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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경
1964년전북김제에서태어났다.1991년사화집『개망초꽃등허리에상처난기다림』으로작품활동을시작하여시집『무궁화,너는좋겠다』,『담쟁이덩굴의독법』,『미스김라일락』을냈다.
제1부벽이벽을바라보며창을생각하는동안내가나를바라보며너를생각하는동안꽃잎이떨어지는이유괜찮다고말하면사월흔들리며균형잡는나무,홀로푸르다단식을하면냉동기억창고게으른세잔조춘두송이씩지는섬만난적없는내가걸식신의한수繡제2부나는매일꽃을그리고너는전송받은꽃을물병에꽂는다고했다풀잎의마음그는여러사람이다빈틈엔꽃다행이다멈춘시간난청손발이따뜻한사람저맹인의눈이야말로진정평등한눈이아니겠느냐?파리에서비를만나면결핍이만들어내는표정나는매일꽃을그리고생걱정제3부가까워지기위해점점멀어지고있다우린닿을수없는곳에있다다른시선카프카는평범이기적이라했다무의식중에벙어리빗방울뱃사람의말지평선지평선삼촌제주도말안녕을빌만한문장거울속가을한낮위도에서하룻밤뺄셈이필요한집제4부그러니까어떤것은많은것과바꾸고도두고두고좋을수있다는걸알았다춤을추듯서쪽꽃밭삼월일년뒤만난당신굽은길2020년3월23일풍찬노숙다시,몽마르트르가을안쪽함께가는저녁놀혼자말하고혼자듣는다눈온날
사진과시가서로낯설게,또서로너그럽게어우르고스며드는줄여쓴말과촘촘한고요속긴울림공감과위로의따뜻한시선제자리에서깊어지는삶의방식아들은파리의풍경을카메라에담고,엄마는일상을시로쓰고어제의나와다른오늘의나,매번다른사람으로다가오는너가까워지기위해점점멀어지고있는우리들우리의지난한삶을위무하고에너지로환원하며빛나는서정의한면목을잘보여주고있다는평가를받아온나혜경시인의네번째신작시집『파리에서비를만나면』(도서출판역락)이출간되었다.나혜경시인은전북김제출생이며,1991년사화집『개망초꽃등허리에상처난기다림』으로작품활동을시작하여시집『무궁화,너는좋겠다』,『담쟁이덩굴의독법』,『미스김라일락』을상재한바있다.이번시집은짧은시40여편과프랑스에관한시등모두50편을파리의이야기를담은사진50편과함께실었다.나혜경은〈작은詩앗·채송화〉동인활동을통해짧은시를써왔다.물론짧은시만쓰는건아니지만,시를줄여쓰는동안말도줄이게되었다고고백한다.말을줄인시는여백이길다.여백은고요와함께긴울림으로확장되기를바라며오롯이독자의몫으로비워둔다.이번시집에서는김동현의사진과컬래버작업을하였다.특별히의미있는건김동현은파리에서사진을공부하고있는시인의아들이라는것이다.어떤약속도없이각자의자리에서활동하다가시사진집을내보자는제안을받고시와사진을한권에담았다.시인은아들의빈자리를절절히체험하며시를쓰고,아들은사진공부에몰두하며외로운시간을견뎠을것이다.“나는매일꽃을그리고/너는전송받은꽃을물병에꽂는다고했다”에서와같이애틋함을해결하는방식이각자의자리에서깊어졌고,시인은이제아들이엄마를걱정할만큼어른이되어가고있다고말(「나는매일꽃을그리고」에서)하고있다.빈자리와외롭고그리운시간은깊어지고단단해져서이국적풍경과함께오히려위안으로다가온다.한발나아갈수없을땐제자리에서저렇게깊어지는겁니다-「나무,홀로푸르다」전문나무는왜푸른가.부동의성질을가진나무가앞으로나아갈수없을바에야제자리에서깊어지는삶의방식때문이다.힘든시기를견디며몰두하고매진하다보면자신이하고있는일은나무의푸르름처럼성장하고시원한그늘을드리울것이다.오늘의내가두줄짜리문장을쓰다나가면내일의내가네줄로늘여놓고모레의내가열줄로늘이느라고심하다그만두면글피의내가지방을발라근육만남겨놓고그글피의내가조금더살을붙이고-「만난적없는내가」부분오늘의나와내일의나는만난적이없다.