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라크르 에도 (일본 미디어믹스 원류 | 양장본 Hardcover)

시뮬라크르 에도 (일본 미디어믹스 원류 | 양장본 Hardcover)

$11.15
Description
에도 문화는 모방과 창조의 무한 반복을 통해 원본을 잊고 무수한 복제를 경험하게 하는 시뮬라크르의 성질을 보여준다. 일본에서는 에도 시대만큼 오리지널이 아닌 것들이 당당하게 문화콘텐츠로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우위를 점령했던 적이 없다. 옛 전설이 연극으로, 그림책으로, 우키요에로 표현된다. 그러나 누구도 주인을 찾지 않는다. 눈앞의 작품으로서 표현되고 소비되며 즐긴다. 공통된 세계에서 형성되어 주인을 알 수 없는 패러디 작품은 장르를 교차하면서 일본 미디어믹스의
원형을 이루기 시작한다. 이 에도 시대의 패러디가 일본 문화의 시뮬라크르의 증거이다. 에도 후기 문화의 장은 시뮬라크르가 움직이는 시대였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시뮬라크르의 증거들을 탐색해 보려 한다. 에도의 가상현실은 현대 일본 문화를 있게 한 작은 축소판이었다. 동일한 것으로의 수렴이 불가하고 거대해진 오늘날 일본 대중문화는 어쩌면 복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운명을 지닌 에도 문화의 지친 잔존물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뮬라크르 에도의 정체를 찾는 여행을 떠나보자.
저자

손정아

경북대학교인문대학일어일문학과

저자는스토리(구사조시)와이미지(우키요에)를중심으로현대일본문화에서고전활용의예를찾아내고미디어믹스의원류로서분석하는연구를진행하고있다.앤디워홀이“모든것은스스로를반복한다.모든것은반복일뿐인데,사람들이새로운것이라고생각하는것이놀랍다.”고한것은비단뉴욕의현대팝아트에만해당하는것은아닐것이다.이와유사하게에도의출판문화는모방과창조를거듭하여끊임없이‘반복하는새로움’을만들어냈다.이와관련한저자의연구는일본고전문학,시각문화,일본서브컬처,원소스멀티유스를이용한문화콘텐츠창작등의면에서활용될수있을것이다.주요논문으로?가도카와(角川)유형으로본에도후기(江?後期)미디어믹스전개-세카이(世界)와슈코(趣向)그리고캐릭터의문제를중심으로-?ㆍ?일본문화콘텐츠생성과우타가와구니요시(歌川?芳)-덴포개혁(天保改革)과그이후작품을중심으로-?ㆍ?기뵤시(?表紙)의「가치카치야마(かちかち山)」수용-기산지(喜三二)와산나(三和)의경우-?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제1장.프로듀서쓰타야에게맡겨주세요
1.요시와라의작은책방
2.걸어다니는출판브랜드
3.쓰타야의아이돌,우타마로
4.샤라쿠는누구인가
5.블랙리스트와말로

제2장.오락소설아이디어의시대
1.두남매의전설,그림책이되다
2.닭의해(己酉)니,이런것은어떤가
3.재탕권하는사회
4.스토리는살아있다
5.스타워즈식흥행을꿈꾸다

제3장.애니멀콘텐츠는에도시대부터
1.기산지,너구리를부활시키다
2.복제되는긴타마,여기저기
3.시리즈로탄생한‘고마’
4.고양이들모두이름있어요!
5.참새도,금붕어도,이것도저것도

제4장.문화콘텐츠개발자,구니요시
1.그림으로읽는글자
2.겉보기엔무섭지만
3.‘가와이’와‘오모시로이’
4.현대만화에등장하다
5.구니요시스쿨

제5장.우키요에의하이브리드적변형
1.구니요시제자들,신문을만들다
2.가짜뉴스전성시대
3.전쟁에이용되다7
4.게임으로문명을읽다
5.우키요에에서사진으로

