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양정무의 명작 읽기)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양정무의 명작 읽기)

$16.80
Description
‘명작은 왜 명작이 되었는가’
한국의 곰브리치, 양정무 교수가 응답하다
『난처한 미술 이야기』의 명성을 잇는 황홀한 명작 수업!
『난처한 미술 이야기』로 미술교양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양정무 교수가 돌아왔다.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는 누구나 명작이라 칭송하는 작품들을 해부하며 과연 미술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되묻는 책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약 1만 5천 년 전 구석기인들이 그린 동굴 벽화에서부터 미의 단서를 추적한다. 이후 석굴암과 판테온, 시스티나 성당 벽화, 제리코와 모네의 그림들을 차례차례 돌아보며 명작의 조건을 탐구한다. 나아가 오늘날의 명작으로 김환기와 백남준의 작품을 꼽으며, 이들의 작업이 과거의 명작들과 어떤 공통점을 지녔는지 살핀다.
저자는 이 책을 ‘통사 중심의 미술사를 보완하는 책’으로 자신 있게 명명한다. 시간의 축을 엄격하게 지키며 서술되는 『난처한 미술 이야기』와 달리 시공간을 뛰어넘어 작품 하나하나를 조명하기 때문이다. 『난처한 미술 이야기』를 즐겁게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을 읽는 기쁨이 배가 될 것이다.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통해 명작에 응답하는 미술사학자의 날카롭게 벼린 시선을 만나보자.
저자

양정무

저자: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미술원교수
어린시절,다락방에서발견한백과사전의삽화에마음을빼앗긴뒤미술을운명이라믿게되었다.서울대학교고고미술사학과를졸업하고미술사분야에서최고권위를자랑하는영국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한국예술연구소소장,19대한국미술사교육학회회장,한국미술경영학회초대회장을역임했다.존스홉킨스대학교와메릴랜드미술대학에서방문교수로미술사를연구하고,서양미술을상업주의와연결한연구로학계의주목을받고있다.
유학시절,도서관보다박물관에서더많은시간을보내면서미술관,박물관가이드를가장재미있게인도하는학생으로유명세를탔다.다양한학문의경계를넘나들며‘인문학의꽃’미술사를풀어내여러곳에서강의요청이끊이지않는다.
지은책으로는『난생처음한번공부하는미술이야기』1~8권,『난생처음한번공부하는미술이야기-내셔널갤러리특별판』,『시간이정지된박물관피렌체』,『상인과미술』,『그림값의비밀』,『벌거벗은미술관』이있고,번역한책으로는『신미술사학』,『조토에서세잔까지:서양회화사』,『그리스미술』이있다.

목차

1장
미술이란무엇인가

2장
명작은어떻게탄생하는가
석굴암과판테온

3장
상처입은명작
미켈란젤로의시스티나성당천장화

4장
공포와전율의명작
테오도르제리코의메두사호의뗏목

5장
‘초격차’의명작
모네의수련연작

6장
20세기한국의명작을찾아서
김환기의유니버스와백남준의다다익선

출판사 서평

수백년이지나도감탄을자아내는명작,
명작의조건을탐구하며미술의본질을다시사유하다!

오늘도해외의유명미술관들은세계각지에서몰려온사람들로발디딜틈이없다.이름난화가의작품을핸드폰배경화면으로지정하거나,SNS에올려취향을뽐내는것은흔한일이다.명작을향한우리의박수갈채는멈출줄모르지만정작사람들은명작이왜명작인지묻지않는다.명작의권위에짓눌려감히질문할생각조차하지못한다.오히려이런명작을몰라본다며무시당하지않으면다행이라생각하지않을까.
“명작은왜명작이되었는가?”이질문에답하기위해미술사학자양정무가나섰다.『명작은어떻게탄생하는가』는『난처한미술이야기』로40만독자의사랑을받은양정무교수가새로펴내는야심작이다.이책은서양미술사전체를시간순으로풀어낸『난처한미술이야기』와달리,통사로접근하기어려운개별미술작품을하나하나호명하며미술의또다른영역을밝혀준다.『난처한미술이야기』가캐리어에짐을가득싣고떠나는긴여행이라면,『명작은어떻게탄생하는가』는빈손으로가볍게나서는나들이와비슷하다.편안한마음으로책장을넘기다보면어느새미술의한가운데에서중대한질문을던지고있는자신을발견할것이다.

