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림판 작가 허아른의 소설 분투기 : 주제는 랜덤 결과는 미스터리

돌림판 작가 허아른의 소설 분투기 : 주제는 랜덤 결과는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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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작가를 고생시킬수록 이야기가 즐거워집니다!”
독자가 골라주는 단어를 주물러서 이야기를 만드는 신개념 소설의 탄생

단어만 주면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괴담을 쏟아내는
돌림판 작가 허아른의 초단편 소설집
‘미역국’ ‘종이 빨대’ ‘프랑스 인형’ ‘마시멜로’ ‘백묵’ ‘겨드랑이’. 여기 아무 관련 없는 단어가 적힌 돌림판이 있다. 그리고 그 돌림판을 초조하게 바라보는 한 사람이 있다. 스레드에서 독자들에게 단어를 추천받아 소설을 쓰는 이른바 ‘돌림판 작가’로 활동 중인 허아른 작가는 이름·성별·나이·사는 곳 모두 불명인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그가 소설을 쓰는 방식 역시 미스터리하다. 독자들에게 단어를 추천받고 그 단어들을 돌림판에 돌려 선정된 단어로 세상에 없던 이야기를 쓴다. 그렇게 탄생한 소설들이 쌓이고 쌓여 『돌림판 작가 허아른의 소설 분투기: 주제는 랜덤 결과는 미스터리』로 출간됐다.

저자

허아른

저자:허아른
성별도나이도사는곳도불명.단어만주면기묘하고미스터리한이야기를만들어낸다.스레드에서단어를수집해돌림판으로주제를정하고미스터리한이야기를풀어내는‘돌림판작가’로활동중이다.세상에단어가사라지지않는한허아른의이야기는무궁무진할것이다.
@heoaleun

목차


안녕세븐틴
프랑스인형과여행하는남자
마시멜로는28개
소녀가고민하는건아빠때문
얼음귀신을모시는아이들
노리스크하이리턴
12시의신데렐라
겨드랑이도둑
사랑의바바리-갓
생명의유통기한
빨간마스크챌린지
알고지내는마을
그들은때때로돌아온다
깨물어주고싶어
따뜻한홍차를타놓고기다릴게
인식너머의살인자
GAMEOVER
그후로장롱은열리지않았다
담쟁이는오른다
야곱의사다리
애매한히어로
눈치없는로맨스
부끄러운죽음은싫어
그집의크리스마트리는핼러윈한정
종이빨대는좋아하세요?
백묵을쥐는손
물가에선아이
자살해서죄송합니다

출판사 서평

당신이무심코던진한단어가
돌림판위에서신박한세상으로태어난다

『돌림판작가허아른의소설분투기:주제는랜덤결과는미스터리』에는이십여편의초단편소설로구성되어있다.각각의이야기들은허아른작가앞에서빙글빙글돌아가는돌림판처럼알수없는방향과처음보는설정으로흘러간다.장르역시각양각색이다.‘see’라는한단어에서시작된추리미스터리인「인식너머의살인자」부터현대도시에서벌어질법한사건을다룬「담쟁이는오른다」,사춘기청소년들의모습이적나라하게드러나는학교괴담「겨드랑이도둑」,처음읽었을때는로맨스지만,두번읽으면스릴러인「눈치없는로맨스」등다양한장소와시간대에서벌어질법한일들을로어(Lore)처럼짧고강렬하게들려준다.

일상에서우리는수많은단어를만난다.개중에는당신의우주에서단한번만사용되는단어도,입버릇처럼계속쓰는운명같은단어도있다.허아른작가는기존의단어를전혀새로운관점에서바라보고,역할을부여한다는것이다.생일에먹는미역국을사망추정시간을속이기위한트릭으로만들고,어린시절교훈을준마시멜로실험이야기를섬뜩한스릴러로,우아한프랑스인형을가정을망가뜨린주범으로변모시킨다.

『돌림판작가허아른의소설분투기:주제는랜덤결과는미스터리』에서여태껏없던새로운소설창작방식으로태어난신박한이야기를만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몸이떨려온다.잔인한이야기다.안다.학교는그런곳이다.도망갈수없는곳.학교에서왜괴롭힘이계속되는가.학생과학생사이에왜권위가생기는가.왜학생들은나쁜일을당해도어른들에게만은말하지않는가.뻔한이야기다.어른들을믿지않기때문이다.아이들은자신이원해서가아니라어른들이원해서학교에간다.원한다고전학갈수있는것도아니다.모든것은어른들의의사에달려있다.아무것도스스로계획할수없다.‘괴롭힘당하고있으니학교를옮겨주세요’라고말한다고원하는대로처리되는것이아니다.그후의일은어른들마음대로다.그러니이야기하지않는다.‘자기가해결할수있다고믿는어른들’이무슨사고를칠지모르기때문이다.
---「얼음귀신을모시는아이들」중에서

“망령이구먼,망령이야.”
뒤에서들리는소리에흠칫놀라돌아보니할아버지한명이서서그녀를바라보며중얼거리고있었다.길건너2층집할아버지다.어딘가음침하고기이한분위기를풍기는.이할아버지도이사온날의이미지에남아있다.2층집에서커튼으로몸을가리고한창이사중인내집쪽을훔쳐보던것을기억하고있었다.나는할아버지에게조심스럽게물었다.
“저기…망령이라뇨?”
할아버지는그제야내존재를깨달은듯게슴츠레한눈으로내얼굴을보더니,내집을다시한번보고,내얼굴을다시보았다.한참을그러더니,갑자기그얼굴에경악,혹은공포같은것이떠올랐다.할아버지는손가락으로나를가리키고는말했다.
“망령이구먼,망령이야!”
---「알고지내는마을」중에서

그리고무엇보다도,아주작은구석,그래,아주자세히보지않으면알수없는부분.검지손가락과엄지손가락첫번째마디의도톰한부분에마치분처럼얇게묻은백묵가루.그아주옅은자국이살짝살짝드러날때마다나는온몸이달아올랐어.그하얀부분이힘을줄때마다조금씩눌리고,다시도톰하게튕겨나오는장면은,그래,두개골에서정전기가올라서아래로타고내려가발끝까지싸일정도로,에로틱했어.그리고그손가락이필기를마치고백묵을가지런히칠판밑에탁,하고내려놓는순간에나는가슴깊은곳에서부터밀려나오는한숨을억눌러야했지.
나는학교가좋았어.학교에가는시간이너무좋았지.하지만그렇지않은시간은,그손가락과하얀가루를볼수없는시간에는고통에몸부림쳤지.폐에서부터밀려나오는듯한갈증에몸속이불타오르는것같았어.그러다어느날부터,백묵을훔치기시작했지.
---「백묵을쥐는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