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백 마디 멋대로 사전

우리말 백 마디 멋대로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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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구병

철학교수를그만두고공동체학교를꾸려어린이들을위한교육과글에매진하고있는작가이다.1943년에전라남도함평에서태어났다.공부는제법했으나말썽도많이부리는학생이었고,고등학교2학년때는무전여행을떠났다가학교에서쫓겨나기도했다고한다.

위로형이여덟명있었는데가장큰형의이름은일병이고,아홉번째막내로태어나구병이되었다.소설에서봤던철학과학생이좋아보여얼결에...

목차

여는글
사람냄새가물씬나는열린사전4

01.가다
02.가지
03.가지다
04.같다
05.것
06.곳
07.그
08.기쁘다
09.길
10.꽃
11.꿈
12.나
13.나다
14.나이
15.나타나다
16.날
17.너
18.놀다
19.놈
20.놓다
21.누구
22.눈
23.다르다
24.돈
25.돌다
26.되다
27.뒤
28.듣다
29.들다
30.따르다
31.딱정벌레
32.땅
33.때
34.때문
35.마음
36.만나다
37.만들다
38.말
39.말다
40.먹다
41.모르다
42.몸
43.못하다
44.무엇
45.물
46.바다
47.바람
48.받다
49.밤
50.버리다
51.보다
52.불
53.사람
54.살다
55.새
56.생각하다
57.설다
58.소리
59.속
60.수
61.수
62.슬프다
63.시골
64.시늉
65.싱글벙글
66.쓰레기
67.아니다
68.아버지
69.아이
70.안
71.않다
72.알
73.알다
74.앞
75.어머니
76.얼굴
77.없다
78.오다
79.왜
80.우리
81.울다
82.위
83.이
84.익다
85.일
86.있다
87.좋다
88.주다
89.죽음
90.집
91.짓다
92.철
93.크다
94.푸르다
95.품
96.하나
97.하다
98.해
99.흉내
100.흙

함께읽는글
《우리말백마디멋대로사전》,삶에서길어올린우리말214

출판사 서평

우리말공부로시작된우리말백마디사전

달마다한번씩우리말에대하여,철학에대하여,윤구병선생이살아온삶에대하여이야기를나누는공부모임에서어느날윤구병선생이볼펜으로꾹꾹눌러쓴《우리말백마디멋대로사전》초고원고를꺼내어보였다.2020년5월,윤구병선생은하루에다섯개씩모두20일동안낱말의뜻을공책에풀어썼다고한다.낱말마다짧게는반쪽,길게는두쪽까지쓰여있었다.《우리말백마디멋대로사전》에올림말로올라간낱말은사람들이흔히쓰는토박이말아흔아홉개와한자말이지만우리가꼭쓸수밖에없는낱말한개를더해모두백마디다.윤구병선생은한글전용잡지《뿌리깊은나무》편집장을맡았으며,우리말의아름다움을온몸으로일깨워준한창기,이오덕,권정생선생과큰영향을주고받았다.팔십평생우리말을갈고닦고되살리는일을해온윤구병선생만이길어올릴수있는이야기로백마디낱말의뜻풀이는새롭게풀어져나온다.

사전을만드는사람의생각과삶이오롯이담겨있는사전

우리가흔히낱말뜻을알기위해찾아보는‘표준국어대사전’은낱말의배경이되는시간과공간의차이를모두뛰어넘어고정된것을전제로한다.사전만드는사람은백년전에도,백년뒤에도이렇게고정된뜻이사람들에게받아들여질것이라는기대를하고만들기때문이다.그러나진짜사전은그시대를사는사람이자기가살면서경험한그시간과공간안에서길어올린말로채워져야하는것이아닐까.《우리말백마디멋대로사전》에는이사전을써내려간윤구병선생이가진우리말에대한깊은사랑,우리말로평생을벼려온철학,쓰고말하는대로실천해온윤구병선생의삶이오롯이담겨있다.

대이름씨(대명사)나꼴없는이름씨(추상명사)에는우리말의뿌리,낱말의쓰임새를주로담았다.우리말뿌리를통해새롭게재해석할수있는우리의탄생설화는신비로우면서흥미롭다.그밖에두루이름씨(보통명사),움직씨(동사),그림씨(형용사)따위에는윤구병선생만이들려줄수있는이야기를담았다.수학,물리학,천문학등평생동안탐구해온철학이야기가한낱말에서꼬리에꼬리를물듯이풀려나오는가하면,윤구병선생의어린시절이야기부터자연과생명의본질,삶의실천과성찰이두루담겨,이책을읽는독자들이곱씹으면서생각해야할화두를던져준다.

