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신호등 (이시향 동시집 | 양장본 Hardcover)

파프리카 신호등 (이시향 동시집 | 양장본 Hardcover)

$11.50
Description
이시향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이 시집에는 시인의 말처럼 “텃밭에서 만난 친구들과 소통하며 일어나는 이야기”가 많다. 특히 실직한 아빠의 ‘텃밭 가꾸기’와 ‘사진 찍기’를 통해 고단한 삶을 이겨내는 한 가족의 훈훈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텃밭의 상상력’이라 부를 만할 정도로 여기서 텃밭은 주요한 모티프일 뿐 아니라 텃밭이 품어주는 한 가족과 자연이 어우러져서 독자로 하여금 따뜻한 공간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저자

이시향

본명이승민.물맑고바람많은제주도가고향이에요.2003년계간『시세계』에시가,2006년에는『아동문학평론』에동시가,2020년에는『시와편견』에디카시가당선되었어요.제34회울산예총에서예술문학상을받았고,제15회울산동요사랑대상,제9회울산아동문학상,제3회울산남구문인상도받았어요.작품집으로시집『들소구두를신고』『사랑은혼자여도외롭지않습니다』『그를닮은그가부르는사모곡』,시화집『마주보기』가있고,동시집『아삭아삭책읽기』,디카시집『피다』『삼詩세끼(3인공저)』를펴냈어요.2020년울산광역시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문학부문에선정되어두번째동시집『파프리카신호등』을펴냅니다.

목차

제1부봄꽃공장사진사
강낭콩/붕붕호박벌/봄꽃공장사진사/나비날다/우리집에찾아온봄/콩타작/엄지척/넙치와가자미구별법/뜀틀선수/바다를팔아요/아빠텃밭/비의씨앗/김밥편지/하느님참미워

제2부살구봅시다
고구마꽃/같이가자누야!/살구봅시다/호주머니/사춘기누나/내보물1호/현충일묵념/할아버지자가용/지렁이꿈틀/금덩이/파프리카신호등/호떡파는아저씨/도토리친구/탐라도전설/씨앗뿌리는아이

제3부유채꽃공장장
지구조각가/산봉우리/무당벌레/메주꽃/꿈나무/민들레호/엉또폭포/코로나19/유채꽃공장장/십리대밭교/울산대교/울산고래/삼호교/울산교/십리대밭도깨비마을

제4부가을꽃공장사진사
가을꽃공장사진사/거미집/전깃줄에참새는/쌍가마뭐예요/미소가한가득/난쟁이/지네/노래교실/물집/참새/아빠는농부/열병/시간자판기/떠나지못하는달팽이

재미있는동시이야기
아빠는봄꽃공장사진사_전병호

출판사 서평

따뜻한동심의눈으로
아이들마음의텃밭을가꾸어주는동시들

동심이가득한세계로어린이들을초대해온청개구리출판사의동시집시리즈〈시읽는어린이〉119번째도서『파프리카신호등』이출간되었다.이미세권의시집,시화집,디카시집,동시집등을통해활발한문학행보를보여주는이시향시인의두번째동시집이다.
『파프리카신호등』에는시인의말을빌리자면“텃밭에서만난친구들과소통하며일어나는이야기”가많다.‘집터에딸리거나집가까이있는밭’이라는사전적의미그대로의‘텃밭’공간에서이루어지는작품들은마치한편의이야기처럼연속적으로읽힌다.그중한편인「거미집」을읽어보자.

텃밭입구에
실뽑으며
집짓는거미.

목수일했던
우리아빠.

