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식물은 없다

게으른 식물은 없다

$25.00
Description
★ 멸종위기 희귀식물을 찾아다니며
식물학의 역사를 새로 쓰는 식물 연구가 오병훈의 신간!

★ 식물학, 역사학, 민속학, 한학에 이르기까지
식물의 전 분야를 집대성한 국내 유일무이한 식물의 실용 인문서!
이 땅에 게으른 식물은 없다. 씨를 뿌리거나 물을 주는 사람이 없어도 식물은 홀로 의연하게 씨를 맺고 꽃을 피우며 열매 맺는다. 하찮아 보이는 한 포기의 풀도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처럼 부지런한 식물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원과 먹을거리가 되고, 또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약을 선물하지만 우리는 무분별한 식물 채취로 자연을 병들게 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 40여 년간 전국의 명산과 절해고도를 다니며 기록한 식물의 치열한 생장 과정그 자체이자, 역사 속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식물의 설화를 담은 비망록이다. 소박하고 겸손한 식물의 일대기를 통해 독자들은 식물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

오병훈

저자:오병훈
1984년부터원로식물학자고이창복박사문하에서식물분류학을익히고전국의명산과도서벽지를누비며자생식물을연구해왔다.남쪽한라산과북쪽백두산,동해의울릉도와서해의홍도그리고백령도까지직접발로뛰면서우리꽃,우리나무의아름다움을사진에담고생태적특성을밝히는작업에몰두했다.현재한국수생식물연구소대표이자한국수생식물연구회회장이며한국식물연구회명예회장이다.저서로는《꽃이있는삶》《서울나무도감》《살아숨쉬는식물교과서》《한국의차그림다화茶畵》《서울의나무,이야기를새기다》등이있으며현대수필문학상,종로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저자의말?꽃으로만드는평화로운사회4


얼레지-하늘을향한눈부신날갯짓16
민들레-뿌리에서느끼는쌉쌀한맛23
복수초-수복강녕의염원을담은꽃30
노랑제비꽃-천사의마음을가진고운자태37
둥굴레-숲에서들려오는요정들의종소리44
앉은부채-얼음을뚫고솟아오른고깔54
머위-담장밑에서찾은봄의미각61
선씀바귀-겨우내잃었던입맛을되찾아준산채68
고사리-차례상의맨윗자리에오른산채76
수선화-신선을닮은해맑은꽃송이84
할미꽃-양지바른언덕에서봄을기다리며92
금낭화-숲속의비밀을간직한비단주머니98
미치광이풀-벨라돈나가준사랑의묘약106
띠-서정이담긴고독한음료114
산달래-요리의맛을살려내는향신료120

여름
여뀌-물을맑게걸러주는천연필터128
울금-잎사귀에떨어지는낙숫물소리134
참나리-나리나리우리뫼나리144
피마자-기름이가득한얼룩무늬씨알153
마름-호수위에뜬녹색비단자락160
천남성?별나라의비밀을간직한약초169
꽃창포-연못에나부끼는푸른깃발178
원추리-장독대에서살아난어머니의넋187
하늘타리-새하얀레이스차림으로새벽을여는꽃197
부들-굽힐줄모르는굳건한자세204
창포-여인들이즐겨찾았던방향식물214
순채-연못에서건져올린전통의맛222
연꽃-겨레의마음속에피는성스러운꽃233
수련-고구려고분에서살아난천상계의꽃245
박-달빛이몰래키운커다란열매255
마늘-요리의맛을내는대표적인향신료264
참깨-많은양을변화시키는작은씨앗276
파초-넓은잎사귀에서울리는거문고소리286
명아주-종이처럼가볍고무쇠처럼단단한지팡이298
상사화-인쇄술을향상시킨자원식물305
범부채-길섶에서날아오른호랑나비313
엉겅퀴-영토를지키는초원의파수꾼321
호박-풍요와다산의염원을품은황금열매328
벼-5천년의재배역사를지닌주곡339
콩-밭에서얻은부드러운고기346
마-수천년을이어온구황식물356
인삼-사람을살리는신선의명약364
쑥-사자발을닮은향기로운이파리373
맥문동-지면을뒤덮은초록빛카펫380

