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울의 리듬

아치울의 리듬

$16.00
Description
★ 아치울에 사는 나무와 바람과 구름의 이야기 ★
★ 박완서의 문장이 이어지는 호원숙의 리듬 ★
★ 소소한 일상의 산문이 소설이 되는 이야기 ★
★ 작위적인 것을 경계하고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포착한 문장 ★
★ 아치울에서 인류애로 나아가는 기도 ★
박완서의 노란 집이 있던 아치울. 타계하기 직전까지 집필하던 이곳에서 모친 박완서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쓴 호원숙 작가가 박완서와는 사뭇 다른 문장을 만들어내며 아치울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틀이나 짜임새의 구성없이 쓴 글,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주제를 만들어내지 않는 문장, 이것이 호원숙 작가의 글쓰기다. 구태여 어떤 메시지를 던지거나 작위적으로 글을 꾸며내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진솔하게 고백함으로써 그 안팎에 담긴 세계를 조명하게 만든다. 아치울에 사는 새와 나무와 구름이 펼쳐내는 리듬처럼 저자의 일상 다이어리가 한 편의 소설과도 같은 풍경으로 펼쳐진다.

저자

호원숙

어머니박완서와아버지호영진의맏딸로1954년서울에서태어나,경기여고와서울대학교국어교육과를나왔다.『뿌리깊은나무』의편집기자로일했고,첫아이를갖고부터전업주부로살다가1992년에는박완서의일대기『행복한예술가의초상』을썼다.현재는모교의경운박물관운영위원으로활동하고있으며,월간『샘터』의에세이필자중한사람이다.언젠가부터그는자신이떠올렸던것과똑같은구절을다른사람들의글에서발견할때마다‘이제는망설이지말고네가먼저써보라고’하는내면의소리를들었다고한다.그래서인터넷한쪽에서‘아침산책’이라는제목으로글을쓰기시작했다.2011년어머니가돌아가신후아치울에머물며『박완서소설전집』『박완서단편소설전집』등을출간하는데관여했으며,박완서대담집『우리가참아끼던사람』『박완서의말』을엮었다.일상에서보고느낀것들에대해아무런제약을받지않고자유롭게표현할수있는것자체로도큰기쁨을느낀그는2006년첫산문집『큰나무사이로걸어가니내키가커졌다』를통해어린시절어머니가마련해준세계문학전집을보았을때부터꿈꾸고그리워했던문학에한발더가깝게다가갈수있게되었다고고백한다.그밖에쓴책으로『엄마는아직도여전히』『그리운곳이생겼다』등이있다.띵시리즈에「엄마박완서의부엌」으로참여했으며'보신탕'을싫어한다.

목차


작가의말5

1장꽃과나무의리듬
리듬을따라간다는것13
리듬의악보17
실크로드20
미루지말아야지23
건조한마음26
보문동의생일상29
내가살던보문동32
가지치기의의미37
나물타령40
목적없이쓰는글44
오랜친구를만날때47
눈물도흔하지50
SevenDaffodils52
죽은새55
사소하지않은?58
조지아에서온튤립61
백일홍을그린화가64
아픈걸잊으려빵을굽는다67
부엌이라는공간에깃든영혼71
모란의향기를맡아보면76
수수한듯우아한79
저문날의삽화82
깊은산85
고치는일87
고개숙인꽃90
수공업시대의노동92
아몬드밀크95
하나하나가볍게98
슈링클스에그린새101
행복하다고말하지않아도104

2장마을의리듬
백일홍이해인수녀님109
은혜를갚는다는것112
초대와휴식114
바퀴달린세월117
귀산리바닷가에서120
지식의창고를채워주는124
창밖은봄의예감126
경의선책거리132
유퀴즈온더블록관찰기135
일상으로147
숲멍149
히아신스꽃다발을안고153
상담대학원강의156
청하는이들에게160
계절의비애감165
비아라고불러준친구167
어머니의일기169
이어령선생님172
우크라이나를위한기도175
도나리드같았던아줌마178
그냥그리운듯이180
그런증상184
새들의양식187

3장우주의리듬
오징어게임단상193
누리호발사196
장예전198
창문을통해어렴풋이200
박수근,덕수궁의나목202
그윽하게부르는소리있어208
유튜브헤엄치기213
화가의딸,시인의딸216
우주를안은책219
서른아홉여자셋223
모방과창조226
1인연구소231
파친코속의어머니글234
카페에들고간책236
프랑스수도원의친구에게239
잔물결,쾌활하면서도온유한245
물방울을그리는남자249
단견에대한반성253
레벤느망그리고한은형256
아티스트한애규259
강인숙관장님262
전쟁일기265

참고문헌270

출판사 서평

▶잡히지않는일상을자신만의문체로담아내다!

