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있지 (양장본 Hardcover)

엄마가 있지 (양장본 Hardcover)

$12.50
Description
백두현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백두현 시인의 동시는 진지한 성찰과 깊은 주제 의식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언어유희를 활용해 위트 있고 재미 있는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가족과 이웃 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작품, 끈끈한 유대감으로 공동체의 회복을 추구하는 작품, 언어유희를 통해 재미와 위트를 보여주는 작품, 이모티콘을 통해 시각적 이미지로서 주제를 강화하는 작품 등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어 동시 읽는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동시집이다.
저자

백두현

충북제천에살며동시와수필을씁니다.『자유문학』동시부문추천과『선수필』신인상으로등단했고,한국불교아동문학작가상,중봉조헌문학상을받았습니다.동시집『내친구상어』,수필집『삼백리성묫길』『이제와생각해보면』『설거지하는남자』『세상에서가장행복한집』이있습니다.

목차

제1부더깊은뜻
격리위반/막둥이의주장/아버지의겸손/더깊은뜻/분노의쇼핑/엄마가있지/살을빼는이유/가족의힘/세상에서제일맛있는반찬/엄마의변심/차를센다

제2부그리운할배
마음에도없는말/아낌없이주는나무/바뀐걱정/다른한숨/그리운할배/삼촌의옷가게/할머니도반찬투정을/할머니의핑계/바다낚시/피지못한마늘꽃/같지만다른생각/내리사랑

제3부또하나의책상
들킨마음/서있는책/또하나의책상/휴전선/하트터널/감나무말놀이/선물/때/승호네집욕실풍경/나무는/삼촌최고!

제4부촌지
촌지/할머니의헌금/같은마음/세상에서가장행복한집/대목장의각오/긍정의힘/고구마를산이유/가지치는이유/설거지하는아빠/섬

재미있는동시이야기
다양한시도를통한즐거움맛보기_박상재

출판사 서평

가족과이웃간의사랑을그린
따뜻하고정감있는유쾌한동시들!

동심이가득한세계로어린이들을초대해온청개구리출판사의동시집시리즈〈시읽는어린이〉154번째도서『엄마가있지』가출간되었다.동시와수필장르를오가며활발히활동하고있는백두현시인의두번째동시집이다.이미첫번째동시집『내친구상어』를통해어린이의심리나상황이작위성없이자연스럽게펼쳐지며그과정에서교훈도잔잔하게드러냈다는평을받은시인이니만큼,6년만에새롭게묶은『엄마가있지』의문학적성취가기대된다.
백두현시인은『엄마가있지』를통해독자들에게무엇을전해주고싶었을까.해설을쓴박상재문학평론가는이동시집의키워드를‘엄마와아버지를중심으로한가족간의끈끈한사랑과이웃간의따스한정’이라고보았다.그중에서도‘가족’을소재로한작품은전체작품수44편중무려29편이나해당한다.

새들은새끼일적부터
물고기를먹을때
머리부터삼킨다.

꼬리부터삼키면
지느러미가목에걸리니까.

어떻게알았을까?

아,참!
새들도엄마가있지.
-「엄마가있지」전문

모든존재는어린시절이있다.이시기는경험이부족하고서툴러서실수가많을수밖에없다.표제작「엄마가있지」의화자는새들이어린새끼시절부터물고기를먹을때머리부터삼킨다는걸알게되었다.꼬리부터삼키면지느러미가목에걸려위험한상황이생길수있으니지혜롭게머리부터먹는것이다.그런데가만,어린새끼가이런지혜를어떻게알았을까.의아해하던화자는무릎을탁친다.“아참!새들도엄마가있지.”하고말이다.이렇게말하는화자야말로얼마나많은삶의지혜를엄마로부터전해들었을까.우리모두가그렇듯이말이다.엄마는한존재의처음을응원하고지켜봐주며그때그때헤쳐나가야할문제들에대해조언을해주는최초의스승이다.그런엄마에대한고마움을새에빗대어쉬운비유로서독자에게전해준다.「격리위반」「분노의쇼핑」「세상에서제일맛있는반찬」「피지못한마늘꽃」「같지만다른생각」「내리사랑」등의작품도엄마의무한한사랑을보여주는작품이므로함께읽기를권한다.
『엄마가있지』를읽을때놓치면안되는포인트가있다.바로동시집의시작을여는첫번째작품과,마무리를하는마지막작품의의미다.팬데믹시대를겪으며우리는‘거리두기’라는신조어를접하게되었고,고립되는경험을했다.마무리시「섬」이말하듯“코로나19가사람과사람사이를떨어지게하더니섬을만든”것이다.어린이들에게는고립과소외의문제가특히더심각했는데가정만큼중요한학교라는활동공간을잃었기때문이다.앞으로도인류는수없이많은팬데믹을마주할텐데이러한문제를어떻게해결하면좋을까?다시첫머리동시로돌아가보자.