미술은아름다워야한다?
통념을깨는명작의조건

한손에들어오는작은책이지만이책에담긴주제의식은의외로가볍지않다.저자양정무는『난처한미술이야기』에서견지했던교수자의객관적인태도를벗어나미술사학자라는자신의정체성을십분발휘해미술의정의를다시사유한다.이과정에서우리가당연하게여겨온미술에대한통념들은하나씩도전받는다.가령미술은아름다워야하는가?저자는그렇지않다고말한다.아름다움이미술의본질은아니라는것이다.아름다움과별개로인간의깊은감정을일깨우는작품이야말로미술이며,그것이명작의조건이라고말한다.
저자는그중에서도신비로움과경외감을미술의핵심적인감정으로꼽는다.한마디로미(美)란아름다움을초과한감정이자정신적으로고양된상태,즉높은차원의정화된마음상태일수있다고주장한다.주술적제의를위해구석기인들이그린동굴벽화는아름답기때문이아니라,인간안에내재한초월적인감정을불러일으키기에미술로정의할수있다.그런의미에서명작은필연적으로시공간을초월한세계로우리를데려다준다.
미술은이같은목적을이루기위해가능한구체적이고생생한물질로우리앞에드러날필요가있다.저자는미술이란단순히머릿속에떠오른이미지가아니라이미지와물질로구성된다고말한다.석굴암이명작인이유는부처에대한경외심을물질로탈바꿈시켜그것이우리의감정을뒤흔든다는데있다.1만5천년전동굴벽화와20세기백남준의작품이명작으로서공통점을지닌다면,둘모두물질로현현해이같은감정을전해주기때문이다.

석굴암과판테온,불안정하기에위대하다
시스티나성당벽화,모욕당한명작
메두사호의뗏목,이보다더한비극은없다
모네의수련연못,급이다른격차
김환기와백남준,새로운유니버스를창조하다

저자가꼽은명작중하나인테오도르제리코의〈메두사호의뗏목〉역시미술이우리에게아름답고좋은세계만보여주는것이아니라는사실을깨닫게한다.이작품은1816년프랑스에서일어난메두사호의조난사건을그린것으로,작은뗏목에의지한사람들이바다한가운데에서처참히죽어가는모습을담았다.제리코는이비극적인사건을날것그대로묘사하며당시프랑스사회를경악하게만들었다.
실제로그림속의끔찍한장면은극도의사실성으로보는이에게참담함과고통스러운감정을불러일으킨다.하지만그때문에우리는이작품에서죽음을목전에둔인간들의삶을향한굳은의지와희망을엿볼수있다.이렇듯명작에는긍정적인힘과부정적인힘이공존한다.빛과어둠,선과악이충돌한다.그로인해명작은언제나논란의중심에선다.그리고때로는모욕받는다.
미켈란젤로의시스티나벽화가그사례중하나다.지금이야모든사람이인정하는명작이지만한때시스티나성당의〈최후의심판〉은불경한작품이라며비난받았다.급기야나신으로묘사된예수와성인들이옷을입은모습으로보수되면서미켈란젤로가그린원작은훼손당한다.이처럼명작은논쟁적이기에시대의오해와불신을사기도한다.그러나결국시간속에서스러지지않는운명을스스로쟁취해낸다.

명작은완벽하다?
명작에깃든빛과어둠

명작이오랜시간을버텨낸데는이유가있다.기술,표현력,주제,창의성모든면에서명작은다른작품을압도한다.다시말해명작에는다른작품이범접할수없는차이가있다.일례로우리는시스티나성당을가득채운어마어마한규모의웅장한그림들을보며절로탄성을내지른다.시력을잃어가는상황에서도불굴의의지로완성한모네의수련연작은차원이다른예술성을보여준다.우리는명작을통해인간의한계를극복한예술가의위대한투쟁과천재성을목격할수있다.제리코가그렇고,미켈란젤로가그렇고,모네의작품이그렇다.그들의작품은시간속에서도쉬이바래지않는다.
하지만이말이‘명작은완벽하다’는의미는아니다.명작이주는진정한감동은명작의찬란함속에녹아있는망설임과고통의흔적에있다.석굴암본존불의완벽한얼굴만큼이나우리의눈길을끄는것은완성하지못한뒷모습이다.시스티나성당벽화에그려진어색한손동작과여러번덧칠해얼룩덜룩해진자국들은이그림을그린화가가번민하고실수하는인간이었음을보여준다.명작은초월적인위대함속에인간다움을품고있다.명작은불안정하기에위대하다.이책은명작에깃든빛과어둠을조명하며“과연미술이란무엇인가”라는본질적인질문을우리에게되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