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문태준 산문집)

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문태준 산문집)

$16.00
Description
사계절을 품은 문장과 시적 사유의 힘
문태준 산문의 진수를 읽다
매 시절에 깃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서정 시인 문태준. 그가 접한 부드러운 자연과 고유한 사물, 생명과의 교감에서 길어 올린 샘물 같은 사유를 엮었다.

문태준의 산문은 익숙한 일상에서 사유를 펼쳐나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 흔들리는 몸짓에 지나지 않던 사물들이 시인의 따스한 시선, 그리고 언어의 정수를 담은 문장과 만나 호흡하고 생명을 얻는 과정 그 자체이다.

특히 그의 이번 산문집은 이야기의 정서에 꼭 맞는 시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독자에게 산문의 따스한 감각과 함께 시적 상상력을 한껏 선물한다. 그가 써 내려간 진실한 깨달음은 시와 어우러지며 여태 몰랐던 색깔로 아름답게 빛난다. 이 순수한 기록은 시인 문태준이 기다렸던 첫 문장이자 우리가 찾아 헤맸던 바로 그 문장이리라.

? 출판사 리뷰
저자

문태준

1970년경북김천에서태어났다.고려대학교국문과를졸업했다.1994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통해등단했다.시집으로《수런거리는뒤란》《맨발》《가재미》《그늘의발달》《먼곳》《우리들의마지막얼굴》《내가사모하는일에무슨끝이있나요》,산문집으로《느림보마음》《바람이불면바람이부는나무가되지요》가있다.노작문학상,유심작품상,소월시문학상,서정시학작품상,애지문학상,목월문학상,정지용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저자의말4



연잎같은마음17
시인의일23
부드러운자연26
산같이물같이29
오늘하고싶었던일을애써서해33
항아리135
매화나무의보람38
빛을가지고새가왔다43
온화한대자연49
시작하는때에남풍이불어오네53
겨울에서봄으로57
아침에한사람을기쁘게하고저녁에한사람의슬픔을덜어주고59
그대는여름보다더아름답고부드러워라65
많은이가감미롭게마시게하라70
착하고예쁘게76

여름

달과같은환한얼굴85
소박한행복90
애련94
친절98
풀과돌멩이100
우주적율동106
언덕과물줄기를함께구르며비슷해진돌들처럼110
제주밭담116
바다와올레길123
장마와폭염129
인심135
우리는서로의환경141
손편지146

가을

가을빛이쌓여간다153
달과귀뚜라미157
풀짐을진아버지는어디로가신것일까163
순금의시간169
바람은영겁의시간속을불어온다174
자연산가을상품181
다섯수레의책186
관심190
하얀씨앗197
풍경과응시201
가슴속에새겨지는별과시206
시골버스를기다리며209

겨울

은하건너별을두고살듯219
사람이그리웠던한해를보내며226
첫마음232
수선화와매화236
어머니의만학241
혼자의시간249
옛사람의시간253
항아리2258
마음의보호자263
덕담265
동쪽언덕과야인270

?책속으로

출판사 서평

“당신에게드릴게요.봄에서부터겨울까지
계절을가리지않고만개하는문장의꽃을.”
▶마음을길들이는단한줄의문장
시인은세상모든것에의미를부여하기위해태어난듯하다.익숙함에속아잊어버리기쉬운일상과계절의이야기가시인의섬세한문장을만나쉬이아름다워지는것은그들의직업병,아니천부적인재능일지도모른다.
계절의한가운데오롯이서서삶의원리를받아들이는시인은‘요즘가장오래생각하는것’에대한질문에‘솔방울’이라고답한다.작은솔방울에서바람과별과낮,빗방울,새의지저귐을읽어낸다.어떤현상에불과했던움직임이울림이되고마음이되는순간이다.바깥세계에서만난고유의사물,인연,자연,세계의일면까지끌어와자신의내면에담으며그신선함으로육체와마음을가꾸고기른다.햇빛과물을받으며씨에서돋아나는하나의풀잎처럼,세계를향한시인의여린진심은그렇게싹을틔운다.

먹이를깨물어먹는토끼의입같은,어린아이의해맑은웃음소리같은순수함은저릿한감동을준다.부드러운자연과공유의생명세계에마음을맡긴문태준의문장이야말로과장없이순수하다.이순도높은글을접하는순간수레바퀴처럼굴러가는일상의움직임에서저마다의깨끗한즐거움을발견하게된다.나아가마주하는모든인연에대해오래도록생각하게된다.한편의시,한줄의문장이우리의마음을길들이는과정이다.

▶깊은통찰을품은문태준시의‘출생기록’
윤동주,정지용,김용택,최하림……시를잘모르는사람도한번쯤들어본시인의이름일것이다.그러나문단에서이름을널리알린시인의시역시때로는온전히이해하기는어렵다.아름다움을위해씌었다는시조차그아름다움을짐작하기쉽지않다.도움을받기위해시해설을들여다보아도그해석이제각각이라혼란스러워포기하고만다.
문태준시인은평소삶의근경에서시적순간을길어올려시를쓰는것으로잘알려져있다.이번산문집은삶이녹아들어짙은농도를띄는그의시구절의출생기록이기도하다.저자의오랜추억과미래의시공간,현재의상념이뒤섞여깊은통찰을지닌문장이태어난다.암소를몰고지게를지며집에돌아오던건강한아버지와잠이늘어돌아누워만계시는아버지의뒷모습,풀을뽑고돌멩이를캐고텃밭을가꾸는일상에서시를끄집어왔으니그의시에누구나공감할수있는이유가여기에있는것이다.
이외에도화자가독자에게말을걸지않는시가아닌,친숙하게손을내미는시를소개하며독자가‘시의정수’를맛볼수있도록돕는다.특히윤동주시인의잘알려지지않은동시를소개하며덧붙인“(우리가)마주할새로운시간이작은종이구멍을통해만나게되는반짝이는아침의햇살”이라는주석은그자체로새아침을맞은듯눈부시고희망차다.독자들은그의이번산문을접하며문학의지평을넓히는것은물론,삶의지표가될‘첫문장’을품을수도있겠다.

▶평정을되찾는아주다정한방식
책에는이런일화가소개된다.가르침을청하러간어떤이가“그런덕담쯤은누구나할줄안다”고말한다.그말을들은한어른은답한다.별것아닌깨달음조차얻기위해평생을돌아가는사람도있는법이라고.
자신의내면을기르는일을꼭독서에일임하지않아도좋다는뜻이다.시인은한적한시골길을걸을때감각을날카롭게세워한걸음한걸음내딛다들려오는발소리,벌레울음소리,흔들리는마른풀의소리에서‘나아닌존재’들의영향력을확인하는것으로충분하다고다정히일러준다.작은솔방울과눈송이를뚫고피어나는매화를쥐어보며,항아리에고인물을쪼아먹는이름모를새와매일다른표정을보여주는바다를바라보며뭇생명의존재방식을배우면된다고.봄에서겨울까지순환하는계절의시간속에서자신의마음자리를돌아보는일을,자연과생명그리고존재와존재사이의눈부신관계를구석구석헤아리면된다고.
그가들려주는이야기에고개를끄덕이다보면우리가결국자연속에파묻혀살아가는,작디작은존재란착각아닌착각이불쑥몸을내민다.그리고그것은평정을되찾은내면의반가운손짓과다르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