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것은 눈을 감고 본다 - 토담시인선 57

그리운 것은 눈을 감고 본다 - 토담시인선 57

$10.00
Description
시집 『그리운 것은 눈을 감고 본다』는 박현태 시인의 새로운 시집이다. 일상의 소소한 풍경을 통해 깊은 관조의 경지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자

박현태

박현태시인은경북청도에서태어났다.동아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하고젊은시절광부로3년동안독일에체류하였다.귀국후‘도서출판白眉’를경영하기도했으며산본신도시에이주한이후지역문화에애정과관심을기울여왔다.현재수리산자락에살며틈틈이시를쓰고있다.
1972년첫시집 『未完의서정』이후『사람의저녁』『문득뒤돌아보다』『왜가리는외발로우아하다』『백발을털어내며』『왼손의유산』등25권의시집을상재했다.시선집으로 『세상의모든저녁』이있다.

목차

1부
시월저물녘
날마다다른사람
달과의동거
낯선형벌
건널목풍경
늦은밤손씻기
만산홍엽
엄마의사계
택배로온가을
노을녘부석사
태풍의계절
불현듯이
겨울홍시
인생자서전
입춘즈음에
달빛밟기
돗자리깔고앉아
가을하늘
토란국을먹다가
달빛에쪼그리고
아침이슬
구두의애증
세탁소
유천에갔더니
가볍고야트막히
진눈깨비
길위의소나기
마을버스
미망(迷妄)의밤
날마다그런날
아버지의뼈
그리운것은눈을감고본다
외딴정물화
겨울무지개
호수위에뜬섶
인생수업
삶을위한변명
태풍
그시절자연살이
담너머무슨일이
집에가는밤길

2부
이팝같아요
나비와벌
뼈아픈흔적
절정으로가는봄
달빛다시기
그러저러합니다
단비
혼자하는야연(夜宴)
까마귀날아도
대구탕을끓이며
해거름녘
설경을바라보며
오월의꽃비
소박이를먹으며
도서관옆겨울풍경
걷다
마음따라걷는날
참맑은날
사람의풍경
하얀몽상속으로
오래된밤참
식사와끼니
살풋오는눈
궁금한계절
겨울에묻는안부
여백두드리기
빈술병
반쪽짜리
내친구의집
참스승
꿈집짓기
개나리꽃필때
노인으로사는날
개와주인
무료함월동하기
속삭임
지나가는비
머나먼하루
불면의시대
사람의일에
날저물녘

3부
짖지않는사회
사람알아보기
새벽별지네
내안에내리는비
아버지핏줄
시간늘보
시집을열면
화창한풍경
보리밭길걸으며
풀잎들이
낙엽속에는
나이탓이다
늦게안사랑
막차를기다리며
어머님전상서
옛날로가는밤
밤눈탓에
달빛밝은강물에
가을엔그러더라
초승달
어정대는가을산
아침햇살
눈오는저녁풍경
팔부능선거닐며
헛웃음
오동나무몸에는
무릎을끌어안고
호수에내리는비
산에가는날
그런도중에
쇠비린내나다
허수아비
달빛이머문자리
토렴
파꽃피는산책길
수리산연인
매실주를담그며
측은지심의계절
가을깊은밤
임자라불러줘요
제주도가면
먼나무
부끄러운밤
입추
소복한명상

4부
파안대소
한숨
풋사과깎기
빚쟁이
멍때리기
대춘부(待春賦)
짧은동안거
미로를묻다
뜬금없는소리
장맛비
고목처럼
이팝꽃곁에서
풀지못한숙제
인생맛보기
다향(茶香)즐기기
환절기나들이
신발장
멀리온강물이
우리사이는
동천(冬天)에
치킨을주문하고
휴지통으로간시
잡초를뽑으며
내안의4월
엄살
뼈대지키기
속깊은밤비
나목의거리
도시는벽이다
사과맛
몽상체험하기
기억의창고
부지깽이
황소고집
잠들지않는나무
흐르면흐르게하라
첫눈
신구해바꿔걸기
혼술
꽃내
마음속종양
밤보다긴밤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세상에는따로임자가없는것지천이다.
하늘과땅바람과눈,비,시도그렇다.
쓸때도읽을때도내맘대로놀수있더라.
입닫고도말할수있는게시만한게없더라.

책속에서

두둥실보름달이
빈창에서성이기에
실내화를놓아주었더니
주인없는안방에
넙죽기어들어둥지를틀더라

오늘밤은
외롭지않겠다.
―박현태,「달과의동거」전문


가장높은가지에달린
하나는끝내따지않았다

겨울들머리
홍시는더욱빨개지며말랑거렸다

저한알은
사람의것이아닌바람의몫이다

인동을견뎌내는빈하늘에
백열등하나달아두는것이다.
―박현태,「겨울홍시」전문


내가
오늘하루어떻게살았는지
구두는알고있다

몇시에어딜가서
누굴만나무슨짓을했는지
멱살을잡혔는지눈웃음쳤는지
마음이급해서종종걸음쳤는지
생각이심란해어정어정댔는지

뒷굽이닳도록동행한구두는
내속셈까지뻔히알고있다.
―박현태,「구두의애증」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