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를 바꾸기로 했다 - 상상초과

나는 엄마를 바꾸기로 했다 - 상상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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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2 한국콘텐츠진흥원 신진스토리 작가 공모전 선정작『나는 엄마를 바꾸기로 했다』가 출간됐다. 소설은 누구나 한 번쯤은 품어보았을 비밀스러운 욕망을 주제로 한다. ‘부모를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부모를 바꾸고 싶다는 공통점을 갖고 부모도에 모인 열두 명의 청소년들은, 악을 쓰고 진흙밭을 구르고 높다란 파도에 내던져지면서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오직 부모를 바꿀 것이라는 목표 하나로.
아이들은 세상이 무너질 듯한 흔들림 속에서도 자신보다는 냉장고 속 빵과 버터를 먼저 선택했던 아빠를, 한때 잘나갔던 과거에 파묻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자신에게는 그저 비난과 책망밖에 하지 않는 엄마를 간절히도 바꾸고 싶다. 돈도 많고 날 사랑으로 지극히 보살펴줄, 훨씬 더 나은 부모가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서로를 버리고 버리기 위해 모인 이들의 마지막 선택이 어디를 향할지, 독자들은 함께 질주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다.
저자

변윤제

서울예대문예창작과를졸업후,동국대학교대학원에서문학박사를수료하였다.2021년문학동네시부문신인상을수상하며시인으로등단하였고,2022년카카오페이지에서『돈내놔!저승캐피탈』을론칭하며소설을쓰기시작했다.'2022한국콘텐츠진흥원신진스토리작가공모전'에선정되어장편소설『나는엄마를바꾸기로했다』를출간했다.

『나는엄마를바꾸기로했다』는가상의섬부모도에서촬영되는서바이벌게임을다룬영어덜트소설이다.1등은억만장자의입양아가되어재산을상속받지만,꼴등은친부모와의관계를박탈당한채고아로쫓겨난다.잔혹한룰안에서참가자들은각기다른목적과생각으로방송에임한다.

‘아이는언제나부모를바꾸고싶다,그러나부모도때때로아이를바꾸고싶다.’이소설은가족간에솔직한생각을전제로하여,청소년과부모가겪는갈등을조명했다.이를통해소설은가족과가족제도의의미를재조명하고,가족의사랑과불화를새롭게드러낸다.

목차


프롤로그

1부-ShowOn

2부-균열

3부-최종미션:복마전

에필로그:ShowMustGoOn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모든청소년들에게보내는
비밀스럽고속시원한초대장

『나는엄마를바꾸기로했다』는열두명의청소년들이부모도에모여벌이는스펙타클하고긴장감넘치는게임의향연을보여준다.그목표는오직하나,부모를바꾸고싶다는것.소설은누군가모두가한번쯤은마음에품어봤을욕망을광활하게펼쳐보이며게임속으로독자들을끌어들인다.그비밀스럽고내밀한욕망이어떻게실현될지궁금한독자들은그초대장을망설임없이건네받게될것이다.

소설은게임으로부모를바꾼다는,다소무겁고진중한주제를기저에깔고그위에유쾌하고오색으로찬란하게빛나는이야기들을덧댔다.자신이선택한음식의이름으로닉네임을정해야하는규정에따라이름이‘은갈치’,‘삼계탕’이되어버린아이들과,‘짜치다’라는말조차어디고상한명품브랜드처럼들리게하는재주가있는괴짜마이클천이합작하여탄생시킨게임한판이어떤광풍을불러일으킬지,지금확인해볼시간이다.

난사실부모를
바꾸고싶지않아

주바름과천바다는간절하게엄마,아빠를바꾸고싶다.온세상이사납게흔들리는재난속에서도딸보다는냉장고속빵과버터를먼저찾은아빠가,과거한때잘나가던시절에갇혀앞으로한발자국도나아가지못하고제게는무관심하기만한엄마가,그들에게는평생마주해야하는깨진거울같았다.

