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물길따라뗏목이흐른다
뗏목은백두고원에서겨우내통나무를베는일에서시작된다.통나무를소발구로실어압록강상류로옮긴다.꽁꽁얼어붙은얼음장이풀리기를기다렸다가봄이되면첫뗏목을띄운다.국경마을에옮겨온통나무들을타리개로엮고꺾쇠로박으면비로소뗏목이된다.뗏목꾼들은강물에몸을맡기고천천히흘러간다.방향을틀어야할때는놀대와떼바를당긴다.물살센여울목을만나거나바위를만나도뗏목이제갈길을가는것은뗏목꾼이물길을알기때문이다.
상류에서출발한뗏목은강아래로아래로흘러간다.종착지까지가려면계벌장을모두다섯군데거친다.계벌장을지날때마다뗏목의몸집은점점커진다.계벌장에도착한뗏목을다시한데모아내려가기때문이다.중강진에다다르면끌배로끌어마지막종착지인운봉호까지간다.
뗏목은뗏목꾼들이살아가는공간이된다.화덕을만들어밥을지어먹기도하고,꺾어온나뭇가지를매달아만든그늘아래쉬기도한다.때로는읍내에나가는마을사람들을잠깐씩태워주는이동수단이되기도한다.조천현작가는일상의모습을있는그대로기록해뗏목과함께살아가는북녘사람들의삶의모습을이해할수있게했다.
이렇게압록강을따라운봉121호양륙사업소에도착한뗏목은타리개와꺾쇠를풀어강물에서건져올린다.오랜시간강물에잠겨흘러온통나무는매우단단하다.통나무는제재소로옮겨져목재로가공되어북녘전역으로공급된다.사진에세이《뗏목-압록강뗏목이야기》가보여주는대로책을읽다보면압록강물길따라흐르는뗏목을한번쯤은실제로보고싶은마음이든다.
조천현(지은이)의말
내가뗏목을사진에담는까닭은사라져가는뗏목과뗏목꾼들의일상생활을기록하고싶기때문이다.사람들의얼굴을담아내고그어떤꾸밈이나기교를빼고있는그대로의모습을보여주고싶었다.뗏목은기계나연료의힘이아닌자연의물길을따라움직인다.기계로대체하지않고수백년동안예전과똑같은방식으로이어져오고있다.전통방식그대로지금까지이어져오는직업또한‘뗏목꾼’밖에없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