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전

운영전

$12.60
Description
아이들에게 고운 우리말로 읽기 쉽게 쓴 고전을 주기 위해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보리 어린이 고전’ 시리즈의 열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운영전》은 새장에 갇힌 새와 같은 어느 궁녀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입니다. 마음대로 바깥을 드나들지도, 사랑을 하지도 못했던 궁녀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이룰 수 없는 애틋한 사랑에 눈시울을 적시며 읽다 보면 주인공을 힘들게 하는 사회 현실을 원망하게 됩니다. 그만큼 안타깝고 애절합니다.
저자

서정오

1955년경상북도안동에서태어나오랫동안초등학교에서어린이들을가르치며이야기를써왔습니다.교직에서물러난뒤로는글쓰기에매달려있으며,특히옛이야기다시쓰기와되살리기에힘쓰고있습니다.그동안쓴책으로〈옛이야기보따리〉(모두10권),〈철따라들려주는옛이야기〉(모두4권),《깔깔옛이야기》,《신통방통옛사람이야기》,《서정오의우리옛이야기백가지》(모두2권),《옛이야기들려주기》,《옛이야기되살리기》들이있습니다.

목차

들어가는말
머리말

세월을넘어온사람들
수성궁궁녀들
숨겨둔비밀
애타는마음은병이되어
실낱같은연줄
도와주는사람들
위험한만남
어두운그림자
영원한이별
남은이야기

출판사 서평

|슬픈끝을맺어더욱아름다운사랑이야기
《운영전》은우리고전소설가운데드물게궁녀를주인공으로내세운이야기입니다.궁녀는궁궐안에살면서임금과그가족을시중드는일을하던여인입니다.다른이야기에서는거의임금이나벼슬아치들‘배경’으로나오기때문에빛을못받는인물입니다.하지만《운영전》에서는이런궁녀가주인공이되어이야기를이끌어갑니다.궁에서새장에갇힌새처럼살아가던주인공은어느날안평대군의손님으로찾아온김진사를보고마음이끌리게됩니다.하지만궁녀는평생대군만섬겨야했기에,이마음은슬픈끝을맺는실마리였습니다.궁녀를옥죄는굴레에도전이라도하듯김진사와운영은위험한만남을펼칩니다.보는이마음이조마조마하고,둘의절절한사랑에절로마음이애달파집니다.그러면서자연스레주인공을힘들게하는당시사회현실을원망하게됩니다.약자를향한억압,여자들에게들씌운굴레같은것을체념하고받아들이는대신온몸으로거부하는주인공을응원하게되는것입니다.하지만끝내두사람이스스로목숨을끊으며이야기는슬프게끝을맺습니다.많은고전이야기가행복한결말을맺는것에견주면이런슬픈결말때문에두사람의사랑이더운안타깝게여겨집니다.



|색다른이야기구조와금지된사랑을담은절절한시와편지
《운영전》은이야기줄거리도흥미롭지만이야기틀도색다릅니다.고전소설에서는흔히보이지않는이야기속에이야기가들어있는액자구조로구성되어있습니다.이야기시작에는류영이라는선비가이야기를펼쳐나갑니다.그러다운영이풀어놓는이야기로바뀌고,나중에는김진사가하는이야기가나오다가마지막에가서는다시류영의눈길로돌아옵니다.이런색다른구조가이야기를읽는데흥미를불러일으킵니다.
또한이야기속에는시와편지글이많이나옵니다.다만이야기의감칠맛을더하는양념처럼시가들어간것이아니라,시가특별한의미를품고이야기를풀어가는중요한자리에있습니다.금지된사랑에도전하는주인공들의사랑이절절하게담겨있는것입니다.원문에는한문으로된시이지만본뜻을잘살리면서알기쉽게우리말로옮겨놓았습니다.어린이들이읽고뜻을이해하기에도큰어려움이없을것입니다.편지글또한운영과김진사가놓인처지를뚜렷하게보여줍니다.주인공들의처지가너무나도애처롭고안타까워때로눈시울을붉히게됩니다.이처럼이야기속시와편지가이야기에푹빠져들게만드는역할을톡톡히합니다.



