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여름

하얀 여름

$12.84
Description
시산맥사 기획시선으로 발간된 전인숙 시인의 시집 『하얀 여름』에서 삶은 고립된 개인의 경험으로 머물지 않는다. 가족과 우정, 이웃과의 소통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변화하는 세계를 받아들이며, 그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다. 또한 자연을 닮고자 하는 마음은 시집을 관통하는 중요한 흐름이다. 전인숙 시인의 시적 세계는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지 않고 자연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자리를 찾고자 했던 지점에서 시작한다.
특히 존재가 하나의 모습에 머물지 않고 다른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기에 변화는 삶을 위협하는 낯선 사건이 아니라 존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시인은 변화 앞에서 과거의 모습을 붙들기보다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받아들이려 한다. 변화에 저항하기보다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려는 태도는 곧 삶을 자연의 흐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연을 닮으려는 마음은 이 시집의 여러 주제를 하나로 묶어주는 중심축이다. 자연은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때가 되면 비워낸 자리에서 다시 생명을 준비한다. 시인은 자연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삶 역시 그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에서 한 걸음 물러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나친 집착을 내려놓으며, 흘러가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自然)에 가까워지는 삶이다.
결국 이 시집은 일상의 관계와 자연의 풍경, 변화의 순간들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조용히 묻는다. 가족은 삶을 이어주는 관계의 힘이 되고, 친구와 이웃과의 소통은 나와 타자의 경계를 넓혀준다. 그리고 변화는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게 한다. 결국 자연은 그 모든 과정에서 삶의 질서를 깨닫게 하는 스승이 된다.
따라서 이 시집에서 말하는 희망은 미래를 정복하려는 의지가 아니라 자연의 시간과 삶의 흐름을 믿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을 바라보며 자연을 닮아가고, 자연을 닮아감으로써 자신의 삶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흐르는 것을 흐르게 하고, 변하는 것을 변하게 하며, 알아야 할 것을 깨닫는 것, 어쩌면 이번 전인숙 시인의 시집 「하얀 여름」이 우리에게 건네는 삶의 지혜는 바로 그러한 자연스러운 삶의 태도에 있을 것이다.
저자

전인숙

· 『문학고을』 신인문학상 수상.
· 『문학고을』 수필 부문 등단(2023).
· 시 낭송 전문가(고운소리 낭송회).
· 시집 『엄마는 걱정하지 않았다』 『엄마는 걱정하지 않았다』(2026, 시산맥사).

목차

1부


밤에 더 빛나는 꽃 19
하늘빛 20
거기에서 거기로 21
흐르는 밤 22
하얀 여름 24
비 오는 날의 벚꽃 나무 26
먼저 와 있는 손 27
살고 싶었는데 28
리셋 29
달 없는 하늘 30
들꽃 31
날마다 바라본 달 32
그대에게 34
서둘러 오는 것들 35
은근한 마음 36



2부


믿음 41
그럼에도 42
이름을 부르는 이유 43
치유 44
어느새 우리가 45
고요한 아침 46
물병 파우치 47
사탕 세 개 48
준다는 건 49
꼿꼿한 여자 50
그대가 그리웠습니다 51
줄 52
사람꽃 54
작가와의 만남 55






3부


오지 않는 날들 59
처음 키오스크를 만나던 날 60
작은 음악회 62
그 사이를 걷는다 64
무심코 만나는 행복 65
채움 66
그림자 67
냉기와 온기 68
허탈한 웃음 70
봄날이 오겠지 72
잊어버린 손 74
하루를 켜는 방식 75
말이 기억에 남는 자리 76
봄을 들인다 77
분홍 78
비틀길 79




4부


신데렐라 83
산 넘어 골짜기에도 84
나이 든다는 것 85
크리스마스이브 날 86
능소화 1 88
능소화 2 89
비상 90
내 어린 시절에는 91
갈등 92
불러 보고 싶은 이름 94
어머님이 계셨더라면 96
나무는 다시 꽃이 된다 98
오래된 맛 99
외로운 멋쟁이 100
계절을 지나던 길 102
위령성월 103

시인의 에필로그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