일곱살은지가
코로나19에감염되었다.

출근하셔야하는아빠는
회사기숙사에서자고

오빠는
이모집으로갔다.

엄마만남아
은지를꼭껴안고잤다.
-「격리위반」전문

「격리위반」은전염병으로인해가족이뿔뿔이흩어진상황을그리고있다.오빠와아빠가없는조용한집에서오직엄마만이아픈은지와함께한다.“엄마만남아은지를꼭껴안고잤다”는마지막연은참으로따뜻하고애잔하기까지하다.당시에는전염병에걸린사람은바이러스전파를막기위해격리되어야했다.때문에아빠와오빠모두어쩔수없는선택을한것이다.우리는내가전염병에걸려서또다른주변인에게옮기는걸무척미안해했으니까.아픈일곱살은지를두고집밖에서지내는마음이편치않았을것이다.이처럼어린이를둘러싼공동체는내부의문제뿐아니라외부의요인으로도와해되고해체될수있다.백두현시인은이러한상황을경계하고우리모두의노력을촉구하고있는것이다.
「휴전선」이라는작품도발상과형식이독특하다.“철조망때문에/나뉘어사는나무들.”이라는시행이나오고이모티콘을활용하여이미지로서휴전선철조망을사이에두고남과북의나무(Y)들이나뉘어서있는모습을보여준다.또하나의시행“눈이왔다.”가나오고이번엔가운데철조망을상징하는점선이사라졌다.눈이많이내려철조망을덮은것이다.여기에서끝난다면분단의아픔을그린작품으로그치겠지만시를자세히보면점선이사라진것말고도또하나가달라졌다.바로Y자모양이었던나무들이V자모양으로바뀐것이다.눈이나무의기둥까지쌓인탓이다.V자모양으로바뀐나무들을자세히보고있노라면나무들의함성이들려오는것같다.V는보통승리를뜻하기때문이다.박상재문학평론가는해설에서이시를“인간들은철망을쳐놓고서로왕래하지못하게하면서마음의벽을허물지못하지만,자연은V자의수신호로인간들의어리석음을질타하는것”이라고해석하였다.분단의문제야말로민족공동체의분열이며시인은그회복을간절히원하고있다.
이처럼『엄마가있지』를통과하는큰주제는끈끈한유대감을가진건강한공동체의필요성과회복에대한열망이다.백두현시인스스로도「시인의말」에서“서로를잡아주는마음이긴요”하며“서로가서로에게받침목이어야한다”고강조하였다.이러한공동체속에서자라나는아이가소외되고고립될수는없을테니말이다.

가족여행가면서
고속도로에서차가밀릴때
만난자동차번호는




마치싸우는번호많았는데

도착한바닷가에는




들떠웃는번호가많았다.

오고가는차량번호판에게




내마음들켰나보다.
-「들킨마음」전문

「들킨마음」은가족여행을가는어린화자의여정이머릿속에그려지는작품이다.들뜬마음으로출발하였으나꽉막힌도로위에서다들슬슬지치고짜증이난다.주변을돌아봐도보이는거라고는온통차뿐이다.이럴때어린이들은심심풀이로차번호판을보곤한다.그런화자의눈에보이는차량번호판글자는‘나너너나’가많았다.세상을‘나’와‘너’로만나누면갈등만생길뿐이다.차가막혀예민해진상황에서화자의눈에는이런글자만들어온것이다.드디어도착한바닷가에서화자를비롯한가족모두의기분은금세풀어졌다.아까와는달리‘하하허허’웃는글자의번호만이들어온걸보면말이다.시원한바닷바람을쐬고귓가를설레게하는파도소리를들으며화자는‘루루라라’번호판을보게된다.화자는그제야“내마음들켰나보다”라고고백한다.참으로위트있는작품이라고할수있다.
백두현시인의동시는진지한성찰과깊은주제의식을지니고있으면서도언어유희를활용한위트있고재미있는작품세계를보여준다.누나의수능시험날에가족채팅방에서시험잘보라고응원하는가족의모습이담긴「가족의힘」,대문옆에있는감나무를보며‘감’글자로말놀이하는가족을그린「감나무말놀이」,바다낚시에가서잡은물고기들이마음씨좋은바다가“받아!”하며내주는거라고말하는「바다낚시」,마음먹기에따라다르다는지혜를보여주는「긍정의힘」등의작품이그러하다.
이처럼백두현시인의『엄마가있지』는가족과이웃간의사랑을보여주는작품과,끈끈한유대감으로공동체의회복을추구하는작품,언어유희를통해재미와위트를보여주는작품,이모티콘을통해시각적이미지로서주제를강화하는작품등다양한시도를보여주는동시들을모아놓은동시집이다.부디독자들이이시집을통해동시가주는여러맛을음미할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