|지금읽어도재미있는고전!
오랜옛날부터사람들은이야기와노래를즐겼습니다.많고많은이야기와노래가운데여러사람들사랑을듬뿍받아으뜸으로꼽히는것이있습니다.다시말해옛사람이만든문학작품의대표또는본보기라고할만한것이지요.이런것을우리는흔히고전이라고합니다.나라마다겨레마다고전이있습니다.그래서고전을보면곧그나라와겨레의삶과생각을엿볼수있습니다.옛사람들삶과생각은오늘을사는우리의뿌리입니다.따라서고전을읽는것은우리가누구인가를알아내는첫걸음입니다.우리가마땅히우리고전을알아야하는까닭이여기에있습니다.하지만고전이라하더라도이야기는어디까지나이야기입니다.한편의소설을읽듯이주인공이이끌어가는흐름을따라가다보면자연스레이야기에빠져들게됩니다.주인공이시련을겪을때는같이안타까워하고,위기에서벗어날때는함께가슴을쓸어내리며마음을놓게됩니다.주인공과함께울고,웃고,이것이이야기가가진힘입니다.아이들은고전을통해이야기를읽는즐거움을알게됩니다.또한우리의뿌리를알아가는밑거름이될것입니다.


|완벽하게입말로되살려쓴우리고전
서정오선생님은사십년넘게부드럽고아기자기한우리끝말을살리고,우리가살아가면서주고받는자연스러운입말로옛이야기를써왔습니다.지금은좋은옛이야기를찾아내고우리말법에맞게다시쓰는일을함께할옛이야기작가를키우는일에도힘을쏟고있습니다.
고전은대개글로전해집니다.그런데우리고전에는어려운말이나한문투말이많아서오늘날어린이들이읽기에쉽지가않습니다.이것을알맞게다듬고매만져서누구나쉽고재미있게읽을수있게하는일이필요합니다.이런일은중요하지만만만치않은일이기도합니다.이고전다시쓰기에‘옛이야기공부모임’에서서정오선생님과함께공부하는작가들이나섰습니다.
작가들은먼저각각의고전을,그바탕이되는원본부터꼼꼼히살펴서기둥본을정하고얼개를짰습니다.그런다음에쉬운입말로다듬어썼습니다.마치재미난옛이야기를듣는느낌이들도록,감칠맛나는말맛을살려쓰는데힘을쏟았습니다.큰줄거리와이야기안에담긴생각은충분히살리면서도,곁가지를보태거나빼거나바꾸는방식으로이야기를더재미있게만들었습니다.앙상한이야기에는살을붙이고,어수선한곳은조금추려내기도했습니다.고전은전해지는과정에서조금씩모양이달라지며여러다른본이생기기도하는데,그런것까지생각한결과입니다.
이렇게완벽하게입말을되살려쓴고전을읽다보면,마치할머니나할아버지가바로옆에서이야기를들려주는것처럼말맛이살아있어글이술술읽힙니다.또한문장이담백하면서도구성지게쓰여지루할틈없이재미나게이야기가이어집니다.게다가‘우리말곳간’이라고불리는서정오선생님글은쉽고깨끗한우리말표현이잘살아있어우리말교과서로써도모자람이없습니다.


|아름다운그림으로담아낸궁녀들의애환
보이는것이라고는꽃과풀,나무뿐이고들리는거라고는새소리물소리뿐인조용한궁궐속은마치감옥과같습니다.이수진화가는인물들배경에풀과나무꽃의모습을그려넣어자연에파묻힌궁궐의모습을아름답게보여줍니다.세상과단절되게만드는이자연의모습이너무나아름답게그려졌기에그속에갇혀살아가는궁녀들이더욱안타깝게보입니다.“우리가무슨도닦는사람도아니고비구니도아닌데이렇게외지고쓸쓸한곳에갇히게되었으니”하고말하는대목에서는궁녀들의슬픔이시대를건너고스란히전해집니다.또한한폭의시화를보는것처럼시내용을담은그림덕분에시에대한감동을깊이느낄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