가을
국화-시인묵객들의작품소재가된가을꽃390
쑥부쟁이-가을을아쉬워하는보랏빛들꽃398
구절초-찬서리를이겨내는향기로운약초405
갈대-바람을잠재우는부드러운손길414
참당귀-세시歲時에돋아난향기로운새싹423
곰취-말발굽을닮은산나물의제왕431
투구꽃-자연물중에서가장완벽한독초438
왕고들빼기-생채로할수있는맛있는산나물445
금강초롱꽃-한국을대표하는하늘빛초롱452
억새-자연을극복하는강인한의지462
참고문헌471

출판사 서평

▶희귀식물지킴이오병훈이전하는알짜배기식물정보
멸종위기한국특산식물이나희귀식물을발견할때마다가장먼저거론되는사람은자생식물연구가이자이책의저자오병훈이다.그는멸종된것으로알려진북한산산개나리자생지를찾은것을시작으로,70년만에자생지에서사라지고표본도분실한나비국수나무를최초로발견한장본인이다.그리고2020년에는충남금산에서멸종위기보호식물인왕자귀나무의대규모군락지를발견해우리나라식물학의역사를새로쓰기도했다.특히왕자귀나무는우리나라에서도극히제한된지역에서만자생하는희귀낙엽교목으로‘희귀및멸종위기식물’이자‘국가단위위기종’으로지정되었기에유전자원으로매우가치있는식물이기도하다.
이렇듯40여년간전국을답사하며수많은희귀식물을찾아내고지켜온저자가,기존의식물책에서찾을수없었던알짜배기정보와활용법에관해집필했다.《게으른식물은없다》는우리나라에자생하는식물의역사,문화,철학등의인문학적가치와식용,약용등의자원식물에관한모든정보를한권에담은국내유일의식물실용인문서로서,독자에게우리식물의소중함을일깨워줄것이다.

▶계절의전령,우리꽃의재발견‘식물의교양서’
민들레,할미꽃,국화등우리주변에는종류를헤아릴수없을정도로많은식물이살고있다.그식물들은삼국시대,고려시대,조선시대를거쳐현대에이르기까지인류의생활과긴밀한관계를유지하면서인류에게삶의터전을제공해왔다.쾌적한환경을만들어주며,또만물의생존을도우며식물들은오늘도우리에게재화를공급해주고있다.이렇듯식물은모든생명체를키우는어머니같은존재다.
《게으른식물은없다》는식물의생장과정은물론동서양의옛문헌에서찾은식물들의유래와역사를소개한다.아울러재미있는설화를통해한식물에문화,민속학,자원학적으로어떤가치가있는지생생한사진과함께자세히들려준다.먼빙하기를견뎌낸할미꽃부터수선화를사랑한추사김정희의이야기,고구려고분에나타난수많은연꽃문양의의미,그리스신화에서유래한꽃창포,제비꽃이오랑캐꽃으로불리게된사연까지….인류의긴문화사에서무수한역사와전설을만든식물들의다채로운이야기가펼쳐진다.

▶생명의원천,식물의음식문화‘식물의실용서’
중국전한의역사가인사마천이지은《사기》에는‘왕은백성을하늘로여기고,백성은밥을하늘로여긴다’라고했다.‘먹는것으로하늘을삼는다’라고할만큼쌀은예로부터민족의혼령이깃든영물이었다.경상도사람들이쌀을‘살’이라고발음하듯,쌀은우리에게육신(肉身)과도같은존재다.
쌀과더불어쌈과나물역시우리만의고유한음식문화다.잎을데쳐쌈으로하는순채와호박,산나물의제왕곰취,춘궁기에가난한사람들의주린배를채워주던민들레,버릴것이하나도없는머위까지음식과차로즐길수있는식물을소개하고조리방법까지자세히정리했다.또한체했을때사용하는피마자기름,진정제·해열제효능이있는마름,당뇨에효과적인부들,위장병이나천식에좋은호박엿등약용식물의효과와활용법도담았다.음식을‘식즉약(食卽藥)’이라중시하며‘음식이곧약이된다’라고여겼던선조들의지혜를고스란히느낄수있다.

