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미아

$17.10
Description
다산 정약용이 지은 장편서사시를
김이은 작가가 장편소설로 쓰다!
십 년에 걸쳐 눈물로 빚어 완성한 한 여인의 가련한 초상

“미아는 실존했지만 이름이 없었고, 역사였지만 기록되지 않았다...
열아홉 어린 여자의 삶이 어떻게 이토록 처절하고 지독할 수 있었는지, 보고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다산 정역용이 강진 유배지에서 목격한 비참했던 조선 하층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장편서사시 『도강고가부사』, 220여 년 뒤에 김이은 작가 장편소설로 출간!
저자

김이은

저자:김이은
서울에서태어났다.성균관대학교에서한문학을공부했으며,『현대문학』에단편소설「일리자로프의가위」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소설집으로『마다가스카르자살예방센터』,『코끼리가떴다』,『어쩔까나』,『산책』등이있고,장편소설『검은바다의노래』,『11:59PM밤의시간』,『열두켤레의여자』,『하인학교』,『동물농장』을썼다.
『하인학교』는영상화계약과함께2개국에수출되었다.

목차

곱디고운작약진흙에지고
눈물꽃
봄은어디에서오는가
멍처럼푸른쑥물이주룩흐르고
좋은세상이어디있는지는몰라도
강물은돌고돌아바다로나가지이내몸은돌고돌아어디로가나
사나운뇌성벽력이단번에몰아치니
지나가는개에게물린꿩
이목구비달린것차이없고몸안에든오장육부도매한가진데
어느쪽이어도영영이별의길
붉디붉은노을이핏빛으로멍들어

출판사 서평

다산정약용이미아를목격한그자리에서작가도눈물짓다

『미아』는김이은작가가다산정약용의장편서사시『도강고가부사』를소설로집필한것이다.『도강고가부사』는‘맹인에게시집간아낙의이야기’라는뜻으로,다산이강진유배시절보고들은것을시로적어기록했다.유교문화와가부장제가사회제도를지배하고지방관리들의수탈이극심했던조선후기에당시하층민들의비참했던삶을적나라하게보여준다.
한문학을전공하기도한작가는다산의서사시에서가련한한여인의안타까운삶을만나면서소설에대한계획을세웠다.당시의시대상과제도,인물들의삶을구체화하기위해많은역사자료와연구논문을보고체화하는과정만으로도오랜시간이걸렸다.
그렇게집필을시작해소설이나오기까지는십년이라는시간이더걸렸다.열아홉나이이후로는더쓸수없었던한여인의어린삶이었지만,그삶을오롯이건져내는작업은만만치않았다.그시간은작가가슬픔을견딘세월이기도했다.
소설은한문장한문장공을들이고정성으로빚어낸흔적이역력하다.역설적이게도이작품은가장아름다운문장들로가장깊은슬픔을자아낸다.반짝이도록아름다운것이눈물로떨어지는슬픔이되고마는경험은낳설지만굉징한감화의힘을느끼게도한다.
이작품은스스로도비참했던유배시절의다산정약용이더없이안타까운마음으로지켜보았던한여인을2백여년이더흐른뒤에김이은작가가비로소애도할수있는구체적인대상으로되살려낸것이다.이제독자는이작품을통해실존했지만역사에없는무명의여인을기릴수있게되었다.

맹인점바치에게팔아넘겨져비극의굴레에갇힌한여자의가련한초상

미아는몰락한양반유건창과곡비막례사이에서태어났다.유건창이초상집에서처녀막례를겁탈해임신시킨것이그녀의불행의시작이었다.어미막례는유건창집안에서죄인취급을받으며날마다힘든노동에시달렸고,그런환경에서도딸미아는이마가맑고눈빛이고요한아름다운처녀로자라났다.
그러나가장친한친구덕선이양반이만종에게겁탈당하는현실을목격하며미아는이나라가여성에게얼마나끔찍한지깨닫는다.온갖편견과모함에시달리던덕선이죽임까지당하자미아는불합리한세상에분노하며오열한다.
미아에게도사랑하는사람이있었고,그와미래를약속하기도했지만결국둘사이는오래가지못한다.미아에게앙심을품었던아전에게겁탈을당하면서그녀의삶은아래로곤두박질치기시작한다.딸이정조를잃었다는사실을감추고아비유건창은부자소경점바치박판수에게팔아넘기기로한다.앞못보는위악한노인과강제로혼인하면서미아는헤어나올수없는불행의굴레에빠진다.
소설은나락으로떨어지는한여인의삶을조용히뒤따라가지만,고통스럽게읽히지만않는것은빚어낸듯아름다운문장덕분이다.독자가아파할것을감안한것처럼부드럽고따뜻한문장들이고통을상쇄시키고,대신슬픔에집중하게한다.
독자는소설을다읽고나면자연스럽게자신만의미아를떠올리고,애도하는의식을치르게될지도모른다.그건시대를가리지않고현재까지도억압과착취에시달리는수많은여성의삶에대한애도이기도하다.아직도눈물흘리는미아는어디서나볼수있고,미아의삶을어루만져주는손길이계속겹치면조금씩단단해져서다른미아들을구해낼놀라운힘을발휘할지도모른다.

책속에서

그편이낫지않을까.마음에깊은미련하나갖고사는것도괜찮겠지.슬픔의색깔로물든마음을오랫동안붙잡고있으면그것이생을지탱해줄수도있겠지.그것은무쇠처럼무겁고강렬할것이다.비가오면빗속에서그짙은쇠냄새를맡으며몸속
으로스며드는비를따라울수도있을것이다.오랜시간이지나도울수있는그마음이생을끌어가는힘이될것이다.
(P.162)

미아는이해했다.닥쳐올미래까지알수있었다.다시한번결연해졌다.살자고마음먹은체념으로억센팔자의슬픔이물러났다.어미가노래부르듯평생팔자타령한까닭을이해했다.여자는팔자속에서살아야했다.살자고마음먹으면무엇이든아주못견딜만하지는않을것이다.희망을버리면,스스로에대한연민도따라버릴수있을것이다.미아는입을벌렸다.노래했다.이제스스로를위해노래하는일이없을거였다.앞으로는오직명에따라서만입으로노래가흐를거였다.미아는그것을알았다.단한가지,스스로를위로하던위안을그렇게빼앗겼다.
(P.227)

피난할수있는곳은어디에도없을지몰랐지만,죽을힘으로어디라도가야하는것이그자리에머물수없는자의숙명이었다.길이어디로뻗을것인지몰랐고내가길을가는것이아니라길이나를인도해주기를,갈곳이아니더라도갈수밖에없는길에서서간절해졌다.가없이먼천공의끝에일부러그은듯한직선은결점이없어보였다.미아는두고온곳을외면하고걸었다.
(P.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