그러나오늘의나는내일의나가되기위해‘지금,여기의나’가되어현재에충실하다.어제의내가아닌오늘의나는어제까지의삶의바통을이어받는다.어제와지금이모여야내일이되고미래가되는평범한우리들의삶을이야기하고있다.하룻밤묵어가려고풀잎의등을꼭붙들고있는나비한마리자세히보니그게아니다편히쉬다가게나비를꼬옥보듬고있는풀잎-「풀잎의마음」전문저녁때쯤시인은풀잎의뒷면에붙어있는나비한마리를포착했나보다.하룻밤이슬이나피하자는게사실이겠지만,시인은풀잎의너른마음을헤아려본다.나비가하룻밤편히쉬다가도록풀잎이나비를꼬옥안아주고있다고상상해본다.시인의동심이투영되었다.시인은평등을실천하지못했음을고백하고,작고사소한것을포착하고,결핍이만들어내는표정에서눈을떼지못한다.또한괜찮다,걱정하지말라며불안한마음을다독인다.시인의평범한고백과위로를통해우리도그의문장에공감하고위안을받는다.꺾이고휘고뒤틀린나무살기위해서죽기위해서다시살기위해서그렇게몇고비를넘기고푸르름한그루얻은나무-「굽은길」전문생의굽이굽이엔고난이있다.꺾이고휘고뒤틀리면서도,포기하지않고살아낸다면고비를넘기고반드시“푸르름”이찾아올것이다.그러므로푸르른나무한그루에새겨진삶의물결무늬는훈장이다.시를줄여쓰는동안말도조금씩줄었습니다.고요가좀더촘촘해지길바라며말과말사이에는파리의풍경을끌어다두었습니다.사진속에담긴시간과장면이시가되고시는또하나의이미지가되어서로낯설게,또서로너그럽게어우르고스며들기를바랍니다.가끔이곳에없는나를데려오는일은즐겁기도하고고되기도하였으나,그것조차바람처럼왔다가는일.그러니모두가무겁고도가볍습니다.‘시인의말’에서처럼시를쓰는일,삶을살아내는일은즐겁기도하고고되기도한것이다.그러나돌아보면이조차순간이며바람처럼지나가는일이다.그러니시인에게삶은무겁다고생각하면서도참으로가벼운것이기도한것이다.오후,일상의시선이멈춘곳에〈오후시선〉이있다분주한오전의일상을뒤고하고여유가있는오후의시간을우리네삶에전하고자한다.시를읽고사진을보며정서적충만을독자들이마음깊이느낄수있는시선집이되고자한다1.‘시와사진,꽃과이슬의만남’누구나느끼듯세상은빠르게변하고있다.그변화의틈속에서문학은,시는살아남기위해애쓴다.그애씀이세상의변화처럼변화를통해달라지려고한다.우리는그변화의길위에서시와사진의만남을기획했다.〈오후시선〉은그렇게시작의첫발자국을딛는다.시의행간과사진의여백에서스며나오는느낌은,두장르의충돌에서오는충만감을안겨줄것이다.때로는잔잔하게더러는파격적으로,시와사진의만남은독자들에게경계의충격을선사할것이다.결코평범하지않은사진들이전하는메시지는,시집을읽는또다른기쁨을줄것이라확신한다.시와사진의경계에서은밀하게연결되는그지점에서파장처럼퍼지는묘한어울림.그관계미학이주는처음은두려움과기대감으로출렁거린다.〈오후시선〉은앞으로해외시인들과사진가들이함께하는작업도계획하고있다.젊은해외사진가와의작업은진행중에있다.세상의좋은시와좋은사진이만나서전하는여유와안식.〈오후시선〉은시와사진이따로이면서함께하는길걷기로느리지만,앞으로가길주저하지않을것이다.해설과표사도없이,오롯이시와사진만으로〈오후시선〉은독자들에게조용하게다가갈것이다.기획시집으로는처음시도되는작업.첫시집은우리나라대표서정시인으로독자들의사랑을받는복효근시인의열번째시집〈고요한저녁이왔다〉이다.도서출판역락이정성을다해만든〈오후시선〉에애정어린질책과응원을부탁드린다.“사진과시는순간적으로대상을파악하는능력이있다.이런작용은사토리(satori:홀연히깨달음)로연결된다.현대사회는고유한사고가존재하고,그사고에적합한매체를요구한다.시와사진은바다처럼넓은지성과,끊임없이창조적으로변한다는점에서매력적이다.”-사진평론가김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