▶자연의선물,사라져가는식물의‘생태보고서’
모든식물은법칙과질서속에서자란다.끊임없이변하는세월속에서도,또모진환경속에서도식물은알아서싹을틔우고,꽃을피우고,열매를맺고,후대를위해자손을퍼뜨린다.추운겨울을대비해부지런히잎을떨구고뿌리나줄기로추위를이겨낸다.식물은인간보다더분주하고더치열한삶을살고있다.정적인식물도사실은인간처럼희로애락의감정을느낀다.그식물들을보면서우리는마음을치유하고위로받고행복을느낀다.
하지만해를거듭할수록식물들이점점자취를감추고있다.대자연은투기의대상이되고,멀쩡한숲은골프장이나주차장으로변하고있기때문이다.전국의산하가무분별하게훼손되면서우리에게친숙한식물조차살곳을잃어가고있다.주변의흔한식물을감상하기위해식물원에가야하는미래가올수도있다.식물없이인간이존재할수없듯,우리는선조에게물려받은식물자원을소중히여기고잘가꾸어후손에게물려줘야한다.이땅의부지런한식물이게으른식물로변하지않게하는것이우리의의무이자과제임을,이책은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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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모든식물은살아남기위해치열한경쟁을한다.때로는서로도우며제한된공간에서살아간다.특히식물은지구위의생산자이기때문에모든생명체를키우는어머니같은존재다.이세상에게으른식물은하나도없다.저마다최선을다해생존을위한몸부림을하고있는중이다.큰나무는나무끼리겨루며풀꽃간에도살아남으려고경쟁할수밖에없다.
_<저자의말>중에서(5p)

둥굴레가약초로알려지면서산에서몰래채취하는사람들이늘고있다.무엇이좋다고하면싹쓸이하는것이문제다.물론산채한것이재배한것보다시장에서비싸게팔리고있지만환경보존을먼저생각해야할것이다.자생지를보호하는것은우리모두의의무기때문이다.
_<숲에서들려오는요정들의종소리_둥글레>중에서(53p)

산지로눈을돌리면골짜기에는양지꽃,봄맞이,처녀치마,홀아비바람꽃,꿩의바람꽃따위를볼수있다.얼레지는저마다꽃잎을뒤로젖혀기지개를켠다.꽃이활짝피면꽃술은아래를보고있는데,꽃잎은날개를곧추세우듯위로치켜든다.얼레지밭의수많은얼레지가불꽃이되어하늘로날아오를것같다.하나하나연분홍나비가된다.
_<담장밑에서찾은봄의미각_머위>중에서(63p)

할미꽃을보자.얼마나아름다운꽃인가.하얀솜털로감싼잎이나다소곳이고개숙인꽃잎,겉은희뿌연보랏빛이고하얀외투로감싸고있지만속은핏빛이다.사이에진노랑꽃술을달고수줍은꽃이되었다.허리꼬부라진할머니를닮은꽃,할미꽃을보면눈물이괸다.아련한유년의추억속에자리한할머니의향기를느껴서일까.
_<양지바른언덕에서봄을기다리며_할미꽃>중에서(92p)

바람에일렁이는모습은요정의작은깃발이라도되는가.조물주가붉은보석을줄줄이매달아놓았을까.작고앙증맞은금낭화꽃을보고있노라면사원의추녀에매달린풍경이연상된다.그것도보석으로만든천상의옥루를장식하는풍경이다.예쁘고귀한풍경이니진귀한소리가딸랑딸랑울릴것만같다.
_<숲속의비밀을간직한비단주머니_금낭화>중에서(105p)

우리는창포의가치를잘인식하지못했다.전국의하천에흔하디흔했던식물이이제는멸종위기식물이되어환경부와산림청에서보호식물로지정하기에이르렀다.창포가자라는자생지자체가날로오염되고있다.그나마살아남은것도제초제때문에언제녹아버릴지모른다.귀중한자원식물인창포가옛책에서나볼수있는추억의식물이되지않을까염려된다.안타까운일이아닐수없다.
_<여인들이즐겨찾았던방향식물_창포>중에서(210p)

호박꽃을보고아름답다거나향기롭다고하는건어울리지않지만,떡고물처럼뚝뚝떨어지는푸짐한꽃가루며백합이나나팔꽃모양의큼지막한황금색꽃이어딘지모르게마음씨좋고구수한시골아낙네같다.초여름부터꽃이피기시작해서리내리는늦가을까지농촌특유의정서를듬뿍담고있다.
_<풍요와다산의염원을품은황금열매_호박>중에서(329p)

쑥부쟁이의꽃빛깔은결코화려한색채가아니다.어딘지모르게차분한느낌으로다가와사람들의마음속에자리잡는다.퇴락한산사의칠성각옆에피어있는쑥부쟁이를보면더욱가련한느낌을받는다.찾는이없는구석에서소박한모습으로저물어가는가을을아쉬워한다.어린시절양지바른담밑에서횟배앓던누이의파리한모습같다.
_<가을을아쉬워하는보랏빛들꽃_쑥부쟁이>중에서(40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