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개주막 기담회 4 - 케이팩션

삼개주막 기담회 4 - 케이팩션

$15.19
저자

오윤희

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조선일보기자로사회부,산업부,국제부등에서15년간근무했다.동유럽특파원을거쳐뉴욕특파원을역임했다.현재경제주간지이코노미조선에서근무하고있다.조선일보재직당시집필한경제경영서『정반합』이베스트셀러에올랐으며,소설로는질곡의삶을산엄마의비밀을찾아나선딸의이야기『엄마가남기고간것』과한국전통창작기담『삼개주막기담회』1,2를출간했다.『삼개주막기담회』시리즈는전체온라인서점공포소설판매1위를기록하며독창성과문학성그리고작품성을모두인정받은바있다.

목차

또다른모험의시작
1.지옥도
2.외줄타는남자
3.보름달마귀
4.호리병을든남자
5.지지않는꽃
6.낙서하는아이

출판사 서평

과거와현재를모두위로하는
오윤희만의기담회

청나라로떠났던선노미가돌아왔다.어쩐지마음에무거운짐을하나얹고서.선노미는청나라에서연암나리와제몸을지키기위해용서받지못할짓을하고말았다.죄의식에휩싸여고통스러운마음에사절단일행을몰래떠나온선노미는가족들곁으로도돌아가지못하고그저조선땅을정처없이헤매기시작한다.선노미에게그사건이란평생자신을옥죄고어딘가로숨어들게하는족쇄같은것이었다.그죄의식이가족들은물론선노미자신의행복마저사치로느껴지게했다.

하지만선노미의어두운마음은기담을겪으면서차츰닦여나간다.중한죄를지었음에도‘지옥도’로빨려들어가지않은이유를깨닫고,어디에도쓸모없을것같은제능력이누군가에게는평생잊히지않게하는유일한희망이될수도있다는것을알아가면서,선노미는시련을극복하는법과그로부터성장하는법을스스로터득한다.선노미의이야기를쫓는독자들은,괴로워하는선노미에게마음이쓰이지만선뜻그의편을들어주기는망설여진다.선노미가죄를지은건부정할수없는사실이니까.하지만선노미가보여주는진심어린마음과극복하기위한고군분투를지켜보다보면저도모르게선노미의등을토닥여주게될것이다.

끝이보이지않는시련속에서손을내밀어준건기담이었다.이렇듯오윤희작가의이야기는언제나현재를향하고있다.과거어느순간에머무르지않고선노미에게그리고그이야기를읽는우리에게수많은이야기를한다.그이야기속에서깨달음을얻는것은우리의몫이다.지혜롭게밝은길을찾아나선선노미처럼,『삼개주막기담회』독자들도오싹한재미와또다른무언가를발견해내길바란다.

이야기가모이고이야기를만드는곳
마포나루어귀삼개주막

가족들에게돌아가지못하고홀로떠돌던선노미는기담을겪으면서성장하고비로소자신이있어야할곳이어디인지선명하게깨닫는다.선노미가돌아가야할곳은이모든이야기가시작된곳,마포나루어귀삼개주막이다.주막을드나드는상인들의입을빌려떠돌던기담이,괴짜선비박지원을따라뜨끈한건넌방아랫목을차지하더니나중에는압록강을건너청나라에까지닿았다.그리고이번엔선노미의눈과발을빌려전국을돌고돌던기담이다시마포나루어귀삼개주막으로돌아가려한다.

오윤희작가가만들어낸이야기들은독자들에게삼개주막이라는작은쉼터를만들어주었다.주모김씨가만든뜨끈한장국과,옥이와복이가고사리손으로나르는먹음직스러운안주들이있는사람냄새나는곳.선노미에게만큼이나독자들에게도삼개주막은아늑하고배부른집이다.『삼개주막기담회』는한국기담의새로운길을개척하고언제나한걸음앞서독자들을기다리고있다.이제선노미의빈자리가채워진고즈넉한삼개주막에서또어떤이야기들이스물스물얼굴을내밀지,벌써부터기다려진다.

책속에서

한실이놀라제멋대로비명을질렀다.소리를지르는데도그림자는꼼짝도하지않았다.한실이눈을부릅떴다.어둠속에서도어렴풋이사람의윤곽이보였다.그리크지않은키에다소여윈체격.그가한실쪽으로가까이다가오자,달빛을받아생김새가더욱선명하게드러났다.
“다,당신은!”
밋밋한민얼굴이었다.눈코입이있어야할자리가비어있었다.그렇다고화상때문에피부가녹아버린것도아니었다.그저원래부터그랬던것처럼밋밋한얼굴엔형체라고부를게하나도없었다.
한실은주춤주춤뒷걸음질쳤다.저건사람이아니야.사람이저렇게생길순없어.사람이아니라면……보름달마귀?온몸에소름이돋았다.
장승처럼가만히서있기만하던마귀가별안간몸을날려한실을덮쳤다.너무갑작스러운일이라미처피할겨를이없었다.
바닥에털썩쓰러진한실의몸위로마귀가올라탔다.
“사,사람살……!”
마귀가입을틀어막는바람에그외침은한실의목구멍에서묻혔다.
---「보름달마귀」중에서

“필요없는것들을삽니다.”
“필요없는것들?”
“사는데딱히쓸모는없고거추장스러운것들있잖습니까.그런것들을사지요.”
진지한무용의얼굴은농담을하는것같지않았다.
“에이,정색하고선흰소리도참잘하시는구만.세상에그런말도안되는장사가어딨소?”
“제가직접하니까없다고할수는없지요.”
마침반월댁이무용이주문한술과안주를내왔다.만기는제편을들어줄사람을만났다고생각했는지반월댁을붙잡고말했다.
“주모,글쎄이사람이쓸모없는것들을사는장사꾼이라는구만.”
반월댁이까르르웃었다.
“세상에,남편이살아있었으면당장에사가시라고했을것을.왜이제야오셨대요.”
손님들이반월댁말을듣고웃으며너도나도한마디씩거들었다.
“나도잔소리쟁이마누라좀데려가라고하고싶구먼.”
“다커서속만썩이는애물단지자식새끼는또어떻고.”
여기저기서객쩍은농담이터져나왔다.
“뭔가오해를하신듯한데.”
무용이웃음소리가잦아들무렵조용히말했다.
“그런건제가취급하는것들이아닙니다.”
---「호리병을든남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