거미줄끊어질까
조심조심들어간다.
-「거미집」전문

화자는아빠의뒤를따르며텃밭에들어서고있다.텃밭입구에는거미가집을짓고있어서키큰아빠의머리에거미줄이금방이라도닿을것만같다.보통이런경우거미줄을냉큼없애거나,혹은만지기껄끄러워어쩔수없이그대로둘것이다.하지만아빠는“거미줄끊어질까”염려하며조심조심그아래를지나텃밭으로들어간다.이러한아빠의행동에는이유가있다.아빠는집을짓는목수였다.“목수일했던”이라는표현을보면‘목수’는아빠의현재직업은아니다.그럼에도아빠는여전히집을짓는행위의위대함을생각하는것이다.거미줄은거미집이고그집을지은거미의수고를목수였던아빠는소중하게여기고있음을암시한다.
그런데아빠는왜직업이없이텃밭을돌보고있는것일까?아빠는텃밭에서무얼키우고있을까?이에대한힌트는아빠의텃밭이중심배경으로나오는작품「뜀틀선수」「아빠텃밭」「파프리카신호등」「노래교실」「물집」「아빠는농부」「지렁이꿈틀」등에서찾아볼수있다.특히텃밭을“퇴직걱정없는일자리”로지칭하는데서보듯이아빠는실직이라는상실감을텃밭에서위안삼고있는것으로보인다.이외에도‘아빠의텃밭’이라고시에직접적으로언급되지않지만,자연스럽게연관지어읽게되는작품들도있다.「콩타작」「고구마꽃」「무당벌레」가그러하다.이작품들을읽으며앞서나온질문의답을찾아보는과정은어린독자들에게색다른시읽는즐거움을줄것이다.
앞선시들에서일을그만두고텃밭을가꾸는아빠가나온다면,「봄꽃공장사진사」「살구봅시다」「가을꽃공장사진사」에서는‘사진찍기’가아빠의삶을지탱하는위안으로자리잡고있다.아빠에게‘사진’은‘실직’을대체하는은유이며,여기서는해고를걱정할필요가없다.무해하고영원한안식을주는자연앞에서아빠는실직의걱정이나가장의무게를거뜬히이겨내고있다.시인이꽃이피는자연을‘공장’이라칭하는것도그러한실직을대체하고자하는의식적행위로느껴진다.이러한시인의의식이잘드러나있는「봄꽃공장사진사」를살펴보자.

일자리가없어
겨울동안쉬고있던우리아빠
봄꽃공장에일다니신다.

냉이꽃,목련꽃,개나리꽃,벚꽃,민들레꽃
틈속에납작엎드려서
나비를찍는다.
벌을찍는다.
꽃잎을찍는다.
봄꽃공장사진사
아빠머리위에는
꽃잎동전이떨어져가득쌓여간다.
-「봄꽃공장사진사」전문

“일자리가없”는겨울을보낸아빠의마음은괴롭기만했을것이다.화자를비롯한가족을부양해야하는무거운책임감으로그어느때보다매서운겨울을보냈을아빠.그런아빠가봄이되자마자“봄꽃공장에일다니”러나왔다.봄의산과들은우후죽순처럼피어나는수많은꽃들로인해마치바쁘게돌아가는공장같다.이곳에서아빠의직함은‘봄꽃공장사진사’다.산과들에가득피어나는수많은꽃들속에서“납작엎드려서”나비,벌,꽃잎들을찍는아빠의모습에서,실직하기전아빠가얼마나성실하게일해왔을지엿보인다.이시의압권은“봄꽃공장사진사/아빠머리위에는/꽃잎동전이떨어져가득쌓여간다”는마지막부분이다.지금의아빠에게는지갑이아닌마음을채우는‘꽃잎동전’이가득쌓여간다.화자가직접등장하지않는시지만,낙담하지않고현재의상황에서행복을찾는아빠를묵묵히기다려주는어린아이의따뜻한시선이느껴진다.이러한따뜻함이「살구봅시다」에서는과실인‘살구’와‘살다’의언어적중의성을재치있게구현해재미를느끼게도한다.
또한이동시집에는시인의고향과현재살고있는고장을다룬작품들이다수수록되어있다.식구들이먹을식재료를손수심고거둬들이는텃밭처럼,언제든떠올리면마음이풍족해지는공간이니이곳들을‘마음의텃밭’이라볼수있지않을까?고향인제주도를그리는작품「탐라도전설」과,시인이현재삶의터전을이루며살고있는울산에대한애정이담긴「십리대밭교」「울산대교」「울산고래」「삼호교」「울산교」「십리대밭도깨비마을」등의작품을천천히읽어보며시인이보여주는공간의상상력을음미해보도록하자.이외에도「호주머니」「사춘기누나」「내보물1호」「지네」「참새」「시간자판기」등과같이시인의시선이동심을향하는작품도눈에띈다.
이시향시인은『파프리카신호등』이“눈으로만읽는것보다마음으로읽어지는”(「시인의말」)동시집이되길바란다고하였다.시인이그려낸작품들에서느껴지는‘텃밭상상력’은텃밭이품어주는한가족과자연이어우러져서독자로하여금따뜻한공간에와있는것같은느낌을준다.그러니시인의바람은어느정도이루어진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