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비 꽃비 2

곳비 꽃비 2

$15.20
Description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이은소 작가의 역사 로맨스 소설

엇갈리는 사랑과 신분의 벽, 그 너머의 세상으로 향하는 꽃길
꽃비라는 뜻의 이름을 지닌 소녀, 아홉 살 곳비는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생각시로 입궁한다. 먹물을 전하라는 내관의 명에 배에 오르다 한 소년과 부딪혀 소년에게 먹물을 쏟는데, 소년은 자신의 얼굴과 옷에 묻은 먹물을 닦으라는 둥, 먹물이 없으니 먹을 갈라는 둥 일을 시킨다. 곳비는 퉁명스레 대꾸하곤 자리를 뜬다.
이후 연향장에서 불길에 휩싸일 뻔한 곳비를 소년이 구해주기도 하는데, 알고 보니 그 소년이 곳비가 모실 셋째 왕자 이용이다.
용이 성을 내려주기도 하고 용에게 글자와 시를 배우기도 하며 두 사람은 오누이처럼 가깝게 지낸다.
시간이 지나 조금 자란 두 사람은 단옷날 장터 거리를 구경 나간다. 그곳에서 곳비는 운명과도 같이 자신의 연정을 깨닫는다. 그러나 용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한다. 그네를 타고 있는 아리따운 여인, 영신에게로.
얼마 지나지 않아 영신이 공녀가 되어 중국으로 끌려가고, 용은 왕이 정해준 여인과 가례를 올리고 출궁한다. 곳비는 용을 따라가지 않고 궁녀로 남는다. 그렇게 자신의 풋사랑을 가슴 깊이 묻고 오로지 궁녀로서만 살기로 결심하지만 용은 이유 모를 허전함을 느끼며 곳비를 찾고, 곳비는 용과 자꾸만 만나게 된다.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사랑은 두 사람을 에워싼다.

“가보자. 꿈속 세상으로. 대군도 궁녀도 없는, 너와 나만 있는 그 세상으로.”

저자

이은소

이은소작가는카카오페이지장르소설공모전에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조선정신과의사유세풍』으로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우수상을수상하기도했다.수상작은현재TV드라마로방영중이다.그외에도『학교로간스파이』,『왕의무사귀인별』을출간했다.이번에출간된『곳비꽃비』는작가의역사에대한지극한관심과인간을향한믿음위에세워졌다.선과악으로명백히구분되지않는인간의다채로운면모는시대적한계속에서그깊이를더한다.

목차


2부
함길도
사랑의계절
궁녀의혼례
몽유도원

3부
죄인
문방오우(文房伍友)
화우당아씨
계유년시(十)월
떠난자와남은자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한장두장떨어진꽃잎이
꽃산이되어

『조선정신과의사유세풍』을출간하며역사소설의새로운지평을연이은소작가가역사로맨스『곳비꽃비』를출간했다.드라마로도방영되며더욱많은이들에게사랑받고있는『조선정신과의사유세풍』의맥을잇듯『곳비꽃비』는작가의철저한고증과실존인물에대한상상력이돋보이는작품이다.안평대군이라는재능있고뛰어난그러나비운의죽음을맞이한왕자는『곳비꽃비』안에서생생하게살아움직이며다정하고때로는장난스러운얼굴을한다.거기에곳비라는가상의인물이더해져훌륭한로맨스서사가만들어졌다.
차분하고단정한문체는이야기의정서를만든다.‘궁녀’와‘대군’이라는관계에서생기는애절함을넘어인간성을느낄수있다.이은소작가는어느것하나허투루다루지않고이야기를섬세하게하나하나쌓아올린다.작은꽃잎이한장두장떨어지듯차분히진행되는이야기는어느새마음에쌓인다.그렇게꽃비는꽃산이된다.

엇갈리는사랑속에서드러나는
인간의다채로운면모

삼각관계는로맨스서사에서유구하게쓰여왔다.한여인을사랑하는두사내와두사내사이에서갈등하는한여인은사랑받고자혹은사랑하고자하는사람들의욕구를충실히채웠다.짝사랑의계보를잇는사각관계역시큰틀은다르지않다.누군가는나를사랑하지만,나는다른이를사랑한다.역시나사랑하고,사랑받고자하는인간의욕망을드러낸다.
『곳비꽃비』의사각관계는시대적배경속에서그깊이가더해졌다.곳비가용을향한사랑을마음에묻는이유는용의마음이어디를향했는지와는무관하게,곳비가궁녀이기때문이다.궁녀의상사문제를엄히다루던시대였기에궁녀는왕이아닌다른사람과맺어질수없다.
이시대적배경은다른인물에게도한계로적용이된다.영신은여인으로태어나,권력을쥐기위해서는사내의힘을빌려야만한다.그렇기에용의마음을얻으려애쓴다.영교는궁녀인곳비에게적극적으로구애할수없다.그리고용은대군으로서법도를따라야한다.
우리모두가아는명작처럼,외부적요인에의해좌절되는로맨스서사는언제나사랑받아왔다.사랑하지만어쩔수없이헤어져야하는상황의안타까움은모두를이입하게만든다.『곳비꽃비』는거기에서멈추지않는다.‘사랑’이라는주제에얽힌,사람들의다양한면모를보여준다.사랑을연기할수밖에없었던이유,사랑만이삶의전부가아니기에사랑을선택할수없었던사람,연적이지만동시에친우이기에미워하지않는마음.각각의인물들은모두자신의삶에최선을다한다.『곳비꽃비』를읽는독자들은그최선을목도하며사람을이해하는폭이확장되고,사람이라는존재에대한믿음이회복되는경험을할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곳비가이마를찡그리며눈을흘겼다.곳비의얼굴이벌겋게달아올랐다.용이손바닥으로곳비의이마를반듯하게펴주었다.
“어여쁘구나.”
곳비는내심좋으면서도여전히화가가시지않았다는듯새초롬한표정을지었다.
“나한테반한모습이…….”
곳비가다시얼굴을찌푸렸다.
“내가미쳤지.어쩌자고제잘난맛에사는분한테십년넘게꽁꽁숨긴비밀을말해서이꼴을당하는지…….”
곳비가구시렁댔다.
“억울해하지말거라.”
곳비가용을흘겨보았다.
“오늘은내가널더많이은애하면되니까.그래도억울하면날조금만은애하거라.그래도억울하면내일도,모레도,앞으로십년,이십년,삼십년이지나도내가널더많이은애하겠다.넌계속조금만은애하거라.”
“은애아니할겁니다.”
곳비가고개를돌렸다.용은몸을낮추어곳비에게제얼굴을들이밀었다.곳비와눈을맞추었다.
“정말,이래도?”
곳비의가슴이콩닥콩닥뛰었다.얼굴이더붉어졌다.곳비는얼른눈을감았다.
“너무두근대지마라.난네가그리유혹해도아무짓도안할테다.”
“유혹이라니요?”
곳비가눈을뜨고용을다시흘겨보았다.용이곳비의볼에입을맞추었다.
“흘겨보는모습이예쁘다니까.”
곳비는이마를찡그리고다시용을흘겨보았다.
“이마를찡그리고흘겨보면더예쁘다니까.”
용이곳비의다른쪽볼에도입을맞추었다.
“다른사내앞에선눈감지마라.”
“……?”
“다른사내는나보다인내심이없거든.”
“요물!”
용이웃으며곳비를번쩍들어올렸다.

(2권p.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