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튕겨낸 해님 (시읽는 어린이 107)

바다가 튕겨낸 해님 (시읽는 어린이 107)

$10.00
저자

박희순

동시작가이자40년간공교육현장에서아이들의성장을돕고있습니다.코로나팬데믹을겪으며피폐해진아이들의정서회복을위한감정코칭동시교실을운영하고있으며,지속가능생태교육,제주어를살려쓰기위한‘제주어동시콘서트’를진행하고있습니다.SBS교육대상과제18회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을수상하였으며5학년국어교과서에동시가수록되어있습니다.동시집으로『바다가튕겨낸해님』,『말처럼달리고싶은양말』,『엄마는못들었나?』,경계존중그림책『똑똑똑,선물배달왔어요』가있습니다.

목차

제1부참오래걸렸다
참오래걸렸다/하루/작은것들이/소라껍데기/매미/거미/하루2/너만먹기냐

제2부흉내쟁이친구들
흉내쟁이친구들/새들을봐/가을숲/담쟁이따라가볼까/이슬/앉으려다/곶자왈3-흙한방울없이도/곶자왈5-할말이가득하다/제주도돌담/그냥두고와/자러가는해님/여우비오는날/숲이웃는다

제3부누구나별이되는게아니랍니다
풍경/별불가사리/말.말.말./벽부수기/친구-나에게너는그렇다/그냥지나가게/뚜벅뚜벅걸어온말/이중섭거리물고기풍경/그냥/학교다녀오겠습니다/물장오리/바다가큰귀열어놓고/책을펴고귀기울여봐/펑뚫어아저씨

제4부눈도뜨지못하면서
슬그머니들어온습관/누군지다안다/오는잠가는잠/꿈/눈도뜨지못하면서/쇠똥구리엄마는/연습/말이안통해도/그렇게해/욕심쟁이배추벌레야/먼지만슬쩍데리고간다/큰일이야큰일/생각많은도토리와바람/산에오르는게숨찰땐

재미있는동시이야기
산울림처럼가슴을울리는시_문삼석

출판사 서평

제주의사랑과꿈,그아름다운삶을그린동시집

동심이가득한세계로어린이들을초대해온청개구리출판사의동시집시리즈<시읽는어린이>107번째도서『바다가튕겨낸해님』이출간되었다.제18회눈높이아동문학상을수상하고『말처럼달리고싶은양말』을펴낸박희순시인의동시집이다.이미오래전에출간했던동시집이지만시행을좀더다듬고제주어로번역한동시를추가하여새로이개정판을낸것이다.49편의동시와제주어동시17편총66편의동시를담고있으며,1부‘참오래걸렸다’,2부‘흉내쟁이친구들’,3부‘누구나별이되는게아니랍니다’,4부‘눈도뜨지못하면서’로구성되었다.

바다가
해를
공처럼툭튕겨주었다가
살짝받아주는데




걸린대.
―「하루」전문

여기서의하루는우리의주활동시간대인‘아침부터저녁까지’를가리키고있다.즉아침해가떠서질때까지의시간을말하는데,박희순시인의눈에는이러한단순한현상이“바다가해를공처럼툭튕겨주었다가살짝받아주는데”걸리는시간으로보이는모양이다.박희순시인이바다로둘러싸인섬,제주도에살고있기때문에그렇게보이는것일까?해설을쓴문삼석시인은“아무리그렇더라도바다가해를공처럼튕겼다가살짝받기까지의시간이하루라는사실은누구나발견할수있는게아니”라고말한다.바다가‘해’를가지고마치공놀이하듯보내는시간은무척활기차고재미있을것이다.아이들이공놀이를좋아하고그시간에흠뻑빠진다는걸떠올린다면,박희순시인이얼마나동심가득한시선으로세상을바라보는지알수있다.어쩌면이렇듯즐거운순간으로아이들의‘하루’가채워지길바라는시인의마음일지도모르겠다.
박희순시인은「시인의말」에서‘하루’즉‘오늘’은살아있는모든생명에서보내온선물이며,그렇기에당연하다고생각했던‘하루’를새로운눈으로살펴보라고독자들에게권한다.이러한인식은앞서살펴본「하루」외에도「하루2」라는작품에서도잘드러나있다.해님이“아침마다선물보따리배달”해주는데,그것이바로‘스물네시간’이라는‘하루’이다.모두에게골고루배달되는이선물은“내일또드리니맘껏쓰”라고한다.혹시라도오늘잘못보낸하루를후회하며안타까워하지말고,대신내일또다시받을하루를잘보내면된다는메시지같다.하루가선물이라니.그것도매일매일새롭게받는선물.시간은누구에게나공평하게주어진다는말을동시로따뜻하게풀어낸작품이라고할수있다.

‘미안해’하고귓가에속삭이면
그냥눈물이나와.

‘고마워’하고웃으며말하면
나도그냥웃어지지.

‘네가좋아’라는말을들으면
풍선처럼그말듣고온동네달리고싶어지지.

“그래그래”맞장구쳐주면
“맞아맞아”함께하고싶어져.

생각만해도좋은말.
그냥따라하고싶은말.
―「그냥」전문

박희순시인은말의중요성에대해서도깊게고민한듯하다.인용한「그냥」은상대방의말에따라달라지는내마음을솔직하게그려내었다.아마다들많이경험해보았을것이다.갈등을겪었던누군가로부터‘미안해’라며사과를받으면그동안억울했던마음,속상했던마음이위안을받으며그냥눈물이나온다.내작은호의에도그냥넘기지않고‘고마워’라고말해주면쑥스럽긴하지만절로웃음이난다.내가좋아하는사람으로부터‘네가좋아’라는말을들으면또어떤가?무척이나벅차오르는그순간은“풍선처럼그말듣고온동네달리고싶어”진다는표현에딱들어맞는다.내작은감정과말에도“그래그래”맞장구를쳐주면나역시그에게똑같이호응해주고싶다.이처럼상대를배려하는“생각만해도좋은말”은“그냥따라하고싶”게만든다.하지만반대의상황도있다.「말.말.말」에서“소화되지않은말들은다른귀를지나또다른입으로또다른귀로”가서동네방네돌아다니는소문이되고만다.“그말로마음이뽀죡해”지게된다는이작품은내가하는말이누군가에게상처가될수있음을경고한다.
그럼어떻게해야할까?박희순시인은산에가서소리치면내말그대로따라하는흉내쟁이친구들(메아리)을떠올려보라고조언한다.내가‘바보야!’하고소리치면백명도더되는흉내쟁이친구들이‘바보야바보야바보야……’하고따라하기에몇배가되어내게돌아온다.반대로내가‘좋아해!’하고소리치면이번에도역시흉내쟁이친구들은‘좋아해좋아해좋아해……’나에게소리친다.그러니“산에가면좋은말만해야”한다는것이다.그러나과연흉내쟁이친구들이산에만있을까?내가만나는모든사람들이다흉내쟁이친구들이라고생각해야할것이다.결국나에게돌아오는말은내가한말이라고박희순시인은작품들을통해나지막이일러주고있다.
『말처럼달리고싶은양말』에서도그렇듯이『바다가튕겨낸해님』에도16편의동시옆에제주어로바꾸어쓴제주어동시가나란히수록되어있다.표준어동시와제주어동시를나란히읽어보는것도이동시집을재미있고의미있게즐길수있는방법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