박완서는한국문학의대표격인작가로많은사람에게기억되지만호원숙에게는엄마이자글을쓸계기를주신스승이다.아치울에서엄마일을돌보며틈틈이글을써오는데,어느날박완서는호원숙만이가지고있는글쓰기의새로운것을발견했다며,그재능이너무아깝다고말했다고한다.

박완서가언급한재능이자호원숙만의글쓰기는어떤구성이나얼개,틀을짜지않고글을쓴다는것이다.쥐어짜지않고평범한일상을쉽게술술풀어가지만결국그이야기가유기적으로연결되어또다른새로운형식의자유로운구성이형성되는(plotfreewriting)이야기다.

경가회카페부터오랫동안호원숙의글을읽어준이들은이렇게말했다.‘편안하게안정시켜주면서생기를불러일으키는글!’,‘무심히바라보았던일상의사물을다시바라보게해주는이야기’.매일글을쓰는작가호원숙은무심코스쳐지나가는일상을포착하여그속의의미를발굴하고저마다의이야기를풀어낸다.그사물자체가지니고있는이야기를작가의스타일로변형시키지않고그대로가져다놓는다.굳이주제나메시지를만들어내지않아도그사물자체에담겨있는자연스러움과서정이저절로구성과스토리가되는것이다.호원숙의글을읽은독자들은편안한마음을느끼기때문에때로는쉽고일기같기도하다.

호원숙의글쓰기는새로움을지향하거나특별함을꾸며내지않고아치울에서하루도빠지지않고지나가는일상들을기록하는행위다.이책은이렇게해서탄생한,짧은일상의단편들이다.

▶박완서의문장이이어지는호원숙의리듬

리듬은자신의삶을정확히알때자연스럽게드러난다.내가살아온환경,내가영향받았던존재,내가현재영향받고있는존재를정확히알때언어로써,삶으로써리듬이나온다.호원숙작가는자신만의리듬으로글을쓰고자신만의세계관을구축해낸다.아치울에서지냈던향토가묻어나고사물이등장하고그에따른마음이드러난다.이책을읽을독자들은아마도호원숙작가만이그려내는세계관에따스함을느끼기도할것이고,또아련한감정을느끼기도할것이다.

나는새벽이밝아오는데그슬픔과진실을잊지않으려그리듬의악보를쓴다.
―〈리듬의악보〉중에서

호원숙작가는슬픔을회피하지않는태도를지녔다.끝까지응시하며끝내삶의진실에도달한다.이러한작가로서의태도는“어머니는용감하고아슬아슬하게그시대를증언하였으니까”라는책의문장과도연관이있어보인다.진실에있어서태도를굽히지않았던어머니의태도를호원숙작가도물려받은것이다.그힘을바탕으로자신만의리듬을형성하고세계관을구축해낸다.이곳에초대된독자들은박완서작가에대한향수도,호원숙작가가만들어내는언어적인공간도,아치울에서만나는사물들의이야기도전해들을수있을것이다.

▶아치울에서인류애로나아가는기도

호원숙작가는독실한천주교인이다.종교를믿는일은다양한믿음과연결될수있겠지만그는기도의힘을믿는종교인인듯하다.기도는내주변사람을향할수도있고더먼인류를향할수도있다.그힘은사랑이라는구심점을바탕으로멀리뻗어나간다.아치울에서시작된사랑은멀리인류애로뻗어나간다.

요즘은인류를사랑하는것보다한사람을사랑하는게어렵다는생각이드네.또내자신을온전히아끼고사랑하는것이쉽지않아.나는바보처럼그래서주님의사랑이필요하구나하며중얼거리지.내가사랑으로충만해야사랑할수있고기도할수있을것같아.그래서주님의사랑을어린아이처럼간구하게되나봐.(…)그리고나는주님께분별력을주십사기도해.세상에서일어나는부조리와폭력을바라보며어떻게살아가야할지어떤눈으로세상을바라보아야할지어떤마음으로기도해야할지물어본단다.주님은어떤방법으로라도깨달음과응답해주신다는믿음을갖고있어.
―〈전쟁일기〉중에서

이세상에는부조리와폭력의사건이끊이지않는다.호원숙작가는그들의상처와슬픔에눈을떼지않으며애도하고기도한다.〈우크라이나를위한기도〉에서전쟁의비극을살피고〈프랑스수도원의친구에게〉에서“죽은젊은영혼들을어찌할것인가.기도할수밖에없었어”라고말하며이태원참사를살핀다.기도는그들의사후를기리는일이기도하지만남아있는이들의마음을보살피는일이기도하다.호원숙작가의기도어린문장들이아직끝나지않은참사의순간들에온전히닿길바란다.진실된마음은종종머나먼곳까지도착하기도한다.우리는그런사례를지켜본전례가있음을잊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