누구나만드는‘내멋대로자기말사전’

윤구병선생은이사전에실리는백마디낱말가운데일부는선생의삶을잘표현할수있는낱말로가려뽑았다.그렇기에이사전에는윤구병선생의생각과삶이고스란히담길수있었다.누군가가정해준뜻풀이가그낱말의유일한뜻이아니라,그낱말을쓰는이들이풀어내는무수히많은이야기들이바로그낱말의뜻이될수있다.자기만의사전을만든다는것은자기만의생각,자기만의말을만드는것과같다.치열하게살아온삶에서자기만의낱말을가려뽑고,그낱말의뜻풀이를자기만의이야기로풀어쓴다면그것이나만의사전,내멋대로사전이될수있다.특히자기만의생각을세우고상상력을키워나가는청소년들과,삶의전환기를맞이할청년들이책을읽고‘내멋대로자기말사전’을쓰게된다면이책의쓰임새는더할나위없을것이다.

책속에서

우리말에서는‘그사람,그남자,그여자,그아이’라고하지‘그’나‘그녀’를쓰지않았다.아니,굳이대이름씨를쓰지않고도얼마든지말을하고글을쓸수있었다.같은글에서똑같은낱말이되풀이되는것을유난히싫어하는영어와달리우리말은똑같은이름씨를되풀이해도전혀상관하지않는다.그러니굳이어색한‘그’나‘그녀’같은말을대신쓸필요가없다._26쪽올림말‘그’풀이말에서

날이밝으면어둠이사라진다.‘곰’(고마→하늘을가리키던옛말.우리나라에서건너가일본말로굳은‘가미’와뿌리가같다)은남아해와짝을이룰수있지만‘밤’(중세에는‘범’을‘밤’이라고쓴기록도있고,요즘흔히호랑이라고하는짐승은한자어‘호랑’으로바뀐‘범’을가리킨다)은새벽이오면멀리달아난다.환웅(환한수컷,해,한자어로태양신)이고마(하늘)와만나짝을이루어단군왕검(박달잇검)을낳았다.여기에서‘박달잇검’을‘하늘을이은(잇검)박(밝)의달(다,딸,땅)’로새기면,이땅별의탄생설화가된다._44쪽올림말‘날’풀이말에서

‘다르다’는‘같다’와짝을이루고,‘이것’이‘저것’이아님을드러낸다.그리고(무엇이)‘아님’은(무엇)‘임’과는‘달리’인도유럽어족에게‘있음’과맞서는‘안있음’을뜻하기도한다.이들에게‘있음’은‘하나(1)임’을뜻하는말이기도했으므로,‘안있음’(우리말로‘없음’)은그안에‘빔(0)’이라는뜻도담고있고,‘여럿’이라는뜻도담고있다.다시말해‘하나(1)’가아닌것은‘없기(0)’도하고‘여럿’이기도하다._57쪽올림말‘다르다’풀이말에서

‘설다’는‘익다’와짝을이루는말이다.‘밥이설었다,낯이설다,눈에(귀에)설다,설익은감(땡감)’‘설었다’는제대로익지않았다는뜻이다.무엇이어떻게설건,선것(설은것)은익은것만못하다.‘서럽다’라는말은‘설은것같다’는말에서나왔을것이다.‘서러(설어)+ㅂ다’‘슬프다’는말과뜻이비슷한듯보여도말뿌리가다르다.‘슬프다’의옛말‘슬타(슬+ㅎ+다)’는‘슬프다’와‘싫다’는뜻을함께지니고있었다._129쪽올림말‘설다’풀이말에서

나는어렸을적에피난민으로정부에서지어준단칸쪽방에살면서이웃집에서딸이신행왔다고떡쟁반을들고왔을때,그냥돌려보내지못하고빈그릇을돌려줄때얼핏보았던아버지의낯빛을잊지못한다.그것은스스로에대한노여움을감추지못해흙빛으로바뀐굳고일그러진얼굴이었다(여느때는남에게서무엇을받았을때빈그릇을돌려주는법이없었던아버지였다)._189~190쪽올림말‘주다’풀이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