그래서둘은부모를바꾸기위해부모도에섰다.흙바닥을뒹굴고맹렬하게달음박질하며부모에게말한다.‘나는당신을이렇게나바꾸고싶다’고.하지만동시에자신을이자리에서게만든부모가너무나원망스러워눈물이터져나올것같다.평범한사랑조차갈구해야했던자신의모든과거가낱낱이폐부에와박힌다.사실그들은늘부모를사랑했으니까.

이야기는저울의가운데에머무른채로그들을조명한다.결코어느쪽으로도기울지않고,그들의성장과변화와선택을평평한시선으로바라본다.부모를바꾸고싶어하는마음도,그누구보다부모에게서인정받고싶어하는마음도모두괜찮은마음이라고다독이며.독자들도그들이어떤선택을내리든마음깊이응원할준비가되어있길바란다.

책속에서

다들그렇지않습니까.우리솔직해져봅시다.아이들은종종부모의품을떠나고싶어하고,때때로부모들은자기자식을버리고싶습니다.부모와자식은서로말하지못하는욕망을숨기고있죠.부모를바꾸고싶다,자식을바꾸고싶다.더직설적으로말해볼까요?부모를버리고싶다.자식을버리고싶다.언제든기회가된다면.저는그게나쁜일도,숨겨야할일도아니라고생각합니다.인간의욕망이죠.저마이클천은그러한이해아래에서입양이라는제삶의숙명을잘헤아리고있습니다.저를버리고싶었던것이죠.하지만원래의부모밑에서그대로자랐다면저도아마부모를바꾸고싶었을것입니다.겪어본적없는삶이지만반드시그러하리란생각이듭니다.

단지누군가의육체에서떨어져나왔다는사실로평생부모와자식이된다는사실이더희한합니다.떨어져나온뒤부터서로다른삶이라면,그인연을가족이란이름으로묶어둘필요는없습니다.우리는살아가면서친구와동료,애인이나아내를자신의선택으로만들어나갑니다.부모또한그럴수있다고생각합니다.각설하자면이렇습니다.자식이여.그리고부모여.서로에게서자유로워질기회,그기회를제가만들어드리겠습니다.
---p.11

“성공이그렇게중요해?”
“바다야.”
마이클천은토스트를입에물며천천히목소리를내리깔았다.흔들리는통유리가그의등뒤에서위태롭게서있었다.
“백인들은망해도재기할수있어.하지만말이야.나는아니다.나같은유색인종,특히입양아출신의코리안은한번망하면다시는일어설수없어.온갖구설수가다따라붙는다.그래도넌다행인줄알아.”
“내가뭘다행으로여겨야하는데?”
“바다네가내딸이라는사실.넌실패를걱정할필요도없어.태어날때부터성공했으니까.”
마이클천은그런말을아무렇지않게했다.그가잠시커피를들이마시더니차분한목소리로말을이어갔다.
“지진났다고그렇게뛰어다니지마.천바다,넌이마이클천의하나뿐인딸이야.넌어디에서도그렇게다급할필요가없어.”
“그게아빠가말하는다행이라면난전혀다행이라고생각하지않아.”
그날이후부터다.천바다가흔들리는것을무서워하게된것은.자신의두발로딛고서야할단단한땅,버티고설수있는버팀목이라믿었던그것이이토록흔들릴수도있다는것을배운그날부터.
---p.231

토스트는천종환을들여다보았다.그녀의눈속으로물비린내섞인바람이불고있었다.그바람이천종환의잿빛머리칼을흔들고있었다.그흔들림은다른모든흔들림과결이조금달라서,토스트는도리어안정감을느끼고말았다.이런게가족에게서느끼는편안함이라는것일까.미국에있는조부,조모와는또다른느낌이었다.토스트는제마음속을가만히헤아렸다.그리고생각했다.어쩌면마이클천이자신을먼저지탱해주기전에,자신이먼저그의버팀목이되어줄수도있지않을까.이제까지단한번도그런생각을해본적없다는것이도리어이상하게느껴졌다.잠시고민하던그녀는다시한번고개를숙였다.
“아니요.꼭다시올게요.그동안조심히잘계세요.”
토스트는비장한표정으로그렇게말했다.천종환이그녀를말없이그저바라만보았다.
---p.245