
그녀는어디에있을까109
탑평리에서110
화양구곡에서112
모과나무는노란등을켜고114
마당세일116
씨를가만히들여다보다118
손잡이120
레테의강121



해설
‘비’의잔상과‘불면’의밤들:시인되기를위한랩소디123
전해수(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시인은관찰자이며사진사이다.그는일생두리번거리며자신앞에펼쳐진세계를자신만의눈으로,자신만의기억으로,자신만의감성으로들여다보고글로찍는사람이다.시한편에서우리는세계를보는시인만의눈을볼수있고,그만의감성을볼수있다.박등의시는진솔하고따뜻하다.그는과장하거나수식하기를좋아하지않는다.돌아보면잡힐듯보이는것,자신속에꽁꽁숨어있다가어느새자신이되어버린것들을가만히호명해보다가현재로데려다놓고곰곰그려보이는시인이다.그것들은사실지나온길이지만지금자신이서있는길의출발이기도하기때문이다.그러므로그의시는시간이라는안개로아득히가려있지만잡힐듯어른거리는그너머가보인다.현실같기도가상같기도한그곳을그녀는헤네랄리페정원이라호명한다.팍팍한현실속에서어디하나발붙일곳없는마음과마주하게되는날그녀는〈헤네랄리페정원〉을찾아간다.그날은비가내려도좋으리라.그곳이어디냐고묻지말자.그곳이현실속이든꿈속이든무슨상관인가.아무도몰라서흐뭇하고아무도몰라서두근거리는그녀만의정원이있다는데!우리는비밀스러워서아름답고비밀스러워서슬프고비밀스러워서두근거리는정원의문을가만히열고들어가기만하면된다.그속에서길을잃든,잘생긴왕자를만나든아방궁이라도짓고한백년살든각자의자유다.-이경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