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김학철의초기소설과산문을만나다
〈김학철문학전집〉다섯번째권『태항산록』에는,김학철이해방공간문단에발표한단편소설〈균열〉과〈담뱃국〉,1955년중국연변에서발표한〈괴상한휴가〉와〈구두의역사〉,1980년12월복권되고나서24년만에발표한소설〈우정〉,1989년에발표한〈태항산록〉을비롯해단편소설14편과,복권된뒤다시창작활동을하면서쓴산문30편을실었다.
김학철은1941년태항산호가장전투에서다리에관통상을입고일본에압송된다.1942년5월‘치안유지법’위반으로10년징역형을받고나가사키형무소에수감되었다.1945년10월석방되어남한으로와서작품활동을하다가미군정의좌익탄압으로1946년11월에북한으로갔다.김일성에환멸을느껴북한에서도정착하지못하고1950년10월중국으로간다.1951년1월부터1952년10월연변에정착하기까지김학철은북경중앙문학연구소에서중국을대표하는여성작가정령(딩링)을만나문학수업을받았다.이후1957년‘우파분자’로숙청당하고다시1967년『20세기신화』를쓴죄로10년동안감옥살이를하면서.1980년까지작품활동을할수없었다.김학철은복권되자64세의나이로활발하게글을써서발표했다.
복권되고24년만에창작활동을시작하면서쓴소설과산문들은반봉건,민주주의를지향했다.〈우정〉〈열병〉같은작품에서는개혁개방이후사회주의사회에서마주치는부조리한인간상을날카로우면서도익살스러운필치로그려냈다.부록에김학철연보와함께김학철의소설과산문들을발표시기순서로발표지면을밝혀,김학철문학의전모를살필수있다.
우리현대문학사에서최초로조선의용군의일상생활을소설로기록하다
김학철은네번째단편소설〈균열〉을1946년〈신문학〉창간호에발표하면서해방공간문단에등장한다.같은해7월〈담뱃국〉이〈문학〉창간호에이태준의〈해방전후〉,안회남의〈불〉과함께실렸다.이로써해방공간문단에서조선의용군출신작가김학철의위상을짐작할수있다.(〈신문학〉과〈문학〉은,홍명희를비롯해이병기,이태준,김남천등이참여해1946년에발족한‘조선문학가동맹’의기관지였다.)
〈균열〉과〈담뱃국〉은역사에서사라질뻔한조선의용군의존재를형상화하여우리문단에처음알린작품이다.조선의용군의일상생활을생생하고진솔하게소설로기록함으로써역사기록에서볼수없는조선의용군한사람한사람을살려냈다.1989년에발표한〈태항산록〉은조선의용군이태항산근거지에서활동한모습을엿볼수있는귀중한작품이다.1955년에발표한〈괴상한휴가〉는중국에서‘반우파투쟁’이시작되면서‘우파분자’로숙청당하는빌미가된소설이다.남과북,어디에서도머물수없었던김학철이1950년대중반이후중국사회주의현실을비판하는단초를볼수있다.
개혁개방이후산문을통해김학철의문학관을엿보다
이책에실은산문30편은모두1980년12월복권된뒤에발표한글들이다.김학철의글은말하고자하는바를고사와성구를적절히활용하여익살스러우면서도에둘러표현하여읽는재미를더했다.이책에실은산문들은김학철이루쉰의비판정신과,『임꺽정』의인물묘사와우리말구사를중요하게생각했음을보여준다.김학철은1952년부터1955년까지루쉰의중단편소설18편을번역했다.『임꺽정』은외우다시피할정도로여러번읽었다.산문〈형상성과유머〉〈작가수업〉〈맛이문제〉〈아름다운우리말〉등을통해‘유머’와‘인물의형상화’,‘우리말표현’을중요시한김학철의문학관을엿볼수있다.
산문중에서〈전적지에얽힌사연〉은태항산‘호가장전투’에관해쓴유일한기록이다.이전투는조선의용군29명이중국팔로군의지원없이일본군300여명에맞서싸운전투였다.이글에김학철은당시전투상황을직접지도에표시해놓았다.
〈김학철문학전집〉출간에부쳐
항일무장투쟁의문학적복원!〈김학철문학전집〉출시!
20세기격정시대를살다간김학철의파란만장한삶과사상을집대성하다
광복77주년을맞아,조선의용군최후의분대장김학철을문학으로만난다.남북분단으로우리에게잊힌독립운동가김학철은민족문학사의커다란산맥이기도하다.20세기격정시대를온몸으로살아낸김학철의파란만장한삶과사상을담은문학전집은모두12권으로기획되어앞으로꾸준히발간될예정이다.〈김학철문학전집〉의첫시작은일제강점기시절조국의독립을위한항일투쟁과정을그린자전적장편소설『격정시대』(모두2권)과자서전『최후의분대장』이다.
남에서는사회주의단체라는이유로,북에서는김일성독재에반대한다는이유로남과북에서모두에게외면을당한조선의용대(군).그들은일제강점기말항일무장투쟁의선봉에섰던이들이다.조선의용군최후의분대장김학철은조국을위해청춘을바친동지들에게바치는헌사로,조선의용군의활동과투쟁을진실하게그려낸다.어떤거짓과과장없이그저있었던일을또렷이기억해내고생생하게써내려간다.그것이바로역사와진실의힘이라고믿기때문이다.
조선원산에서태어나일제강점기동안원산총파업,광주학생운동,만보산사건,리재유체포등굵직한국내외사건에영향을받아독립투사로파란만장한삶을살아온김학철.일제에는총으로,독재에는펜으로끊임없이저항하며20세기불의의시대와싸워왔다.김학철은굽히지않는저항정신과혁명적낙관주의로‘문학이란무엇인가?’‘작가는어떻게살아야하는가?’를온몸으로보여주었다.
그동안국내에서김학철의작품은1980년대부터일부소개되었으나지금은거의절판된상황이라안타까움이컸다.보리출판사에서새롭게출간하는〈김학철문학전집〉은민족문학사에한획을그은김학철의문학과삶을온전히복원하고소개하는작업이다.국내에여러판본으로소개되었던『격정시대』를첫출발로김학철이남과북,그리고중국에서쓴글을모두모아전체12권으로선보인다.우리민족의정신사와문학사에있어하나의이정표이자영원한고전으로자리매김할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