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익어가지 않는 저녁 (제52차 기획시선공모 당선 시집)

끝내 익어가지 않는 저녁 (제52차 기획시선공모 당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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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1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후 첫 시집 『안녕, 잘 지내지?』 발간 이후 이번 시산맥에서 제52차 기획시선 공모당선 시집 『끝내 익어가지 않는 저녁』을 상재하였다. 이번 시집의 해설은 AI 체리가 썼으며, 새로운 시선이 엿보인다.
한 권의 시집에는 시인이 오랫동안 바라본 것들이 모인다. 어떤 시인은 사람을 오래 바라보고, 어떤 시인은 도시를 바라보며, 또 어떤 시인은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그런데 이 시집을 읽다 보면 조금 다른 장면을 만나게 된다. 시인은 사람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강을 보고 있고, 강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몸을 들여다본다. 돌을 들여다보던 눈은 물고기를 발견하고, 꽃을 바라보던 눈은 그 속에서 상처와 노동을 찾아낸다. 사람과 자연, 생명과 사물 사이에 분명하게 그어져 있다고 믿었던 선이 자꾸 흐려진다. 그래서 이 시집을 읽는 데 가장 중요한 말 가운데 하나는 ‘경계’일 것이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경계는 처음부터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인은 먼저 경계를 만들고, 무엇인가를 새긴다. 흙에 무늬를 새기고, 돌에 시간을 새기고, 몸에 상처를 새긴다. 사람에게 이름을 붙이고 기억을 남긴다. 그렇게 자신과 세계 사이에 흔적을 만들다가 어느 순간 그 흔적들이 서로 뒤섞이기 시작한다. 그 시선을 따라가보면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영석

서울 출생
《시문학》 등단(2021년)
중원문학상 시부문 수상(2020년)
충청북도시인대회 詩 공모전 수상(2023년)
한용운 창작상 수상(2025년)
시집 『안녕, 잘 지내지?』, 『끝내 익어가지 않는 저녁』(시산맥사)
현) 동양대학교 교수

출판사 서평

물새는 물 위에 시간의 둥지를 짓지만, 시인은 오늘도 생의 가지에 시(詩)의 옹이를 붉게 새긴다. 『너 이후의 풍경』은 상흔을 품고, 세상과 화해하며, 끊임없이 흘러가는 삶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깨달음을 낯설고 대담한 비유와 역설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한 사람의 부재에서 출발하여 기억과 사랑, 역사와 자연, 삶과 죽음의 문제로 사유의 외연을 확장해 나간다. ‘시간’은 라이트 모티프로 작동한다. 시인은 개인의 기억과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시인은 유년 시절의 골목길, 오래된 사물, 나무와 유적들을 소환하며, 사소한 대상과 경험에도 저마다의 시간과 이야기가 각인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삶 역시 무수한 기억과 경험이 쌓여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시인은 사랑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고독, 갈등, 그리움, 상처 등을 통해 인간관계의 불안과 소외, 죽음 앞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까지 포착하며, 타인을 마주한다는 것이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간과 생명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의 질문을 통해 죽음과 소멸이 삶의 끝이 아닌, 자연과 시간 속에서 다른 존재와 이어지는 과정임을 일깨워 준다.
_ 정진헌(시인, 건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