마치며


고유명사원어표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일본의근대화가본격적으로이루어지기시작한메이지시대로들어가기전,에도후기는그야말로혼란과격변의시기였다.막부와조정을각각이용하고자하는큰두세력과서양열강들의계속되는개국요구는한치앞을내다볼수없는상황을초래했다.그러나에도시대의막이내려오는와중에도다른한편에서는문화의꽃을피운시기이기도하다.인쇄술의보급과발달로다양한출판물이간행되었으며경제적으로여유가생긴서민들은가부키를즐기며그와관련된우키요에그림을소장하였다.또한서민들은문화를즐길뿐만아니라직접창작까지하게되는데,교카(풍자와익살을주로한짧은시)를만드는문화살롱과도같은모임을통해그창작의내용과종류는점점다양해진다.
에도문화는주로공동작업으로이루어졌다.한모토(版元)라고불리는출판업자는단순히작품을찍어내는곳의사장만은아니었다.서적이든그림이든제작구상은먼저이한모토로부터시작되었으니오늘날로치면프로듀서와같은존재였다.에도후기때나온책과그림들은바로이한모토에의해성공하고또실패했다.오늘날일본각지역의핫플레이스로자리매김하고있는‘TSUTAYA’는쓰타야주자부로라는에도시대가장유명한한모토의이름에서나온것이다.쓰타야는공인된유곽요시와라근처작은책방의주인이었다.그는우타마로라는아이돌을탄생시켰으며샤라쿠라는미스터리화가를통해앞서간예술의표본을제시하기도했다.또한산토교덴등의베스트셀러작가의작품을지속적으로출판했는데그중몇몇작품으로인해막부로부터재산을몰수당하고일정기간손을사용하지못하는형벌을받기도한다.
쓰타야와콤비를이룬대표적인작가인산토교덴은사회풍자와비판을드러내면서도오락성이짙은기뵤시(그림소설로책표지가노란색이라붙은이름)라는장르를통해일본의옛전설과영웅담뿐만아니라당대유행하는인물이나물건등을소개하는책을썼다.또다른작가사쿠라가와지히나리는특히옛날이야기를소재로리메이크하는작품을많이썼으며그안에서가부키팬덤을드러내었다.
그림소설삽화가로활동하던에도후기화가들은우키요에를통해더욱더견고한자신들의작품세계를구축했다.덴포개혁이라는규제에도불구하고우타가와구니요시는기존의인기제재였던미인과배우그림에서탈피하여애니멀콘텐츠를활용한다양한우키요에의세부장르들을만들어낸다.여기서또한번,일본옛날이야기들은패러디되고캐릭터들은재창조되어새로운아이템으로등장한다.달리시각미디어가발달되어있지않았던이시기에우키요에는다양한장르의기능을대신하고있었다.
그러나사진이발달하게되는등근대미디어들이일본에서자리잡기시작하자직접손으로새기는판화의방식을거쳐야하는우키요에는점점설자리를잃게된다.그마지막족적에있던화가들이구니요시와그의제자들이다.그들은이전에는사용하지않았던소재들을다양하게우키요에로옮겨왔고우키요에또한신문이나게임등의기능을더해변모시켜얼마간그생명력을이어간다.구니요시동문들의그림에는일본고전을활용하여다이내믹하게묘사한대작이있는가하면,격동의에도말기와메이지초기를거치면서이국에대한호기심과혼란한사회곳곳의모습을그린것도있다.
메이지로접어들면서일본은갑작스레근대화를지향하며에도의흔적을없애고자하는태도를취한다.이것은마치2차세계대전의패전국이면서도미국을적대시하지않고바로순응적태도를취했던양상과어딘가비슷하다.대정봉환으로일본의왕에게다시권력이이양되어일본적인것을더중시하며전통문화를살릴수있었던새로운시대에오히려정치세력들은열강의꿈을꾸며일본의전통색채를지우기시작했던것이다.
따라서출판업자ㆍ작가ㆍ우키요에화가들이꾸려놓았던에도문화는근대화물결속에서잊히다가현대에들어와재조명을받기시작한다.서양인상주의화가들이발견한우키요에의예술적가치가뒤늦게일본에서도주목받기시작했다.각종영화나드라마에서한모토와작가들이등장인물이되고다양한에도문화들이애니메이션으로도만들어지고있다.
오늘날의일본적인것,일본의문화력을논할때이제는빠지지않고등장하는것이에도후기문화다.그러나에도여행을시작해보면그안에는레오나르도다빈치의모나리자와같은유일무이의가치를논할만한예술적방식과특징은존재하지않는다.다만그곳에는한가지소스를여러번이용하는패러디의특징이발견된다.감히철학용어를빌려오자면,에도문화는모방과창조의무한반복을통해원본을잊고무수한복제를경험하게하는‘시뮬라크르’의성질을보여준다.
특히에도의출판문화는순간적으로생성되고사라지며복제하는시뮬라크르와무척닮아있다.오리지널과의상관관계를따지지않고행여오리지널이존재한다해도유사(類似)의개념으로그것과의관계에서오는가치에큰의미를부여하지않는다.사본들의사본,상사(相似)와상사들의반복,그사이에서의미묘한차이들이에도문화를점령하고있다.
일본에서는에도시대만큼오리지널이아닌것들이당당하게문화콘텐츠로서생생하게살아움직이며우위를점령했던적이없다.옛전설이연극으로,그림책으로,우키요에로표현된다.그러나누구도주인(patron)을찾지않는다.눈앞의작품으로서표현되고소비되며즐긴다.공통된세계에서형성되어주인을알수없는패러디작품은장르를교차하면서일본미디어믹스의원형을이루기시작한다.이에도시대의패러디가일본문화의시뮬라크르의증거이다.에도후기문화의장은시뮬라크르가움직이는시대였다.서민들이소비한문화들이판화방식을통해제공되었다는기술적측면이한요인이기도하지만,이미문화창작자들이모방과창조의반복으로일궈내는결과물에그어떤제약도두지않았기에가능했던것이다.
이책을통해그러한시뮬라크르의증거들을탐색해보려한다.에도의가상현실은현대일본문화를있게한작은축소판이었다.동일한것으로의수렴이불가하고거대해진오늘날일본대중문화는어쩌면복제에마침표를찍을수없는운명을지닌에도문화의지친잔존물로서존재하고있는것은아닐까.시뮬라크르에도의정체를찾는여행을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