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초만 - 시읽는 어린이 118 (양장)

딱, 2초만 - 시읽는 어린이 118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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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윤형주 시인의 첫 동시집. 경쾌하면서도 간결한 언어 구사로 단순명쾌한 시상을 쉽고 명료하게 보여준다. 주위의 흔한 사물이나 소재를 손쉽게 풀어내는 듯하다. 하지만 몇 번 곱씹어 보면 단순하고 흔한 일상 속에 담겨 있는 깊은 의미가 선명하게 떠오르며 하나의 시상을 완성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한다. 이는 시인이 즐겨 구사하는 함축적인 시어의 매력이기도 하고 천연덕스러운 위트와 재치 있는 시상의 전개에서 느껴지는 재미와 공감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신선하고도 참신한 발상으로 아이들의 일상은 물론 자연과 사물의 이면을 새롭게 느끼게 하는 동시집이다.

저자

윤형주

전북남원에서태어나전주에서살고있다.동국대학교신문방송학과를졸업하였고,현대건설에서10년간근무했다.2015년전북여성백일장시부문차상을받았고,2016년대전일보신춘문예동시에당선되었다.2020년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선정되었다.

목차

차례
시인의말

제1부선물
제2부마음약해서
제3부다행이다
제4부위대한걸음

재미있는동시이야기
기발하고독특한상상력안도

출판사 서평

자연의조화로운질서와교감,일상의아름다움을그려낸동시들

동심이가득한세계로어린이들을초대해온청개구리출판사의동시집시리즈<시읽는어린이>118번째동시집『딱,2초만』이출간되었다.이책은2016년대전일보신춘문예에동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한윤형주시인의첫번째동시집이다.
윤형주시인의동시는경쾌하면서도간결한언어구사로단순명쾌한시상을쉽고명료하게보여준다.주위의흔한사물이나소재를손쉽게풀어내는듯하다.하지만몇번곱씹어보면단순하고흔한일상속에담겨있는깊은의미가선명하게떠오르며하나의시상을완성하는신기한경험을하게한다.이는시인이즐겨구사하는함축적인시어의매력이기도하고천연덕스러운위트와재치있는시상의전개에서느껴지는재미와공감이한몫하기때문일것이다.

초대받지않은
손님으로와서

기침
콧물
열을선물하길래

감기약을대접했다
잘먹고돌아가라고
--「손님대접」

이동시만읽어봐도윤형주시인의시세계를금방느낄수있다.아주간결하면서도할말은다한듯한동시다.군더더기하나없이꽉짜여져있다.그동안감기를소재로한동시를많이봐왔지만이처럼간결하고명료하게표현한적이있었나싶을정도다.누구에게나감기는정말“초대받지않은/손님”이다.요즘처럼코로나19가대유행인시점에서는감기만걸려도큰걱정이다.언제걸렸는지도모르는사이에침투해들어온감기바이러스는콧물과기침,두통을동반하면서우리를꼼짝못하게괴롭힌다.그런데시인은여유만만하다.오히려기침,콧물,열등감기증상을선물이라한다.선물을받았으니보답을해야겠지.그래서시인은‘감기약을대접해잘돌려보냈다’고한다.참으로기발한위트가아닐수없다.시인의재치있는발상이재미있게느껴진다.
그렇다면이러한생각은어디에서비롯되었을까.우리조상들은예부터나쁘고궂은것을더극진히대하고달래서화를누그러뜨리는관습을지니고있었다.이를테면전염병,특히천연두를‘마마’라고높여부르지않았던가.‘마마손님’이라부르며극진히달래고얼러서얼른돌려보내야한다고생각했다.시인의“손님대접”과다를바가없다.최근3차팬데믹경향을보이는코로나19도잘달래고대접해서얼른돌려보냈으면좋겠다.그런바람을담아이동시를몇번이고거듭되풀이해서읽었다.
이동시집에는이처럼재치가번뜩이는작품이수두룩하다.이런위트와재치는신선하고도참신한발상으로이어져시적대상을새롭게탈바꿈해놓는다.‘잡다’라는말을유희적으로활용해장난꾸러기동생의특성을포착한「잡고」,할머니의건망증을그린「할머니의도돌이표」,‘화장실슬리퍼’의하소연을담은「나도신발이야」,겸손의미덕을함축적으로모자에빗댄「모자」,세태를풍자한「허리띠의역사」등이그러하다.이처럼익숙한대상에서새롭고도낯선의미를포착해내는시인의시선은비단일상속사물에만머물러있지는않다.자연의풍경과대상들도시인의손을거치기만하면새로운이미지가되고색다른의미로자리매김한다.

안개걷힌숲속
은빛그물이
총총이걸려있다

만선을꿈꾸는
부지런한아빠거미가
한땀한땀엮어걸고

땀방울도
주렁주렁
달아놓았다
--「숲속의어부」

이동시에서는거미줄에새로운의미를부여하고있다.다름아닌‘은빛그물’이그것이다.거미줄과그물은생김새나용도에있어유사한면이있다.무언가를낚으려한다는점에서그렇다.물론숲속에걸려있는거미줄을보고바닷속그물을떠올리는건누구나할수있는상상일수도있다.하지만거미줄과그물의연상작용을통해건강한삶의의지를포착해내는것은또다른이야기다.
여기서거미줄은바로‘만선을꿈꾸는아빠거미가정성들여엮어걸어놓은’그물이된다.이로써아빠거미는‘숲속의어부’로새로이명명된다.그런데시인은여기서더나아가거미의행위를통해고되지만신성하고도건강한노동의숭고미를그려내고있다.마지막연에서“땀방울도/주렁주렁/달아놓았다’고하는서정적이미지가바로그러한의미를자아낸다.여기서땀방울이란무엇인가.시인은‘안개걷힌숲속’혹은새벽숲속에서흔히볼수있는이슬방울을이렇게표현한것이다.왜일까.거미줄에맺힌이슬을흡사그물을부리던어부의땀방울과동일시하는것이다.그런데이슬은신새벽의신성함,혹은깨끗한이미지를지니고있다.이이슬이땀방울이라는거친노동의산물로대체되면서우리는노동의신성함,나아가건강한삶의의지를엿보게되는것이다.
이처럼시인은일상과사물,자연현상과대상물을통해삶에대한의미를새로이부여하면서자신만의새로운인식을추구해가고있다.간결하면서도명쾌한언어가자아내는시적성취는어린이들에게새롭고도건강한자의식은물론신선하고도자유로운언어감각을심어주기에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